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초격차 산업 키워 경제 살릴 것""미래 세대 위해 개헌·교육·연금 개혁 필요""尹 vs 李 민주당이 짠 프레임, 깰 사람은 나뿐""미래 공부한 유일한 후보 … 해답은 과학"
  • ▲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데일리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데일리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의사, 정보기술(IT) 창업가, 바이오 과학자, 인공지능(AI) 정책 설계자까지. 자타공인 '과학기술 전문가'인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네 번째 대권에 도전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더욱 결연하다. "가장 절박하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사명감이 깔려 있다.

    그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경제도 외교도 정치도 위태로운 변곡점에 선 국가라고 진단한다. 그렇기에 "과거가 아닌 미래를 공부해 온 유일한 후보"인 자신만이 이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vs 이재명' 구도로 승리를 노리고 있다"며 "그 틀을 깨고 이재명을 넘어설 사람은 나뿐"이라고 못 박았다. 

    6·3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 후보는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왜 안철수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내가 한 모든 일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세계적으로 미래를 다루는 경영자와 과학자에게 나라를 맡기는 게 추세다. 내가 바로 그 추세에 맞는 사람"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맞설 수 있는 능력과 자격은 나밖에 없다"며 "김문수·홍준표·나경원 후보는 탄핵에 반대해 본선에 올라가도 떨어질 것이고, 한동훈 후보도 '제2 검사 정권'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로 대선이 흘러가길 원한다. 실패한 정권과의 재대결로 승리를 쉽게 가져가려는 것"이라며 "그 프레임을 깨고 이재명을 넘을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바로 나"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안 후보는 '정치의 본질'에 대한 가치관도 언급했다. "정치는 삶의 틀을 만드는 일이고 정치인의 소명은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스스로 '미래 세대를 위한 설계자'가 될 것이라고 강변했다. 
  • ▲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데일리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데일리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다음은 안 후보와의 일문일답. 

    -1차 컷오프가 목전이다. 결과에 자신 있나.

    "자신 있다. 톱5 중에서 세 분은 본선에 올라가도 떨어질 분이다. 탄핵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또 한 분은 제2기 검사 정권을 할 분이다.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와 싸워 이기고 정권 재창출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4번째 대권 도전이다. 이번 도전이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가장 절박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10년 전에 비하면 일종의 변곡점에 와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상승할지 아니면 지금을 정점으로 해서 하락할지 결정되는 시점이다. 국내 경제도 좋지 않고 정국 상태도 불안한 상황이다. 외교적으로도 예전에는 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 서로 협력했는데 이제는 각자 도생해서 자국 이익만 챙긴다. 지금 산적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나락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도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사실 완주를 한 번 했다. 제3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3년 전 가장 뼈저리게 깨달았다. 2022년 대선에서 한 후보는 범죄 혐의자, 또 한 후보는 정치 경력이 사실상 전무한 검사 출신이었다. 나는 10년 이상의 정치 경력에 유일하게 교섭단체를 만든 사람이었음에도 1·2등에 들지 못했다. 그렇다면 한쪽을 밀어줘야겠다고 해서 윤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그래도 범죄 혐의자보다 낫겠지 싶어 그랬다. 그래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뤘는데 3년 만에 계엄과 탄핵이 이뤄질지 몰랐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왜 안철수여야 하나. 

    "일단 이번 대선은 탄핵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다. 탄핵에 찬성하는 국민 비율이 여론조사마다 다르지만 60%가 넘는다. 결국 탄핵에 찬성한 사람이 당선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금 김문수·홍준표·나경원 후보 모두 탄핵을 반대한 사람이다. 이분들이 대표 선수가 되면 도저히 이길 수 없다. 한동훈 후보는 탄핵에 찬성했지만 국민은 절대로 '검사 2기 정권'을 원하지 않는다.

    게다가 나는 여러 직업을 거치면서 전문성을 쌓았다. 의사였고, IT 과학자였으며, 창업자였다. 아울러 경영자였고, 카이스트·서울대 교수였다. 내가 한 모든 일에서 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과학기술 패권전쟁이 세계적 화두다. 과거를 다루는 법률가보다는 미래를 다루는 경영자 또는 과학자가 나라를 맡는 게 이상적이다. 미국도 트럼프 같은 경영자와 일론 머스크 같은 기술자 겸 창업자가 나라를 이끌고 있다. 내가 그 추세에 맞는 사람이다."

