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대오 단속 성공…원 구성 실패로 사의 표명거대 의석 야권 대응에 與 "1000일 같았다"한동훈과 갈등설?…"누구보다 韓 성공하길 원해"
  •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당을 위해서는 투사지만 원내에서는 어머니 같은 리더십으로 단일대오를 이끌고 있다."

    16일 국민의힘에서는 이날 취임 100일을 맞은 추경호 원내대표에 대해 이같은 평가가 이어졌다. 취임 일성으로 "똘똘 뭉치자"고 강조했던 만큼 추 원내대표가 당내 '단일대오' 전열을 잘 정비하고 각종 특검·청문회 등 정쟁을 몰아붙인 거대 야당에 맞서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 5월 9일 제22대 국회 첫 여당 원내사령탑에 오른 후부터 더불어민주당의 특검 공세와 원 구성 난제에 직면했다. 지난 21대 국회 임기 막판에 민주당이 '해병순직특검법'을 재표결에 부쳤을 땐 당선인부터 현역의원까지 국민의힘에 내부에서도 찬성 의사 표출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특검법은 결국 부결됐고, 추 원내대표는 이탈표가 나오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2대 국회 들어서도 야당의 특검법 재발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야당의 재표결 수순이 반복됐으나 이번에도 당내 전열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다만, 추 원내대표는 한 차례 원내대표직 사임 의사를 밝히는 등 위기에 봉착한 순간도 있었다. 171석의 민주당이 주요 상임위원회를 독식하면서 정국이 급격하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은 애초 여당 몫으로 요구한 법제사법·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운영위원회 등을 포함해 11개 상임위원장을 강제 배분한 뒤 나머지 7개 상임위를 수용하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추 원내대표는 결국 지난 6월 24일 7개 상임위를 수용하면서 민주당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는 책임을 표명하고 사의를 밝힌 뒤 인천 백령도로 떠났다.

    원내대표 관계자는 통화에서 "처음에는 추 원내대표가 야당 측과 유화적 분위기를 끌어내며 주요 상임위 가운데 최소 하나는 확보할 수 있는 정도까지 협상력을 끌어올렸지만, 추미애 민주당 의원의 국회의장 후보 낙선과 우원식 의장 당선, '개딸' 주도 정국 등 일련의 상황이 경색돼 갔다"고 당시 과정을 회고했다.

    이후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무지막지한 횡포를 부리는 엄혹한 시기에 누가 원내대표를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라는 원내 여론 속에서 재신임을 받고 같은 달 29일 복귀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강행한 해병순직특검법, 방송4법, 노란봉투법, 이재명표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 지급법 등에 대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으로 맞서기도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필리버스터 무용론과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 대안론이 분출하기도 했지만, 여론전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며 국민에게 법안의 부당성을 알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대안을 요구하는 한동훈 신임 대표와 각을 세우는 모습이 노출됐지만, 추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저는 친윤(친윤석열)이자 친한(친한동훈)이기도 하다"라며 갈등설을 일축했다.

    또한 추 원내대표는 최근 민생 법안에 대한 여야 협치를 먼저 제안하면서 정국 전환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추 원내대표에 대해 "여론 홍보전에도 나름 노력해 성과를 이루고 있다"며 "악조건에서 원내대표로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고, 현안에 대한 당내 의견을 잘 수렴하면서 잘 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야당의 폭주가 이어지면서 1000일 같았던 100일이었다"며 "추 원내대표가 '대구 남자'답게 말은 많지 않아도 세심하게 경청하고 챙기는 행동을 앞서 보여주니까 우리 원내 의원들도 고비마다 추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점점 더 단단해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돌격 앞으로' 할 때는 단호하고 선 굵게, 당을 위해선 투사지만, 우리 의원들에게는 어머니 같은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며 "경제부총리까지 지낸 경제 전문가인 만큼, 정책 전문성에 대한 원내 신뢰도도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도 "추 원내대표가 현재 정국 위기의 본질은 '이재명 사법리스크'와 '개딸'의 정치화라는 점을 분명히 알고 전략을 잘 짜서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와의 관계 설정이 숙제로 남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추 원내대표만큼 한 대표를 배려하고 잘 성공하기를 바라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정책통인 만큼 아닌 건 아니라고 단호하게 중심을 잡되 '우리가 이렇게 하면 한 대표 입장이 곤란해지지 않겠나'라고 얘기하면서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추 원내대표는 이날 별도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갖지 않았다. 원내대표 측은 지난 13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의 기조연설을 100일간의 소회로 갈음하겠다고 전했다.

    추 원내대표는 관훈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입법 폭주와 민주주의 파괴는 단호하게 저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민생과 국익을 위한 일에 매진하겠다"며 "국민의 고단한 삶을 챙기면서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데 마지막까지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