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화두 떠오른 정점식 거취 … '친한' 연일 정책위의장 사퇴 요구

'한동훈호' 출범 후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연일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의 일괄 사퇴를 요청하면서 정 의장의 거취가 여권 내 화두로 떠올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일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인사는 제가 우리 당의 변화와 민심을 받들어서 차분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의 거취를 두고 유임설과 교체설이 도는 상황에서 한 대표가 '사실상 교체'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한동훈 체제'가 출범한 이후, 한 대표는 대표 비서실장에 박정하 의원, 사무총장에 서범수 의원을 인선하며 친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새판짜기에 들어갔다. 친한계 위주로 당직이 인선되며 점차 정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한 대표는 임면권을 갖고 있는 당직자의 일괄 사퇴 의견을 전달했다. 친한계인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전날 "당 대표가 새로 왔으니 새로운 변화를 위해 당 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에 대해서는 일괄 사퇴해 줬으면 하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전당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격화된 만큼, 이를 수습하는 것이 한 대표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당 안팎에서 친윤계인 정 의장의 유임·사퇴 문제가 또 다른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당 지도부는 '친윤계와 친한계 간 계파 갈등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박정하 비서실장은 이날 정 의장의 거취와 관련 "정 의장이 온화하시고 합리적인 분이니 새 지도부가 출범하고 공간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숙고해서 말씀할 것이라 기대한다"며 "일부에서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많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끝난 지 제법 됐다"며 "빨리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당위를 갖고 빨리 (당직 인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며 정 의장의 결정을 촉구했다.

당 일각에서는 새 지도부가 출범한 만큼 주요 당직자들이 교체되는 게 예정된 수순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새 대표가 부임하면 그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주요 당직자들이 물러나는 게 관례"라며 "친윤과 친한 간 갈등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정책위의장 사퇴를 둘러싼 향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발언하지 않겠다"며 모두발언을 생략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서 사무총장이 전날 말한 (일괄 사퇴에 대해)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거기에 대해 답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