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추석 앞두고 서울의료원 등 의료현장 점검"헌신하는 의사들 조롱하고 협박 참 안타까워"
  •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고 있다. 오른쪽은 이현석 의료원장. 가운데는 박현경 응급의료센터장.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9.13.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고 있다. 오른쪽은 이현석 의료원장. 가운데는 박현경 응급의료센터장.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9.13.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의료원과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의료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의료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서울 중랑구 소재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협조해 주신 덕에 이번 추석은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병의원이 문을 열어 다행"이라며 "중증도에 따른 진료를 잘 해달라"고 말했다.

    또 "연휴기간 건강보험 수가를 대폭 인상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를 평소보다 3.5배 수준으로 인상했다"며 "의료계 각분야의 목소리를 경청해 더 고생하고 더 힘든 진료를 하는 의료진에게 더 많은 보상이 가도록 하는 게 의료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교육과 의료는 필수 정주 요건인데, 경제성장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변화 및 의료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향후 필요한 의료인을 길러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계획 차원에서 최소한의 인력 증원이라는 점과 과학적 추계를 근거로 추진하는 것이니 의료인들이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의료인 처우 개선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믿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의료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헌신하는 의사들을 조롱하고 협박하는 것에 대해 참 안타깝다"면서도 "국민이 의료인들을 욕하기보다는 일부 소수의 잘못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챙기는 것 뿐 아니라 의료계 내부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어 방치해온 시스템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예정이니 기탄없이 의견을 개진해달라"며 "정책실장, 사회수석에게도 직통으로 연락해 의견을 전달해달라"고도 했다. 

    동행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사회와 긴밀한 협조 아래, 연휴 기간 당초 하루 500개 병의원과 약국을 열려고 계획했으나 병의원 1200개, 약국 1300개 등 총 2500여 개가 하루에 문을 연다"며 "시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석 서울의료원장은 "응급실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응급실은 게이트 키퍼인데, 배후진료로 원활히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필수의료과 기피 현상 및 배후진료과 과부하 발생으로 의료진이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석연 의무부원장은 전공의 이탈로 경영이 어렵다고 호소하며 "전공의와 전문의를 다독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박현경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권역센터는 중증도가 높고 치료가 어려운 환자가 대다수이지만 배후진료과와의 연계가 원활하지 않아 (환자 상태가 악화되면 응급의학과 전문의에게 책임이 발생하기에) 응급실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황선숙 간호부장은 "진료공백에 대응하기 위한 진료지원간호사(PA) 시범사업에 참여 중이지만, 법적으로 보호를 충분히 받는 제도가 필요하다"면서 "PA 제도가 빠른 시일내에 잘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공공의료, 지역의료에 대해 내년도 역량강화사업에 600억 이상의 예산이 들어갔다"며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진 보호를 위해 법제화 전이라도 지침, 시범사업으로 조속히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윤 대통령은 "보건은 안보, 치안과 더불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이라며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정부가 장기적 계획 차원에서 의료개혁을 진행 중이며, 의료인들이 상대적 허탈감을 느끼지 않고 고생하신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고 보람을 느끼도록 보상체계를 마련할테니 정부의 진정성을 믿고 많이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서울 중구 소재 중앙응급의료센터로 이동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한 대통령은 응급의료센터 운영 현황을 청취한 후 '윤한덕 홀'에 들러 고 윤한덕 센터장이 마지막까지 머물렀던 사무실 사진과 초상화를 관계자들과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고 윤한덕 센터장은 2002년부터 17년간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이끌며, 닥터헬기를 도입하고 국가응급진료망을 구축하는 등 응급의료 시스템 개선에 힘썼다. 김성중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초상화 속 사인은 마지막 근무일에 '행복하세요'라고 사인한 것"이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묵묵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신 분의 사무실을 보고 느낀 바가 많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인천광역응급의료상황실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잇따라 들러 24시간 실시간 환자와 구급대원, 병원을 연결하고 상황을 파악 중인 의료진 및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수고 많으세요"라고 말하며 격려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병원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과로로 버티는 구조로는 우리 의료 시스템이 지속될 수 없다"며 "이러한 절박함에서 의료개혁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오늘 의료현장 방문은 환자 및 의료진 불편을 고려해 최소 수행인력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과 장상윤 사회수석 등 대통령 참모진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