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계엄·탄핵 악조건 속 조기 대선 치러야불리한 판세 뒤집기 위해선 빠른 국면 전환 필수정책 비전과 함께 反이재명 정서도 두텁게 해야
  •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에 대한 입장 발표를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에 대한 입장 발표를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에서 금기어처럼 여겨진 '조기 대선'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현실화됐다. 조기 대선 전략 방향성을 놓고 고심에 빠진 국민의힘은 '집토끼'와 '산토끼'를 동시에 잡는 전략에 방점을 찍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헌법재판소가 4일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림에 따라 '현직 대통령 부재' 상태가 된 정치권은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8년 전과 마찬가지로 '탄핵 정당'이라는 불리한 조건과 함께 '비상계엄'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조기 대선 국면을 헤쳐나가야 한다.

    국민의힘이 그간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윤 대통령 탄핵 기각·각하 목소리를 내며 지지층을 결집시켰다면, 이제부터는 중도층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선거판 향방을 좌우하기에 '산토끼'를 잡는 것이 최우선 지상과제가 됐다.

    이를 염두에 둔 듯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태로 많은 국민이 느꼈을 분노와 아픔을 무겁게 인식한다"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 위원장은 "비판과 질책을 모두 달게 받겠다"면서 "국민의힘이 국가의 버팀목이 되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지층을 향한 발언과 기조를 보인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몸을 낮추는 '로키'(Low-key) 전략을 통해 야당에서 제기하는 '극우 정당' 이미지를 상쇄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약 9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는 보수층마저 분열하면서 극강의 혼돈을 보였으나 이번에는 탄핵 반대 기조를 중심으로 지지층이 똘똘 뭉친 만큼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나기보단 '반(反) 이재명' 전선을 구축해 결속력을 키워둔 상태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결속력을 중심으로 중도층까지 전선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에 "이번 탄핵 정국에서 하나 확실해진 것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는 것"이라며 "이런 국민적 정서는 국민의힘 지지층을 넘어 흔히 무당층이라고 하는 중도층에도 팽배하다. 이런 분위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어떻게' 확장하느냐는 고민거리다. 이 대표에 대한 반감만으로 중도층 표심을 흡수하는 것은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여권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중도층 확보' 기치를 내걸고 목소리를 내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잠룡으로 평가받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이 중도 확장에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존재감을 내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전날 "중도 확장성이 중요하고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어야지 극명하게 차이를 낼 수가 있지 않나"라며 "저는 지금 거론되는 후보 중에 중도 확장성이 제일 크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투표에서는 현재도 중요하지만 미래 지향적인 성격이 강하기에 국민의힘이 하루빨리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투표는 미래형"이라며 "아직 여당의 지위에 있으니 당을 빠르게 재정비해 달라질 수 있다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면을 전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중도층에 소구할 수 있는 화장과 분장을 빨리 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강경 메시지들을 조금 뒤로 물리고 국민에게 소구될 수 있는 정책 비전이나 어젠다를 끄집어내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평론가는 또 "민주당과 달리 다양한 자산과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을 부각해 역동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이재명 정서가 대단히 강하다. 반이재명 정서를 두텁게 하면서 국민의힘의 강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대목"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