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페르난데즈 주한 EU 대사 접견… 8일 1시간 동안 비공개 회의김의겸 "EU 대사, 北 도발 대응에 尹정부 한계 있다고 말해" 브리핑EU 대사 "내 말 왜곡, 사실과 달라" 유감… 김의겸 "따로 할 말 없다"
  • ▲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석 기자
    ▲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인 김의겸 의원이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 대사의 발언을 왜곡했다는 논란에 "따로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9일 오전 국회에서 뉴데일리와 만나 해당 논란에 따른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자리를 떠났다.  

    문제의 발단은 김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페르난데즈 대사의 비공개 회의 내용을 언론에 전달하는 데서 시작됐다.

    이 대표는 8일 국회에서 페르난데즈 대사를 만났다. 두 사람은 모두발언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를 비롯해 에너지 문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등을 언급한 뒤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김 의원은 비공개 회의가 끝난 뒤 언론 브리핑에서 "EU 대사가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현재 윤석열정부에는 대화 채널이 없어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되어도 대화 채널이 있었기에 교류를 통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페르난데즈 대사는 같은 날 오후 외교부를 통해 김 의원이 전한 '윤석열정부가 북한 도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페르난데즈 대사가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내 말이 야당의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잘못 인용되고 왜곡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잘 알다시피 그런 의미도 아니고 그럴 의도도 없었다(Sorry that my words have been mis-used and twisted by opposition for media, that was not the meaning nor the intention, as you know well)"고 밝혔다고 공지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회의 당시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불법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계속해서 높이는 것은 기후행동이나 통상 WTO(세계무역기구) 원칙에도 해를 입히는 행동"이라며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을 규탄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북한'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김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함께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가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망신을 당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한 EU 대사가 자신의 발언을 왜곡했다며 직접 유감을 표명하면서 국제적으로도 망신을 당한 것이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오후 3시39분쯤 사과문을 내 "브리핑 과정에서 EU대사께서 말씀하신 내용과 다르게 인용을 했다. 이 대화 중에 과거 정부와 현 정부의 대응을 비교하는 대화는 없었다"며 "혼란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EU대사님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