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지는 달고 싶은데 당론 거스르고" 비판 거세홍준표 "野 이중대, 당원권 정지해야 기강 잡혀""단합해야" 자성도 … 윤상현 "주홍글씨 안 돼"
  •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진행된 지난 14일 오후 국회의사당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이날 표결은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했다. 탄핵소추안은 찬성 204표, 반대 85표, 무효8표, 기권3표로 가결됐다.ⓒ이종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진행된 지난 14일 오후 국회의사당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이날 표결은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했다. 탄핵소추안은 찬성 204표, 반대 85표, 무효8표, 기권3표로 가결됐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에서 이른바 '12적' 논란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12명에 대해 당 차원의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 도화선이 됐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따른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통령 탄핵에 관한 책임을 지고 한동훈 지도부 체제가 막을 내렸지만, '부결 당론'을 어기고 찬성표를 던진 12명에 대한 비판 여론도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조속히 당 정비부터 하자"라며 당 윤리위원회 차원의 처벌 수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후안무치하게 제명해 달라는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론 위배 해당 행위로 당원권 정지 3년, 지역구 의원 중 탄핵 찬성 전도사들은 당원권 정지 1년 정도는 해야 당의 기강이 잡히지 않겠는가"라고 직격했다.

    이어 "박근혜 탄핵 때 난파선 레밍들을 방치하는 바람에 또다시 이런 참사가 왔다"며 "그건 소신이 아니라 민주당 이중대 행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탄핵안 재표결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무기명으로 투표를 행사한 가운데 찬성 204표로 의결정족수(200명)를 넘겨 가결됐다. 반대는 85표, 기권 3표, 무효는 3표였다.

    1차 표결 때 이미 찬성표를 던진 안철수·김예지 의원에 이어 김상욱·김재섭·조경태·한지아 의원 등은 일찌감치 찬성표를 예고했다.

    재표결을 앞두고 '찬성'을 선언한 진종오 의원은 표결 직전 "민주당의 흐름대로 가는 건 아닌 것 같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박정훈·유용원 의원 등은 1차 표결 때부터 '탄핵 반대'를 일관되게 주장했고, 우재준 의원도 '반대표'를 공식화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이른바 당론을 어기고 찬성표를 던진 12명을 색출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이들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론을 따른 의원 모두 각자의 생각을 갖고 여론의 비판을 감수한 채 힘든 선택을 한 것"이라며 "국민의힘 이름으로 의원직은 유지하고 싶고 당론은 따르기 싫다는 극한의 이기주의이자 자기 정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 의원들 사이의 신뢰만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쥐새끼마냥 아무 말 없이 당론을 따를 것처럼 해 놓고 그렇게 뒤통수 치면 영원히 감춰질 줄 알았나"라고 쏘아붙였다.

    유 의원은 이후 '쥐새끼'라는 표현을 삭제했지만, 다음 날 재차 글을 올리면서 "내가 분노하는 것은 최소한의 동료에 대한 연민이나 인간적인 배려가 없는 박쥐 같은 행태에 대해, 동료 의원들을 속인 것에 대해, 정치의 기본인 신의를 저버린 그 저열함에 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도 SNS를 통해 "신념과 소신으로 위장한 채 동지와 당을 외면하고 범죄자에게 희열을 안긴 그런 이기주의자와는 함께할 수 없다"고 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일대오'가 아닌 배신자가 속출하는 자중지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며 "당원과 지지자께 얼굴을 들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찬·반을 유추할 수 있는 보도와 출처 불명의 온라인 커뮤니티 글이 확산하자 일부 의원은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진종오 의원은 16일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졌다'는 보도에 대해 "명백한 허위"라며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의총에서 (반대표를 던졌다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다만 진 의원은 2차 탄핵안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는지 여부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반란표를 두고 계속되는 파열음에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탄핵을 막지 못한 우리가 모두 탄핵의 부역자라고 자성해야 할 판에, 투표자를 부역자로 낙인찍고 주홍 글씨를 새기는 것은 우리가 신봉한 보수의 가치와 어긋나는 일"이라며 "더는 부역자 등의 말이 나오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