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불투명 시트지 부착' 규제심판제도 상정온라인서 국민 여론 수렴 후 개정 및 유지 '권고' 예정편의점주, 대부분 자영업자… 고정비 상승 시국에 광고비 포기 어려워
  • ▲ 불투명 시트지가 부착된 편의점 전경ⓒ연합뉴스
    ▲ 불투명 시트지가 부착된 편의점 전경ⓒ연합뉴스
    정답(正答)은 어떤 문제에 대해 옳은 답을 의미한다. 구성원들의 온갖 이해관계가 얽히는 사회에서 모든 이를 만족시키는 정답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해답(解答)의 사전적 의미는 질문이나 의미를 풀이한다는 뜻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문제 해결 과정에서 도출되는 결론에 더 가깝다.

    편의점 담배 광고와 불투명 시트지 부착 여부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대립이 커지고 있다. 근무자들의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불투명 시트지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주협의회 등은 불투명 시트지 부착을 제거하도록 하는 자율규제를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편의점주협의회 등 이해관계자들을 불러 의견을 수 차례 수렴했다. 그리고 이를 규제심판제도에 상정했다. 온라인을 통해 국민의 여론을 수렴한 뒤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사실 ‘안전’을 위한 정답은 나와있다. 담배 광고를 모두 해제하고 불투명 시트지를 떼면 그만이다. 담배회사나 편의점 본사는 이러한 가맹점주의 판단을 강제할 수 없다.

    정부 역시 WHO 비준에 따라 담배광고와 판촉 및 후원의 포괄적 금지해야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불투명 시트지 해제는 불가능하다. 이는 업계 의견 수렴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현재 대부분 자영업자인 편의점주들은 매장에 담배광고를 부착함으로써 매달 일정 금액에 담배광고료를 받는다. 광고 방식과 규모, 담배 판매량 등 여러 요소가 있지만 대략적으로 평균 월 10만~2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큰 금액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전기요금과 가스비용과 더불어 최저임금 인상 등 고정비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급감한 일선 점주들로서는 섣불리 포기하기 힘들다.

    불투명 시트지 부착 이유인 ‘청소년 보호’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편의점이 청소년 출입 금지 구역이 아닌 이상, 사실상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점포에 들어오는 것만으로 담배광고를 아무런 제재 없이 볼 수 있다. 담배의 유해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불투명 시트지 부착이라는 방식은 맹점이 많다. 청소년보호법상 같은 규제로 묶이고 있는 주류의 경우 SNS와 유튜브 등 어디에서도 규제 없이 노출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규제심판제도 상정은 정답도 해답도 아니다. 결국 규제 개정 또는 유지를 ‘권고’하는 것에 그치기 때문이다. 어떤 결과가 도출되더라도 결국은 자율규제 이전과 다를 바가 없다. 해묵은 담론 해결을 위한 방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다’.

    올바른 결과를 위한 해답은 규제 주체인 정부가 스스로 해야 찾아야한다. 국민 여론이라는 명분을 등에 업고 책임을 미뤄서는 결국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