    -정책 능력 못지않게 후보자의 개인 이력과 도덕성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라는 말이 있다. 후보는 자신이 그런 부분에 더 준비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지금부터라도 아무리 노력해도 전과 4범에 재판 5개를 받을 자신이 없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사실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가 정말 중요하지 않나.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니까. 나는 이미 내 재산 절반을 정치하기 훨씬 전에 기부했다. 또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 대구에 의료봉사를 갔다. 그때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의료봉사를 자처했다.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면. 

    "내 지역구가 대장동이고, 주거지가 백현동이다. 사실 내가 예전에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끝내자마자 이재명하고 붙겠다고 선언하고 성남시 분당에 출마했다. 그랬더니 이재명은 바로 다음 날 인천으로 출마 선언을 했다. 어떻게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한 사람이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으로 도망을 가나. 그건 도망간 거다. 싸워서 질 걸 미리 알고 나를 피해 도망갔다."

    -이재명 후보는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등 이른바 '기본 시리즈'를 내세우고 있다. 안 후보는 이런 보편 복지식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절대로 반대다. 퍼주기식의 분배 정책을 펴겠다는 건데 재벌과 형편이 어려운 분도 똑같은 액수를 준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에게 돈을 더 드려야지 형평 아니겠나. 나 같으면 오히려 성장 정책, 국민의 재산을 2배로 불려 줄 수 있는 정책을 펴겠다."

    -가장 중요한 공약을 꼽는다면. 

    "앞서 10대 핵심 정책을 발표했는데 그중 가장 첫 번째가 '신성장 초격차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여기에는 AI, 반도체, 바이오, K-콘텐츠·K-서비스, 미래 모빌리티 등 중점 산업들이 포함돼 있다. 단순히 지금 잘 나가는 산업을 나열한 게 아니라 우리가 실력을 갖춘 분야이자 국가가 산업 정책만 제대로 세우면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전략 산업들이다. 인재도 이미 갖춰져 있다."

    -IT와 바이오 분야 전문가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의 경쟁력을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까.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융합 연구를 활발하게 만들어야 한다. 예전에는 분야별로 나눠 연구했다. 그렇게 분야별 성장을 해왔는데 21세기가 되니 새로운 걸 만드는 데 한계에 부딪혔다. 그래서 탄생한 게 융합이다. 융합이라는 것은 분야와 분야 사이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재 육성이다. 나는 판교 카이스트 AI 연구원을 유치해 올 11월에 문을 연다. 앞으로 외국 대학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원도 유치할 계획이다."

    -모든 캠프에서 '청년 실업'을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꼽는다. 실현 가능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방안이 있다면. 

    "우선 신기술 분야에 정부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처럼 발전시킬 산업을 정하고 인재 양성과 대학 학과 신설까지 병행하는 종합 전략이 있어야 한다. 소련 붕괴 후 산업 정책이 사라졌지만 지금은 미국·중국 모두 반도체, 2차전지, 전기차 등에 산업 정책을 다시 도입하고 있다. 우리도 가만히 있어선 안 되고 정확한 분야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다만 무조건 100조, 200조 얘기할 게 아니라 전문가가 있어야 돈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한국은 AI 분야 인재가 2만 명인데 중국은 40만 명, 미국은 20만 명이다. 투자보다 인재 양성이 먼저다.

    특히 AI 데이터 센터가 가장 시급한데 전기와 물이 많이 필요하다. SMR(소형모듈원자로)를 붙이면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SMR은 규모가 작아 송전탑 없이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 이런 데이터 센터에서 대기업은 정가, 스타트업은 인센티브를 주면 스타트업이 더 많아질 수 있다."

    -요약하면 2025년판 경제 개발 계획을 수립하시겠다는 복안인 건가.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 1년 단위가 아니라 대통령 임기에 할 수 있는 계획이어야 한다. 과거 일본은 ISDM(IBM Service Delivery Manager)이라는 기술에 돈을 많이 들였는데 우리는 초고속 인터넷 설비를 바로 도입해 앞서갈 수 있었다. 이미 투자한 일본은 그 기술을 버릴 수 없었다.

