安 "정치권, 과거에 집중하는 법률가만 즐비"李 "이렇게 생각 비슷했나 … 늦게 만나 아쉬워"국힘 일각선 "해당 행위" 비판도 … 해석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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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5일 오후 경기 성남시 판교역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힘 경선 후보와 함께한 AI 기술패권시대 토크쇼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경기 성남=정상윤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기술 패권을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이번 만남은 '반이재명 연대'를 넘어 법조 중심의 정치권에 맞선 '비법률가(이공계) 연대'로 우파 빅텐트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안 후보와 이 후보는 25일 오후 안 후보 지역구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테크노밸리 광장에서 '인공지능 기술 패권 시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니트와 면바지 차림으로 등장한 두 후보는 시작에 앞서 포옹을 나누고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안 후보와 이 후보는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에서 소속 정당을 달리해 맞붙은 것을 시작으로 정치권에서 '정치적 앙숙'으로 통한다.그러나 이날 두 후보는 한국형 AI 개발과 반도체 산업 지원의 필요성 등 주요 과학기술 현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안 후보는 "국가마다 문화가 다르기에 하나의 AI 모델이 모든 국가의 문화를 반영해 답을 내놓을 수 없다"며 "한국도 자체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후보도 "우리만의 AI 모델을 개발해 어떤 산업 분야에 활용할지 세심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맞장구쳤다.반도체 경쟁력 확보 방안을 두고 이 후보는 "설계부터 공급까지 협력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핵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들은 동탄에 있고 동탄이 잘되려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들이 모여 있는 판교가 잘해야 한다"며 두 지역 간 연결고리를 강조했다.선거법 저촉 우려에 따라 선거 관련 발언을 최대한 자제한 두 후보는 법조인 중심의 정치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향후 협력 의지를 다졌다.안 후보는 "국회에 가면 대부분 법조인 출신으로 과거의 사건에 대한 사후 입법을 하는 것이 중심이 된다"며 "미래를 보려면 과학 기술자와 사업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후보도 "옆에서 안 후보의 얘기를 듣다 보니 '이렇게 생각이 비슷했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일찍 만나 이런 얘기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전적으로 제 잘못이었다"고 말했다.이어 "이런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안 후보와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면 힘을 합치겠다"고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지난 23일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서로 감옥 보내는 데 몰두하는 법률가들만 즐비한 상황에서 안 의원의 AI나 이공계 문제를 논의하자는 제안은 단비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이어 이날 토론이 끝난 후 안 후보도 페이스북에 '이제 대통령은 단순히 과거를 다루는 법률가가 아니라 과학자·경영자와 같은 미래 산업 전략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들의 법률가 중심 정치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번 만남이 '반명' 연대를 넘어 '비법률가 연대'로 확장돼 우파 지형을 흔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한편, 이날 대담을 두고 국민의힘 내에서는 "해당 행위 아니냐"는 반발도 나왔다.이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인 호준석 대변인은 "해당 행위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당헌·당규에 명확한 규정은 없다"며 "향후 유사한 사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일각에서는 이번 만남에 고무적인 평가도 나온다.이헌 법무법인 홍익 변호사는 "해당 행위 금지 규정의 취지에 비춰볼 때 다른 당 후보와의 대담을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어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이재명 집권 저지를 위한 빅텐트 구상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 후보와의 대담은 허용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