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전한길 등 22일 춘천 세이브코리아 집회서 연설전국 각지 시민 운집 … 집회 측 추산 약 3만 5천 명윤상현 "탄핵 본질은 좌파 카르텔의 체제 붕괴 시도"대학생들 "청년 꿈 짓밟는 선관위 반드시 해체해야"전한길 "탄핵 100% 각하·기각 … 건국 수준 개혁 필요"
  • ▲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대규모 집회 세이브코리아 강원이 21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강원 춘천=정상윤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대규모 집회 세이브코리아 강원이 21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강원 춘천=정상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탄핵 반대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22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대학 시국선언을 주도한 대학생들이 참석해 탄핵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집회 신고 인원은 2000명이었으나 집회 측 추산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 기준 약 3만 5000명이 현장을 찾았다.

    경찰 관계자는 "오전 11시 이전부터 참가자들이 몰리기 시작했으며 주요 연사들의 발언이 시작되자 인원이 급증해 강원도청 방향으로 긴급히 의자를 추가 설치했다"고 밝혔다.

  • ▲ 22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세이브코리아 강원 국가비상기도회에서 봉사자들이 피켓을 정리하고 있다. (강원 춘천=박서아 기자)
    ▲ 22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세이브코리아 강원 국가비상기도회에서 봉사자들이 피켓을 정리하고 있다. (강원 춘천=박서아 기자)
    현장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탄핵 각하하라', '탄핵 무효', '대한민국을 구해주세요' 등이 적힌 피켓과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무대 옆 파란 천막 아래 마련된 부스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참석자들에게 커피와 차, 피켓 등을 나눠주며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자원봉사자로 나선 이모씨(32)는 "탄핵과 계엄 논란을 지켜보며 나라가 정말 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청년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원도 화천에서 왔다고 밝힌 윤희길씨(68)는 "민주당의 줄탄핵 시도와 간첩을 감싸는 태도에 분노한다"며 "헌법재판소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권한을 존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한기호, 이철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세이브코리아 강원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연사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강원 춘천=정상윤 기자)
    ▲ 한기호, 이철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세이브코리아 강원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연사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강원 춘천=정상윤 기자)
    ◆국힘 의원들 집결 ... "尹 탄핵 본질은 '좌파 카르텔'의 체제 붕괴 시도"

    이날 집회에는 국민의힘 윤상현·한기호·장동혁·유상범·이철규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곧 직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윤 의원은 "대통령 탄핵 기각은 더 이상 희망 사항이 아닌 현실"이라며 "탄핵은 인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본질은 대한민국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검은 3대 카르텔 세력에 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윤 의원은 첫 번째로 '좌파 사법 카르텔'을 지목하며 "내란죄에 대해 수사권도 없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영장을 청구하고 발부하고 집행하는 모든 과정이 불법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로 '선거 카르텔'을 언급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현대판 음서제도를 시행하는 신의 직장이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감사원이 선관위를 감사하겠다는 것을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헌재 그리고 이를 막겠다고 법안을 만들겠다는 민주당이 과연 정상인가"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종북 카르텔'을 지적하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내건 '한미동맹 철폐',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의 구호가 그들의 본색"이라며 "실제 민노총 간부들이 간첩 활동으로 중형을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런 간첩 세력을 잡는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을 더불어민주당이 폐지했다"면서 "대공수사권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언대에 오른 한 의원은 서두에서 "저는 군인 출신"이라고 강조한 뒤 "지금 내란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은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북한이 북방한계선(NLL)에서 해안포로 우리 선박을 조준해 사격 연습을 하기에 우리 군이 헬기를 출동시켜 대응한 정상적인 대비 태세를 '북풍 공작'이라 왜곡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서 민주당에 대응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안보가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의원들은 시민들의 투쟁이 대통령의 석방을 이끌어냈다고 격려하며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해 성공한 대통령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 ▲ 전한길 한국사 강사가 22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세이브코리아 강원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연사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강원 춘천=정상윤 기자)
    ▲ 전한길 한국사 강사가 22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세이브코리아 강원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연사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강원 춘천=정상윤 기자)
    ◆전한길 "껍데기뿐인 탄핵 … 100% 각하 또는 기각 확신"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구미를 거쳐 춘천까지 전국을 순회한 전씨는 이날 연단에 올라 약 1시간 동안 탄핵 정국의 흐름을 정리하며 "이번 탄핵은 껍데기만 남은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탄핵은 100% 각하 또는 기각될 것"이라며 "이후 제2의 건국에 맞먹는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특히 국회가 탄핵소추안에서 핵심이었던 내란죄를 제외한 점을 재차 문제 삼았다. 그는 "껍데기만 남은 탄핵은 인용될 수 없다"며 "짜장면을 시켰는데 짜장면은 안 오고 단무지만 왔다. 그걸 짜장면이라며 먹으라고 하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헌법학자 허영 교수님 견해에 따르면 헌재의 심리 과정에는 10가지가 넘는 불법이 존재한다"며 "법에 어긋난 절차가 그렇게 많은데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근 기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이를 수용할 것인지 물었지만 나는 갈등과 분열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헌재 결정에 승복하려면 법치·공정·상식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란죄와 관련해서도 전씨는 "비상계엄은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일 뿐 내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는 2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의결했고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거쳐 곧바로 철회했다"며 "부상자도 없었고 헌정이 중단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민주당을 향해 "대통령에게 내란죄를 덮어씌우려 한 것은 헌정사에 유례없는 일이며 민주당은 향후 위헌 정당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끝으로 선거 제도 개혁을 언급했다. 전씨는 "대만이나 독일처럼 초등학교 반장 선거 방식으로 현장에서 투표하고 참관인 앞에서 집계까지 이뤄져야 한다"며 "이러한 방식은 한 표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 ▲ 22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구국비상기도회에서 청년들이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강원 춘천=정상윤 기자)
    ▲ 22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구국비상기도회에서 청년들이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강원 춘천=정상윤 기자)
    ◆"청년들 꿈 짓밟는 선관위 해체해야" … 청년들, 선관위 비리 강력 비판

    전국 대학가에서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대학생들도 집회에 참석해 탄핵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특히 선관위의 비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부산대 박준혁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청년들은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취업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며 "그런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수많은 채용 비리에 더해 '친인척 채용이 전통'이라는 궤변까지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며 "선관위는 해체하라"고 외쳤다. 이에 시민들은 일제히 "해체하라"라는 구호를 연호하며 뜨겁게 호응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황승환씨는 무대에 올라 민요 한 소절을 부르며 입을 열었다.

    '우리네 인생이 짧다고 해도 이어지면 천년이요 손잡으면 만 년이라'는 가사와 함께 흘러나온 가락에 청중 시선이 집중되자 황씨는 이내 목소리를 높이며 준비한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언론, 사법, 행정 그 어디 하나 좌파 카르텔이 장악하지 않은 곳이 없다"며 "하지만 이제 주권자인 국민이 깨어났고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대 시국선언을 주도했던 김동욱씨는 "작년 12월부터 추운 겨울을 함께 버틴 시민들 덕분에 이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전투의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관저 앞, 구치소 앞, 헌재 앞에서 외쳤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며 "우리의 승리가 눈앞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전남대 철학과에 재학 중인 강인묵씨는 "광주에서 여섯 시간을 달려 이 자리에 왔다"며 "무더위와 혹한 속에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선 어르신들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르신들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내달라고 청중에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