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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시틀러 퇴진' 홍대앞 시위에… 중국인 유학생들이 참가한 이유

"중국 독재가 확장되면 이웃 국가인 한국도 피해자임은 틀림없다""한국 국민은 중국인의 민주와 자유 추구를 지지해 줄 것을 요청"

입력 2022-12-01 16:50 수정 2022-12-01 17:27

▲ 지난달 30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시위가 열리고 있다. ⓒ독자 제공

중국 정부의 강압적인 제로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시위가 서울에서도 열렸다. 11월30일 오후 7시 홍대입구역 인근 광장에서 열린 이날 시위에는 약 500명(추정)이 참여했다. 이번 시위는 주최 측이 없이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 시위에 참여한 한 중국인 유학생이 본지에 칼럼을 보내왔다. 신원 노출이 우려돼 필자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다. 살짝 어색한듯한 우리말 표현은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살렸다.

<중국인 유학생 A씨의 글 전문>

1.왜 한국에서 시위하고 왜 한국인의 지지를 원하는가?

우선 이번에 중국인 참가자는 모두 합법적으로 한국에서 생활하며, 이번 행사도 경찰에 신고해 진행합니다. 이런 행사를 개최하고 참여하는 것은 이들 중국인의 권리입니다. 

둘째, 현재 전 세계 각 도시에서 중국 독재정부에 대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한국은 민주적 제도권 국가로서 이런 활동을 허용하고 지지해야 합니다. 

셋째, 이웃 국가인 한국과 중국은 지금은 사이가 좋지 않지만 독재의 확장을 한국도 함께 막아야 하는데, 독재가 확장되면 중국의 이웃 국가인 한국도 피해자임에 틀림없습니다. 

넷째, 중국 내에서 반정부 활동을 탄압하고 있는 만큼 민주국가 사람들이 중국 내 항쟁자들에게 용기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2.시위현장엔 왜 갔는가?

첫째, 중국의 상당수 국민이 과도한 전염병 정책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11.24 우루무치 화재를 비롯해 많은 국민이 과도한 방역정책으로 사망한 만큼 집회를 통해 모든 불우한 사망자를 애도하고 중국 정부와 국제사회에 호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중국 내 도시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모두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동포들에게 외롭지 않고 함께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중국에서 항쟁하는 사람들이 아직 포기하지 않았는데, 해외에 살면서 시위할 권리를 가진 중국인들이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셋째, 우리의 책임입니다. 지금 중국에서는 지나치게 엄격한 검열 때문에 사람들이 백지를 들고 행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중국에서 흰 종이와 꽃을 들고 거리를 걷다가 체포되고 있습니다. 경찰도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의 휴대전화를 무차별적으로 점검해 반정부 활동 여부를 가리고 있습니다. 중국 시민으로서 우리는 정부를 감독할 책임이 있으며 더 나은 국가를 만들 책임이 있습니다.

넷째, 1989년 학생운동의 정신적 계승입니다. 나는 시위 현장에 갔던 많은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안전과 프라이버시에 대해 매우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물러설 이유가 될 수 없으며 우리는 1989년의 여러 선배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으며 민주와 자유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3.우리는 중국 정부에 대해 네 가지 요구가 있다.

첫째, 공개 추모 허용입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과도한 코로나 정책으로 사망한 중국 동포를 공개적으로 추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제로 코로나 정책을 끝내는 것입니다. 강제 코로나 검사를 중단하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즉시 종료하고 정상적인 생활과 생산 질서를 회복해야 합니다.

셋째, 체포된 동포들을 모두 무죄로 석방하고 절대 추궁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합니다.

넷째, 시진핑 퇴진, 정부 개혁입니다. 중국 헌법이 규정한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학술의 자유 등을 회복하고 인민에 대한 모니터링을 중단하며 모든 인민의 신체 자유와 인격적 존엄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4. 한국인은 어떻게 도울까?

어제 한국 인터넷에서 이번 시위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말들을 많이 봤고, 한국에서 나가라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중국에도 한국을 맹목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합니다. 

우선 이것은 모든 참여자의 권리이며, 대한민국 헌법이 모든 한국인 및 합법적 거류를 가진 외국인에게 부여하고 있는 권리임을 말하고 싶습니다. 

둘째, 민주·자유·독립을 추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3·1운동에서 광복에 이르기까지 한국인 스스로의 노력 외에 국제사회의 지원도 많이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 독립운동도 프랑스와 중화민국의 도움을 받아 상하이에 임시정부를 수립했습니다. 나는 오늘날 한국이 민주적 자유를 실현했다고 해서 자유를 추구하는 중국인이 탄압받는 것을 방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셋째, 시위하는 사람이 중국인이 아니라면 한국인도 이렇게 반감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갈등입니다. 미국인들이 미국 국내 문제로 한국에서 목소리를 높이면 한국인들도 미국으로 돌아가게 할 것입니까? 그렇지 않다면 이번 시위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중국인을 싫어하는지, 억압받는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지 의문입니다. 억압받는 사람이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독재자와 다를 바 없습니다. 

우리는 한국 정부에 대해 어떤 외교적 제재도 요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국 국민의 정신적 지지를 이끌어낼 것을 요청합니다. 한국 국민은 중국인의 민주와 자유 추구를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한국인 친구들 공감하거나 지지할 수 없다면, 우리가 성공하는 그날까지 우리와 함께 기다리고 민주와 자유의 성과를 함께 공유합시다. 그러나 우리는 비웃음과 풍자를 자제해 줄 것을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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