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만배 금고지기' 이한성·'헬멧남'최우향 첫 소환… 260억 외 추가 은닉자금 추궁천화동인1호 2019년 배당이익 중 390억 세 갈래로 나뉘어… 사실상 김만배에게로檢, 경로 나눈 배경과 구체적 사용처 조사할 듯… 최우향 통해 돈세탁 정황도 파악
  •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범죄수익 260억원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 수감된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와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를 지난 18일 첫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김씨의 지시로 은닉한 자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최장 20일인 구속수사 기간 동안 집중추궁할 방침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18일 이 대표와 최 이사를 상대로 김씨의 은닉재산 규모와 행방을 집중조사했다. 이들은 김씨의 지시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7월까지 대장동 개발수익을 수표로 인출해 보관하거나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 260억원 상당을 은닉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로 구속됐다.

    檢, 260억 소재 파악되면 동결조치할 방침… 천화동인1호 돈 거래도 주목 

    김씨는 '화천대유 법인 계좌 압류에 대비해 운영자금으로 따로 떼어놓은 것이지 범죄수익을 숨긴 것이 아니다'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260억원의 소재가 파악되는 대로 법원에 추징 보전을 신청해 동결조치할 방침이다.

    김씨는 대장동 관련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6일 화천대유로부터 배당금 423억원을 받은 뒤 220억원을 알려지지 않은 모처로 송금했다. 이 금액 중 일부가 이번에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은닉자금 260억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 측과 천화동인1호의 돈 거래도 들여다보고 있다. 천화동인이 2019년 거둔 배당수익 565억원 가운데 384억9000만원이 대여금으로 지출됐다. 화천대유로 159억9000만원, 천화동인1호 임직원들에게 135억원, 지배기업 최대주주(김만배)에게 90억원이 각각 흘러나갔다.

    천화동인1호는 화천대유가 지분 100%를 가진 회사이고, 이한성 공동대표는 천화동인1호의 유일한 등기임원이었다. 이씨는 김씨의 도장과 인감을 관리하는 금고지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실상 김씨에게 전부 흘러들어간 대여금을 굳이 세 갈래로 쪼갠 배경과 구체적 사용처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檢, '헬멧남' 최우향 통해 돈 세탁한 정황도 파악

    검찰은 이른바 '헬멧남'으로 불리는 김씨 측근인 최우향 씨 주변의 돈 거래도 주목하고 있다.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지낸 최씨는 지난해 10월 김씨의 1차 구속영장 기각 때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서울구치소 앞으로 그를 마중나가 이 같은 별명을 얻었다.

    최씨는 2020년 4월 이후 천화동인1호에서 돈을 빌려 며칠 만에 갚는 방식으로 총 330억원을 거래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최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대여 또는 투자 명목으로 김씨의 돈 80억원가량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를 통한 돈 세탁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천화동인1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분이 숨겨져 있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민간사업자 남욱 변호사의 주장, 압수하지 못한 나머지 수표의 행방도 검찰의 조사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