    지금 AI 데이터 센터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쓰는데 GPU는 원래 AI용이 아니다. AI에 최적화된 건 NPU(신경망 처리 장치)다. NPU는 성능 향상이 빠르고 결국 GPU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AI 데이터 센터를 만들 때 GPU만 쓰지 말고 NPU도 함께 쓰라'고 했다. 한국산 NPU가 판매되기 시작하면 수익이 발생하고 성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그렇게 점차 한국산 NPU 중심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이런 식의 장기적 접근이 맞다고 본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을 주장하는데 당원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여전히 윤심과 절연해야 한다는 입장인가. 

    "그렇다. 하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 설명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민주당의 전략을 안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을 윤석열 대 이재명으로 치르려고 한다. 탄핵에 반대한 사람들이 후보로 오면 '제2의 윤석열'이라고 해서 그냥 수월하게 대선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필패 아닌가. 그래서 관계를 어느 정도 분리하자는 것은 우리가 대선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이다."

    -다른 후보들이 후보에 대해 '당을 여러 번 나간 사람'이라는 표현을 자주 한다. 이에 대해 하고 싶은 말도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우리 당에서 나간 적은 없다.(하하) 어쨌든 뻐꾸기 이야기도 하더라. 내 덕분에 국민의힘이 정권을 탈환했고 지금 여당의 중진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 아니겠나. 내가 공신인데 뻐꾸기라니. 내 덕을 많이 받은 분인데 그렇게 말할 거면 그거 다 내놓아야 한다."

    -개헌론에 대한 입장도 듣고 싶다.

    "개헌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벌써 87년 체제 이후로 탄핵소추 당한 대통령만 3명, 실제로 탄핵을 당한 대통령만 2명이지 않나. 이건 사람이 문제가 아니고 시스템이 문제다.

    가장 중요한 게 권한은 막강한데 견제가 없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5개 권력을 갖고 있다. 행정 권력, 국회에서 거부하더라도 장관을 임명할 수 있는 인사권, 예산권, 감사권, 정부 입법을 할 수 있는 입법권까지 가지고 있다. 권력의 절대 반지를 다 가지고 있는 것이다. 권한에 비해 제대로 견제가 안 되다 보니까 대통령이 실수하더라도 교정이 안 되는 문제가 생긴다." 

    -이재명 후보는 개헌론에 유보적 입장인데. 

    "개헌하지 않으면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결국은 불행한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세종시로 청와대를 옮긴다고 하더라. 지금 헌법재판소에서 현행법상 안 된다고 결정이 다 난 건데 공약을 지키려면 개헌을 해야 한다.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건지 궁금하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유력 주자가 된 데에는 우파 진영에서 반성할 지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사실 지난 3년간 실정이 많았다. 예를 들면 교육개혁을 한다면서 초등학교 5세 입학을 추진해 교육부 장관이 잘리고, 과학기술계 연구개발비를 10% 삭감한다고 말해 과학계가 초토화됐다. 의료 대란에 초과 사망자(예상되는 사망자 수보다 실제로 더 많이 사망한 사람의 수)가 1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런 것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쌓여 우리 당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사실 우리 당에 대한 신뢰와 기대는 '유능함'에 있었다. 다른 건 모르더라도 경제 살리고 정책 이런 건 유능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민주당은 실제로 일하거나 경영해 본 사람이 드무니까 일을 잘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도 유능하다는 이미지가 사라졌다. 이것을 찾는 게 굉장히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우리의 책임은 미래 세대에게 더 좋은 환경에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반대로 더 열악한 환경을 만들었다. 정치인이기 이전에 기성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 책임을 느낀다.

    내가 생각하는 정치란 '삶의 틀을 만드는 것'이다. 태어나고 일하고 은퇴하고 사람이 살아갈 생의 틀을 잘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관심 없고 선거에서 이겨 세금으로 자기편 먹여 살리는 데 관심이 큰 정치인 때문에 국민의 실망이 매우 크다. 그래서 나는 정치의 본질을 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