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英 등 최우선 목표 5개국과 우선협상""최초 협상 타결 국가, 최고 합의될 것…원칙적 합의부터 가능""최선의 제안 가져오라…가장 중요한 협상엔 트럼프 참여할 것""中, 경제적-군사적 모두 라이벌…과거와 다른 특별한 공식 필요"
  •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협상을 이끄는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이 "한국과 다음주 무역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14일(현지시각)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지난주에는 베트남, 수요일(16일)에는 일본, 다음주에는 한국과의 협상이 있다"며 "(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미국 정부가 한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인도, 일본과의 협상을 우선하고 있다고 이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우군들에게 자신의 최우선 목표(top targets)에 이들 5개국이 포함됐으며 자신이 각 국가의 당국자들을 접촉해왔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최근 일본이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한 질문에 "난 우리 동맹국들에 이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움직이는 사람의 이점(first mover advantage)"이 있을 것이라며 "보통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하는 사람이 최고의 합의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어느 국가가 미국과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는 "그들의 선택"이라고 답했다.

    일본은 16일 미국과 협상을 앞두고 있지만,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빠르게 협상을 매듭지으면 좋다는 방식의 생각은 아니다"라고 말해 성급하게 합의하지 않겠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베센트 장관은 '상호관세 90일 유예'가 끝나기 전에 협상을 타결할 국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의 무역 (협정) 문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우리는 원칙적인 합의(agreement in principle)를 할 것이며 거기서부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수개월 내 수십개 국가와 동시에 전통적인 형태의 무역협정을 체결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측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통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이 아니라 무역수지 개선이나 무역장벽 완화를 약속하는 식의 간소화된 서면합의를 한 뒤 나중에 필요할 경우 세부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방식을 예상했다.

    베센트 장관은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완전히 없앨 수도 있냐는 질문에 "난 나라들에 '당신의 최선의 제안(A game)을 가져오라'고 말한다. 뭘 들고 왔는지 보고 거기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가장 중요한 교역 파트너국 다수와 매우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특히 가장 중요한 교역 파트너국과의 협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율 125%에 대해 "이 숫자는 큰 것이며 농담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워싱턴 D.C.과 베이징간 대화단절 가능성에 대해서는 "꼭 그런 것은 아니며 언젠가는 '빅딜(big deal)'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베센트 장관은 일반적으로 80년대 주요 무역협정이나 통화협정, 플라자합의, 레이건 자동차협정을 돌아보면 상대방은 주요 경제 경쟁자였고, 군사 동맹국이기도 했다면서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경제 경쟁자이자 군사적 라이벌이기 때문에 특별한 종류의 공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베센트 장관은 미국이 동맹국들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뒤 중국에 공동으로 대응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9일 워싱턴 D.C.의 미국은행연합회(ABA) 행사에서 "우리는 아마 동맹들과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뒤 우리는 단체로 중국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베센트 장관은 미국 국채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것이 의도적인 투매에 따른 것인지 묻는 말에 "투기성 매각은 없다고 생각하며 금요일(11일)과 오늘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실제 외국인 소유 비중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채금리가 오르고, 가격이 급락한 데에는 중국의 의도적 투매가 배경에 있다는 설이 최근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