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언련 "MBC 뉴스, '민주당 비호' 편파성 두드러져""전 방송이 대서특필한 사안을 MBC만 이틀 후 보도""어민 강제북송 사건‥ 제2의 '논두렁 시계'로 몰아가"
  • ▲ 지난달 30일 '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고 말해 논란이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언론이 왜곡해서 전달한 것'이라며 반박했다는 사안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 지난달 30일 '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고 말해 논란이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언론이 왜곡해서 전달한 것'이라며 반박했다는 사안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MBC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가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공정감시단장 이홍렬)가 선정한 7월 넷째 주(25~31일) '최악의 편파 방송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전·현직 언론인, 시민단체 회원, 대학생 등 40여명의 모니터링 조사단을 통해 5대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TBS)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공언련은 "지난주 방영된 주요 뉴스·시사프로그램을 살펴본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관점으로 이슈를 다룬 불공정 편파 방송이 총 60건 적발됐다"며 "이는 지난주(57건)보다 3건 늘었고, 3주 전(32건)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라고 3일 밝혔다.

    "방송사별로는 편파 방송 사례가 24건 적발된 TBS가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MBC가 13건, KBS가 12건으로 뒤를 이었다"고 소개한 공언련은 "프로그램 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에게 불리한 중대 사안은 보도하지 않고, 여권의 부정적 이슈는 크게 부각한 MBC 뉴스데스크를 이번 주 '문제의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언련은 앞서 7월 셋째 주(18~24일) '문제의 프로그램'으로 선정한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등 3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방송심의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 불리한 기사는 누락… '해명'에만 초점"

    공언련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남성이 사망한 사건을 전 방송사들이 당일 주요 뉴스로 보도했으나, 뉴스데스크는 보도하지 않았다.

    이로부터 이틀이 지난 지난달 29일 <법인카드 수사 참고인 사망‥경찰 '당혹', 이재명 '침묵'>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건을 전한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30일 <"무당의 나라가 됐나‥나와 상관 없어"‥반박나선 이재명>이라는 제목으로, '정권의 결정에 무속인들이 영향을 끼쳐선 안 된다'는 이 의원의 주장과 반박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뉴스데스크는 논란이 됐던 "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는 이 의원의 발언 역시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당일(7월 29일) 보도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뉴스데스크는 1보는 내보내지 않다가 이튿날 이 의원의 해명을 속보로 내는 편파 보도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민주당에 불리한 이슈를 소홀히 다룬 뉴스데스크는 행안부 경찰국 신설이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문자 논란 등 정부·여당 관련 부정적 이슈는 연일 톱뉴스로 비중 있게 보도해 대조를 이뤘다.

    공언련은 "내용적으로도 '경찰국 신설'은 경찰과 야당의 주장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문자 논란은 당내 일부 발언만을 부각하거나 자극적 표현으로 당내 갈등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공언련에 따르면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6일 행안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민주당의 주장은 상세히 전달한 반면, 국민의힘의 주장은 단 3문장만으로 전해 기계적 중립조차 갖추지 않았다.

    또한 같은 날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선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북송을 유엔사가 승인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일방적으로 옹호했다.

    특히 "지금의 여권이 허위 정보를 만들어 문재인 대통령을 해코지하려 한다"며 그동안 제기된 각종 보도를 '논두렁 시계 사건'에 빗대 허위라고 주장한 문 정권 참모진의 주장을 앵커 멘트로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에는 권 원내대표의 문자 논란을 다루면서 앵커 멘트 첫머리에 '양두구육'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등장시켜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와의 감정 싸움을 부추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두 번째 꼭지로 국민의힘 내부 상황을 전한 뉴스데스크는 '여권 내 청년 정치인'을 당내 여론의 핵심인 것처럼 등장시키고 '이 정권은 망했다'는 등의 자극적 표현으로 여권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경찰국 신설 문제… 배경 설명보다 갈등 상황만 부추겨"

    공언련에 따르면 뉴스데스크 외에도 다수의 주요 뉴스·시사 프로그램에서 민주당에 유리한 편파 방송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KBS '뉴스9'는 지난달 25~26일 경찰국 신설 논란을 톱뉴스로 4꼭지씩 보도했는데, 정부 여당이 왜 경찰국을 신설하려 하는지 그 배경과 이유에 대해서는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반면, 이에 반발하는 경찰의 집단 움직임과 행안부의 대치 상황만 연일 보도해 당내 갈등 상황을 부각했다.

    공언련은 "문재인 정부 때까지 청와대 민정수석 지휘를 받아온 경찰이 대통령의 위임을 받은 행안부 장관 지휘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국민의 통제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뉴스9는 이런 설명도 없이 나타난 현상만 보도함으로써 경찰국 신설에 대해 시청자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검사회의'는 검찰 내부 준칙, '판사회의'는 법원 규칙에 근거해 개최되는 반면, '전국경찰서장회의'는 이러한 근거가 없고 집단행동계획을 취소하라는 수뇌부의 지시를 무시했다는 점에서 엄연히 다른데도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는 지난달 25일 '경찰회의'와 '판검사회의'를 단순 비교하며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진행자인 주진우가 '광우병' '조국 수호' '촛불집회' 때 단골 사회자로 활동했던 출연자를 '국민 사회자'로 추켜세우고, 이 출연자는 MB 정권 때 이뤄진 '사면' 사례만 강하게 비판하는 등 정치적으로 편향된 모습을 보였다.

    "'검찰 문제점' 지적… 알고 보니 '민주당 인사 띄우기'"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은 지난달 25일 '전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윤 대통령 입장에서 정치적으로 볼 때 정치적 도박이 될 수 있다'는 한 국내 전문가의 멘트를 인용한 뉴욕타임스 보도를 소개하며 "(윤석열 정부가) 정치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말해 마치 윤 정부가 있지도 않은 사실을 '정치적 목적에 따라' 억지로 수사하는 것처럼 방송했다.

    지난달 27일에는 김어준이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한 출연자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정치 이력은 일절 언급하지 않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짚어 줄 만한 사람을 찾다가 저희가 발굴했다"고 밝혀, 마치 해당 출연자가 중립적 시각에서 정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것처럼 포장했다.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을 진행하는 신장식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검찰 직접수사 기능 확대 방침에 대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이미 결정한 사항" "국회 머리 꼭대기, 국민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겠다는 것으로 태도가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한동훈 장관의 보고 내용은 '검수완박' 법안이 시행될 것을 전제로 검찰이 할 수 있는 수사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진행자는 이런 상식을 무시하고 한 장관이 마치 초법적인 방식을 끌어들이는 것처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