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 제출… 의장단 단독 선출 시사사개특위 구성, 검수완박법 헌재 제소 취하 무산되자 巨野 행보與 "입법 독재 재시작 신호탄, 국회 협치 정신 짓밟는 것" 반발
  •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생우선실천단 주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성과평가 국회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생우선실천단 주최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성과평가 국회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단독으로 제출하며 원 구성 강행 수순에 들어갔다.

    의석 수 차이를 등에 업은 거대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 헌법재판소 제소 취하를 여당이 받아 주지 않자 국회의장 단독 선출을 시사하는 등 다시 국회 운영 독주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년 내내 반복됐던 입법독재의 풍경이 또다시 재현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 제출

    전용기 민주당 원내부대표와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28일 국회 의사과에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헌법과 국회법 등에 따르면, 임시회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할 수 있으며, 의장 공석 상태에서도 국회 사무총장이 대신 소집을 공고할 수 있다. 이번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70명의 이름으로 제출됐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7월1일 오후 2시부터 언제든 본회의는 열릴 수 있다"며 "그 전까지 저희는 정부·여당과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설득하겠다. 협상의 끈을 놓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가 열리면 국회법 18조에 따라 출석 의원 중 최다선인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임시 의장을 맡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김진표 새 국회의장 등 의장단을 선출한 뒤 국민의힘과 원 구성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후보와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후보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민주당은 후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는 대신 검수완박 법안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나설 것과 헌법재판소 제소 취하를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간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법안을 악법(惡法)으로 규정하며 이를 거절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4월 헌재에 박병석 국회의장과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을 상대로 검수완박 법안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가처분을 신청했다. 적법한 절차를 어긴 입법으로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는 취지에서다.

    선거 패배에도 국회 독주에 與 "더 큰 위기 맞을 것"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본회의 소집을 강행한다면 지난 임대차 3법, 검수완박법 등을 강행한 입법독재 재시작의 신호탄이 될 거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소집하면 이는 입법독재 재시작의 신호탄이자 국회가 지켜온 협치정신을 짓밟는 것"이라며 "또다시 사사건건 정부 발목 잡기에 나선다면 윤석열정부는 제대로 일할 수 없거니와 민생은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2년 전 53년 만에 여야 합의 없이 단독 선출된 박병석 국회의장에 이어 또다시 국회의장 단독 선출이라는 악행이 반복되려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법사위를 내줄 테니 사개특위 참여와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을 취하해 달라고 한다. 민주당은 이를 '통 큰 양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통 큰 양보이기는커녕 국민 호도를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민주당의 임시회 소집요구서 제출을 알리며 "7월1일부터는 국회 경내에 비상대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 원내대표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 경축특사단장 자격으로 필리핀으로 떠나는 만큼 마지막까지 여야의 물밑 접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수석 간 회동 날짜는 잡지 않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성준 민주당 원내부대표와 추가 만남 계획과 관련 "아직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