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행정수도 완성 공약했지만 진정성 논란행정수도특별법 추진하지만 실효성은 글쎄해수부 부산 이전 공약에 지역서 반발 거세"정부 부처를 또 보내면 행정수도 완성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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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사건 7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공약의 반발이 생각보다 거세지고 있다.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주장했던 이 후보가 정부 부처를 떼내 또 다른 지방으로 보내는 것이 행정수도 완성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행정수도특별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 후보는 당대표에서 사퇴하기 전 이미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세종시가 지역구인 강준현 민주당 의원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대통령실과 국회의 완전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행정수도특별법은 해당 보고서를 받아본 이 후보의 제안으로 준비 작업이 시작됐다. 지난 9일 이 후보가 대선 출마를 위해 당대표직을 내려놨지만,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행정수도특별법 등을 당에서 공식 발의해 충청 표심을 끌어당기겠다는 계산이다.이 후보는 지난 17일 공약 발표를 통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거론했다. 그는 "세종을 행정수도의 중심으로 완성하고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면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국회 본원과 대통령 집무실 세종 완전 이전을 추진하고 현재 중단된 공공기관 이전도 조속히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민주당은 정권 교체를 이뤄내면 곧바로 행정수도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2004년 관습법을 이유로 위헌 판결을 받은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의 사례가 있으나 20년이 훌쩍 지난 만큼 다른 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충청 지역을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던 당시와 지금의 시대상이 많이 변했고 수도권 과밀화와 집값 폭등 등으로 수도 분산이 필요하다는 데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며 "서울과 세종을 이동하는 행정 낭비도 심각한 수준이다. 헌법재판소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최고 권위 헌법기관인 만큼 이번에는 합헌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런 민주당의 근거없는 낙관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충청과 수도권 표심을 모두 쥐기 위해 공약은 내놓되 판단은 헌재에 떠넘기는 방식이라는 것이다.헌재가 다시 한번 위헌 판결을 내리면 남은 방법은 개헌밖에 없다. 개헌 논의는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블랙홀이다. 역대 대통령이 선거 전에는 모두 개헌을 약속했지만 정작 자신들이 취임하면 지지부진한 논의만 하다 없던 일이 됐다. 행정수도 완성도 결국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이 후보의 오락가락 행보도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공약하고 정작 해양수산부는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는 약속을 내놓은 것이 앞뒤가 맞느냐는 것이다.이 후보는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제21대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북극항로 시대 준비를 위해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언급했다.이를 두고 반발이 거세다. 행정 낭비를 문제로 지적하며 또다시 세종시에 있는 정부 부처를 다른 지역으로 보낸다면 행정수도 완성에 힘이 실리겠느냐는 것이다.당장 당사자인 세종시와 충청권에서 반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23일 세종시청 기자간담회에서 "지금도 국회·정당이 서울에 있어 부처 장·차관들이 서울에서 자주 근무하는 불합리한 점을 해소하고자 국회와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완전히 이전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인데 해수부를 빼가는 것이 국정 효율성 측면에서 합리적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부산과 여건이 비슷한 해양도시에서도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이 후보의 국회의원 지역구(인천 계양을)가 있는 인천광역시 시민·경제단체들이 반대에 나섰다. 이들은 "해수부 부산 이전은 지역 해양 물류 기반을 약화하고 지방 분권 취지를 훼손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이 후보가 눈앞의 표를 얻기 위해 지역을 돌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방마다 듣기 좋은 소리를 꺼내 놓으면서 스텝이 꼬이고 해수부 이전이 사실상 정쟁화됐다는 것이다.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이재명이라는 사람의 모습이 단편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눈앞에 이익을 위해서 여기 가서 '셰셰' 저기 가서 '셰셰'하는 것을 실용주의라고 포장하고 있는 표팔이 정치인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