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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용호 외무상 처형 가능성… 태영호 "엘리트층 동요 상당할 것"

日 요미우리 "영국 주재 北대사관 근무자 4~5명 숙청설" 보도"대사관 관련 문제로 추정… 지난해 여름~가을 사이에 처형됐을 것"태영호 "리영호 부친, 김정은 생모와 연고… 엘리트층 이탈 커질듯"

조문정, 이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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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01-04 14:22 수정 2023-01-04 15:45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19년 7월 1일 보도했다. 사진은 당시 리용호(왼쪽부터) 북한 외무상,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최근 북한이 군부 서열 1위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를 교체했다고 밝힌 가운데 리용호 전 외무상이 지난해 처형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4일 북한 내부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여름부터 가을 사이에 리 전 외무상이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과거 주영국 북한대사관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외무성 관계자 4~5명도 이 기간에 연달아 처형됐다며 "대사관과 관련된 문제가 그 배경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숙청 이유를 추정했다. 이 대사관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로 근무하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2016년 한국에 망명하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처형된 관계자와 가까운 외교관 가운데 일부는 자신도 숙청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동요하고 있고, 북한 당국은 해외에서 근무 중인 외교관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4일 '리용호 처형설'을 언급하며 "북한 외교관 등 엘리트층 동요가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리용호와 영국에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함께 근무했다"고 밝힌 태 의원은 "리용호 부친인 리명제 3층 서기실 실장은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와도 연고가 깊었고 김정은을 어릴 때부터 돌봐주었다"며 "그런데 그런 리용호마저 처형했다? 정말 처형됐다면 많은 북한 엘리트층이 더 이상은 김정은과 갈 수 없을 거라 속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썼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0년 10월 5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9차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고 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했다.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앞서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소환하고 리영길 국방상을 후임으로 보선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포병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박정천은 관련 무기 개발에도 기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크게 신임을 얻어 2019년에 대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인 2020년에는 차수에 이어 군 최고계급인 원수까지 초고속으로 승진했다. 

박정천은 2021년 6월 코로나19 방역 실패에 대한 질책을 받고 차수로 강등당했으나, 같은 해 9월 군부 서열 1위에 해당하는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오르는 등 김정은의 총애를 받았다. 지난해 4월에는 원수로 재진급했다. 

박정천은 지난해 11월 한미가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진행하자 이를 비난하는 담화를 두 차례 발표하며 무력시위를 주도했다. 박정천이 "미국과 남조선은 자기들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직후, 북한은 황해북도 곡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했다.

그러나 박정천이 최근 상무위원에서도 해임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조선중앙TV'가 지난 1일 공개한 신년 경축대공연 사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최룡해, 조용원, 김덕훈, 리병철 등 상무위원 5인은 모두 관람석에 함께했지만 박정천의 모습만 보이지 않았다. 최근 전원회의에서도 과거 박정천이 앉았던 주석단 1열 자리가 비어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북한이 '핵 무력 법제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성공 등 굵직한 군사적 성과를 낸 올해 박정천을 해임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정천과 함께 북한 군부 3인방으로 불렸던 총참모장과 국방상, 총정치국장 가운데 두 자리가 교체된 이번 인사는 문책성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리태섭 총참모장과 박수일 사회안전상은 자리를 바꿨고, 리영길 국방상이 박정천의 자리였던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으로 옮기면서 강순남 노동당 민방위부장이 후임 국방상에 임명됐다.

전문가들은 새로 군부 서열 1위에 오른 리영길이 '야전'과 '작전통'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향후 대남 전략·전술을 더욱 공세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리영길은 지난 2016년 '처형설'이 돌았을 정도로 위기를 겪었으나, 최근 군 총참모장, 국방상, 작전총국장 등 주요 보직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VOA에 "다양한 대남 야전 경험은 리영길이 (박정천보다) 훨씬 많다. 2023년 이제 북한이 여러 가지 대남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것을 전반적으로 지휘할 인물로는 박정천보다는 야전 경험이 더 많은 리영길을 통해서 더 강도 높은 대남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그에 대한 사전포석"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박정천은 포병 쪽으로 전문성이 두드러진 반면, 리영길은 여러 분야를 섭렵한 만큼 전체적인 군부 관리에 더 적합해 보인다"며 "군부 인사 중에서는 유연한 성향에 속해 김정은 입장에서 관리하기 편한 인물로 평가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VOA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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