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들 분통 "한겨레와 김준형은 가족도 없나""우리 피납가족 보고 '전쟁 후 헤어진 사람'이라 해야 하나?""국군포로를 '전쟁중 헤어진 사람'이라 부르라고?"
  • ▲ 납북자 가족 만난 김건희 여사ⓒ뉴데일리TV
    ▲ 납북자 가족 만난 김건희 여사ⓒ뉴데일리TV
    지난 12일 김건희 여사는 납북자·억류자 가족 10명을 만났다.
    77~78년 홍도로 수학여행 갔다 북한에 강제 납치된 이민교·최승민·홍건표·이명우 씨와 선유도에서 납치된 김영남 씨 가족 등이 참석했다. 

    김 여사는 이 만남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족들 생사 여부도 모른 채 수십년을 지내야 하는 아픔은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정부가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납북자·억류자 생사 확인과 귀환을 위해 힘써야 한다.
    이런 납치 문제에 대해서 북한에 강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한겨레>가 사설로 김 여사 발언이 "선을 넘었다"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런 주장을 폈다.

    "납북자·억류자 관련 사안은 남북 실무회담에서 '전쟁 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 등의 우회적 표현을 사용할 만큼 남북관계에서 민감한 문제다.
    이처럼 예민한 사안에 대해 대통령 배우자가 자신의 입장을 천명하고, 나아가 북한을 향한 '강한 태도'까지 주문한 것은 이례적이고 선을 넘은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도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거들고 나섰다.

    "대통령 부인이 이런 말을 하는 주체로서 적절한가 의문이 든다.
    이런 예를 들어본 적이 없고요, 선을 넘으신 발언인 거 같고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이같은 <한겨레> 사설과 김준형 교수 발언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무슨 기준으로 선을 넘었다'고 강변하는 것인지 이해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들에게 따끔한 한마디를 해야겠다며 본지를 찾았다.

    - <한겨레> 사설을 보고 화가 많이 나셨다고 들었다.

    "김여사는 납북자·억류자 가족을 만나 우리들 이야기를 들어줬다.
    특히 수학여행 갔다 납북된 학생 어머니 말씀을 듣고, '국제사회와 우리 정부가 북한에게 (납치문제에 대해) 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것을 한겨레가 트집을 잡았다.
    과거 북한은 "납북자·국군포로가 없다"라고 했다.
    또 기자들에게 '납북자'라는 표현 쓰지 말라고 했다.
    남북회담 중단시킨다 그러고, 기자들 내쫓고 막 그랬다. 

    그래서 우리 측은 북과 (말도 안되는) 협상을 했다.
    북측은 납북자를 '의거 입북자', 국군포로를 '해방전사'라고 한다.
    북한이 회담을 중단시키고 기자들한테 따지고 그러자, 우리 정부가 굴복했다.
    남북한이 국군포로는 '전쟁 중 헤어진 사람', 납북자는 '전쟁 후 헤어진 사람'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납북자', '국군포로'라는 표현을 없애버린 것이다. 

    내가 이것을 문제 삼고 지적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냐"고 따졌지만, 소용 없었다.

    <한겨레>가 바로 이 합의를 들먹이며 트집 잡고 나선 것이다.
    그런 합의가 있는데도 그런 발언한 것이 선을 넘었다는 것이다. 

    뭐가 선을 넘은 발언인가?
    40~50년 동안 납북자 생사 확인도 안 해주고, 국군포로 한 명도 데려 오지 못했다.
    게다가 비전향 장기수 63명은 북한에 보내놓고!
    (북한은) 받아갈 것 다 받아가고, 우리만 줄 것 다 줬다.

    휴전 70년이 넘어선 지금, 대통령 부인이 납북자들과의 슬픔을 공감하고, 국제사회와 연대해서 북한에 강하게 하자고 말한 건데 뭐가 선을 넘고, 뭐가 잘못된 발언이라는 건가?

    <한겨레>는 인권을 중시하는 언론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세월호에 대해선 얼마나 많은 관심을 쏟지 않았냐.
    우리 가족도 팽목항에 가서 같이 울었다.
    자식이 있으니까, 슬픔을 나눴다.

    그런데 우리 슬픔은 세월호 가족과 다른 슬픔인가?
    <한겨레> 사람들은 자식도 없냐?
    자식이 북한에 잡혀가도 가만히 있냐? 

    그리고 김준형 교수는 문재인 정권 외교 분야(국립외교원장)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그 사람도 라디오에 출현해, 김건희 여사 발언이 '선을 넘었다'고 했다.
    그 사람은 납북자, 국군포로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다.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국군포로와 납북자에 대해 한마디도 안 했다.

    수학여행 갔다 자식이 납북된 할머니, 매일 밥상 차려놓고 자식을 기다리는 할머니를 만나 상처를 보듬어준 김건희 여사에게, <한겨레>와 김준형 교수는 '선을 넘었다'고 했다. 

    뭐...뭐... 선을 넘었다?
    그런식으로 하면 안 된다.
    <한겨레>와 김준형 교수는 자국민 보호에 대해 포기한 언론이고, 교수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제가 (할머니를 대신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자식을 수학여행을 보낸 것도 어미의 죄다"
    "북한에 잡혀간 것도 어미의 죄다"
    이런 내용의 편지를 썼다. 
    호소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그게 왜 어미의 죄인가?
    우리 정부 잘못이지!
    잡혀간 것 알았으면, 북에 요구해서 정부가 데려 와야 했다.
    그러기는 커녕, 문재인 대통령은 할머니 편지에 답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권 출범해서 내가 다시 편지 썼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를) 초청해서, 할머니랑 같이 김건희 여사를 만난 거다.
    그런데... 선을 넘었다?

    - 국민들께 하고 싶은 말은?

    "다시 말하지만, 누구든 우리(납북자·국군포로 가족)를 위로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며칠 전 세월호 9주년 추념식이 열렸다.
    우리 가족들이 납북된지 40~60년이 흘렀다.
    특히 김건희 여사가 보듬어주고 안아준 할머니 자식은 1977년에 홍도로 수학여행 갔다 납북됐다.
    홍도에 간첩선이 와서, 1명도 아니고 5명을 납치해 갔다. 

    할머니가 얼마나 울었으면, 김건희 여사가 같이 흐느꼈겠는가.
    보도사진을 보면 나온다.
    그 할머니를 위로해주고 책임진 정권이 이제껏 없었다.
    어떤 대통령도 슬픔을 위로한 적 없다. 

    아까도 애기했지만, 우리 가족들은 세월호 슬픔을 공유한다.
    원래 노란리본 운동은 우리가 먼저 했다.
    우리 가족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노란손수건 운동에도 같이 동참했다. 

    그런데 그쪽 사람들(좌파) 잣대로 하면, 피해자를 (정치 성향에 따라) 구분하는 격이 된다.
    국민들에게 호소한다.
    우리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단지 납북자들의 생사를 확인해 달라는 것 뿐이다.

    <한겨레>, 김준형 교수, 정치권은 북한 대변인 마냥 (납북자라는 표현대신) '전쟁 중 헤어진 사람'이라는 표현에 대해 입장 표명하라.

    김건희 여사 말처럼, 이제 우리는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납북자 생사 확인을 받아내야 한다.
    북한에게 (납북자)생사 확인해달라고 압박하는 운동에 국민들이 동참하고 협력해주실 거을 당부드리는게 우리 납북자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