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실 A선임비서관, '김정은 연구발표대회’주도민주당 중진 의원실 B보좌관, '김정은 신드롬' 글 작성해
  • 국회의사당 전경 ⓒ뉴데일리 DB
    ▲ 국회의사당 전경 ⓒ뉴데일리 DB
    NL(National Liberation·민족해방) 계열의 종북성향 단체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현재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실에서 보좌진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주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나 북한의 정책을 연구·추종하는 단체에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단체는 일반 시민·사회단체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상급 단체 중에는 이적단체로 지정된 곳도 있어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들은 문재인정부 당시 친북성향 단체에서 활동하다 민주당 보좌진으로 근무하게 됐는데, 과거 행적을 보고 미루어 짐작했을 때 이들이 지녔던 생각이 당의 신념 혹은 가치와 배치되거나 각 의원실 의정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주간조선에 "사상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문제는 그 신념이나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니 이들의 목소리가 민주당의 가치인지 자기네들의 가치인지 알 수 없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NL 계열의 주사파(주체사상을 이념으로 삼은 운동세력) 활동에 앞장서온 것으로 평가 받는 이들 보좌진은 대부분 운동권 출신이다.

    주간조선에 따르면, 2010년대 말까지 종북성향 단체에서 임원직을 맡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던 보좌진은 2명으로 파악됐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한 초선의원의 선임비서관 A씨와 한 중진의원의 보좌관 B씨다.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A씨는 1990년대에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14기 의장을 역임했다. A씨는 한총련 활동 과정에서 국가보안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또, A씨는 민주당에 몸담기 전 통합진보당의 후신인 민중당 당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7년 8월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 등 6개 단체가 연합해 만든 조직체인 '국민주권연대'에서도 활동했다고 주간조선은 보도했다.

    민권연대는 2010년 대법원에서 이적단체라는 판결을 받고 해산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를 계승한 단체다. 

    윤기진 국민주권연대 공동대표는 이적단체에 가입해 구성원을 밀입북시키고 북한을 찬양하는 유인물을 배포한 혐의로 2008년 징역 3년의 실형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국민주권연대에서 A씨는 사무총장직을 맡는 것은 물론 2019~20년 국민주권연대의 서울 조직인 서울주권연대 공동대표직을 맡았다.

    주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국민주권연대는 국내에서 매년 이른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구발표대회'를 열었다.

    이 연구발표대회는 조별로 북한의 정책을 주제별로 분석한 뒤 가장 뛰어나게 설명한 한 팀에 상을 수여하는데, 지난해 연구발표대회 출품작으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눈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어머니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복 받은 대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유훈정치'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1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영원히 사는 사람들' '김정은국무위원장과 최우선' '김정은국무위원장과 휴양지' 등의 작품이 출품됐고, 당시 한 심사위원은 "심사하면서 감동을 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국민주권연대는 2018년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기 위한 '백두칭송위원회' 결성을 주도하고, 매주 '용광로'라는 이름의 기관지를 발행해 북한의 관점에서 국내외 현안을 분석하고 있다. 

    최근 이 기관지에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 필요성' '대북제재 무너뜨릴 판도라의 상자 해외동포권익옹호법' '조선인민군 칭송' 등의 내용이 담겼다. 

    A씨는 2020년 4월 총선 당시 선거를 도왔던 민주당 의원이 당선된 직후 이 모든 활동을 돌연 중단했다. 

    A씨는 이후 해당 의원의 선임비서관으로 발탁됐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남양주시 경기도의원 민주당 예비후보로 경선에 나섰다가 낙마했다. 그리고 다시 기존 선임비서관직으로 재채용됐다. 
  • ⓒ국민주권연대 블로그 갈무리
    ▲ ⓒ국민주권연대 블로그 갈무리
    주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B씨는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한 중진의원의 보좌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B씨는 2015년부터 인터넷신문 'NK투데이' 기자로 근무했다. NK투데이는 북한전문통신으로 2016년 일부 기사 내용이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NK투데이는 북한의 정치·사회·문화·경제 등 다양한 이슈를 보도하는데, 친북성향이 두드러진다. 한 영상에서 "미국이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북한지역에 쏜 폭탄이 2차 세계대전기간 태평양 전역에 쏜 폭탄보다 많다"며 "이에 북한은 자기방어가 필요했다"며 핵개발을 정당화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B씨의 글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NK투데이 기자 명의로 인터넷신문 '자주시보'에도 매주 올라왔다. 자주시보는 2015년 종북 논란으로 폐간된 '자주민보'가 발행인 명의만 바꿔 사실상 재창간한 언론으로 알려져있다.

    자주시보의 논조도 NK투데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B씨는 자주시보에 '북한에서 말하는 군인정신이란?' '북한 아파트 내부 모습 전격 공개' '금융정보화시스템이 북한 전역에 확대된다' 등의 제목으로 기사나 칼럼 형식의 글을 작성했다. 2018년 5월11일 '세계를 놀래킨 김정은 신드롬 어디까지 퍼지나?' 제하의 글도 작성했다. 

    주간조선은 B씨가 이 글에서 "남북 정상회담, 남북 탁구단일팀 결성, 남북관계가 숨가쁘게 달려오면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이 국내에서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대단히 높아진 현상을 '김정은 신드롬'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적었다고 했다.

    B씨가 활동한 NK투데이와 자주시보는 앞서 A씨가 속했던 국민주권연대 활동도 다수 기사화한 바 있다.

    NK투데이와 자주시보는 2018년 조직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의식화사업에도 활용된다. 대진연은 이들 매체를 애독할 것을 권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총련의 후신인 대진연은 종북주의를 표방하며 주한미국대사관, 용산미군기지 등에 난입한 바 있다. 

    종북성향 보좌진과 관련, 민주당 한 관계자는 주간조선에 "이미 2010년도부터 들어와 민주당화된 것이 벌써 10여 년이 됐으니 추정되는 인물은 더 많으나 구별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가 공고히 되면서 NL계열의 경기동부연합 인사들이 대거 들어온 데 따른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를 지역 거점으로 성장한 경기동부연합 출신 인사들을 성남시인수위 등 요직에 대거 기용한 바 있다.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한총련 인사들을 영입했다.

    한편 A씨는 주간조선과 통화에서 "굳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국민주권연대 활동) 관련해서도 특별히 할 이야기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일련의 사건들을 두고 "북한 관련 기사를 쓴다 해서 다 친북인지 모르겠고 나름 객관적으로 쓰고자 노력했다. 보면 외신들을 번역한 것도 다수다. 2018년 남북관계가 좋을 때 썼던 기사들인 것 같은데 잘 기억은 안 난다. 자주시보 글은 직접 기고한 것이 아니라 그쪽에서 구독료 없이 가져가 올린 것으로 그런 데가 많았다"고 답했다고 주간조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