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보유국' 지칭…트럼프 2기 '北 완전 비핵화'서 선회할까"미사일방어 시스템 개선" 강조"선박건조 해외기업 장려" 한미 군함건조 협력 가능성영관급 장교 파격 발탁·성범죄 논란에 반대시위 격화
  • ▲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지명자. 출처=APⓒ연합뉴스
    ▲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지명자. 출처=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 국방부 장관 지명자가 북한을 "핵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칭하며 북핵 위협이 한반도는 물론 세계적 위협이라는 시각을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사전 제출한 답변서에서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지위, 핵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 사거리 증대에 대한 강도 높은 집중, 증대되는 사이버 역량은 모두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세계의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언급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이어 "그러한 위협은 미군이 주둔한 미국의 가까운 동맹들과 북한이 거리상 가깝기에 특별히 우려된다"고 한국과 일본을 암시했다.

    헤그세스 지명자가 사용한 '핵 보유국(nuclear power)'이라는 표현은 국제법 상 핵무기 개발과 보유 권리가 공인된 국가를 의미하는 '핵무기 국가(nuclear weapon state)'와는 차이가 있다. 인도, 파키스탄 등 공인받지 못 했지만 실질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를 포함한다.

    그간 미국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며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칭하는 것을 자제해왔다.

    헤그세스 지명자가 핵 보유국 표현을 사용한 것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국방 정책에서 북한의 핵 위협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겠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밝혔던 북한 비핵화 목표에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대두된다.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이나 동결 협상 추진안이 거론된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대북 방어력 강화를 위해 "핵무기와 미사일 보유고 확장을 막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미사일 방어 시스템, 특히 (미국) 본토를 위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 개선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중 국방부는 '힘을 통한 평화'를 성취할 것"이라며 미국 우선주의 국가안보 목표를 강조했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3대 핵전력을 현대화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한미 간의 군함 건조 협력 가능성과 관련한 발언도 나왔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트럼프 당선인은 선박 건조가 자신의 절대적인 최고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신속한 투자가 필요하고 해외 기업을 장려해야 한다"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출신인 헤그세스 지명자는 육군 소위로 미네소타주 주방위군으로 쿠바 관타나모 기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다. 폭스뉴스 앵커를 맡기도 했다. 고위 장성 출신 일색이었던 국방장관직에 1980년생인 영관급 장교가 발탁돼 '파격 인사'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그의 등용을 반대하는 시위대의 과격 시위로 중단 사태를 빚기도 했다. 그는 짧은 군 경력, 성범죄 의혹, 문제적 과거 발언 등으로 민주당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