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0일 미 공군 오산기지 도착 → 평택 삼성 공장 직행윤 대통령·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바이든과 평택공장 동행尹·바이든, 경제·안보 협력 강조…尹 "포괄적 전략동맹 의미"바이든 "尹 당선과 취임 축하, 한미 동맹 끌어올릴 방안 모색"
  •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을 마친 후 연설하고 있다. 왼쪽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을 마친 후 연설하고 있다. 왼쪽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평택 삼성 공장을 시찰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방문을 계기로 한미 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안보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11분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캠퍼스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10분 쯤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에 도착한 뒤 첫 행선지로 평택 공장을 찾았다.

    이재용, 1시간 먼저 공장 도착해 尹·바이든 맞이 준비

    양국 정상의 공장 시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동행했다. 이 부회장은 당초 이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재판 일정이 있었지만, 출석하지 않고 평택공장에서 양국 정상을 직접 안내했다. 이 부회장은 오후 4시54분 평택 캠퍼스에 미리 도착해 취재기자들과 일일이 인사하는 등 분주히 현장을 챙겼다. 

    이어 윤 대통령도 오후 5시55분쯤 같은 장소에 도착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와 윤 대통령을 맞이했고 윤 대통령은 악수를 건네며 "진작에 왔어야 했는데"라고 호응했다. 

  •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6시56분부터 오후 7시18분까지 22분간 공장을 둘러봤다. 공장 시찰 이후 오후 7시40분 이재용 부회장이 먼저 양 정상의 공동연설이 진행될 기자회견장에 입장했다.

    윤석열 "반도체 통한 포괄적 전략동맹 의미 새겨야"

    이재용 부회장은 "25년전 삼성은 해외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게 됐다. 저희에게 이 우정은 매우 소중하며 앞으로도 매우 강력한 관계 이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의 소개에 맞춰 오후 7시42분 동시에 입장했다. 특히 양 정상은 오는 24일 출범을 앞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 워크(IPEF)와 관련한 공감대를 이뤘다.

    먼저 연설에 나선 윤 대통령은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캠퍼스 방문은 반도체가 갖는 경제·안보적 의미는 물론, 반도체를 통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동맹의 오랜 역사처럼 한미 반도체 협력의 역사 또한 깊다"며 "작년 말 출범한 '한미 반도체 파트너십 대화'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 협력은 물론, 투자·인력·기술 협력사업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반도체가 우리 미래를 책임질 국가안보 자산이라 생각하며 과감한 인센티브와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對)한국 투자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께서도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제공뿐 아니라 미국의 첨단 소재·장비·설계 기업들의 한국 투자에도 큰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바이든 대통령도 화답에 나섰다. 그는 "윤 대통령의 당선과 취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며 "이번 회담에서 한미 동맹을 한층 끌어올릴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바이든 "우리 전략은 동맹 강화… 첫번째 행선지 한국인 이유"

    IPEF에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한국 같은 국가들과 함께 공급망 회복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 전략이 동맹 강화에 초점 두고 있다. 아시아 첫 순방에서 한국을 방문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나는 이번 방한 기간 중 많은 논의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수개월, 수년에 걸쳐 두고두고 논의를 계속할 것이다. 한미동맹은 역내 및 세계 안정 평화의 중심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끝으로 한미 정상의 공동 연설은 오후 7시57분에 종료됐다.

    이날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한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은 전 세계 메모리(D램·낸드)의 약 15%를 공급하는 등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다.

    한미 정상이 삼성 평택 공장을 함께 방문한 것은 반도체를 통한 '한미 경제안보 동맹 강화'로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을 함께 해결해 나가려는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볼 수 있다.

    또 윤 대통령의 이번 평택 캠퍼스 방문은 취임 후 첫 산업현장 공식 방문으로, 대통령실은 "평택 캠퍼스 등 510조원 규모의 반도체 업계 투자 프로젝트의 차질없는 진행을 위해 정부도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반도체시장 점유율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메모리 반도체는 D램·낸드플래시 모두 세계 선두를 유지하는 등 1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 기준으로도 삼성전자는 세계 선두권, SK 하이닉스는 3위에 해당한다.

    글로벌 시장 현황에 따르면,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점유율 43%로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SK 하이닉스 29%, 미(美) 마이크론이 23%를 차지하고 있다. 낸드 분야에서도 삼성전자가 34%로 1강(强) 구조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다만 설계기업(팹리스)·생산기업(파운드리) 간 분업 구조가 일반적인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3% 수준이다. 팹리스는 퀼컴이 18%, 엔비디아가 13% 등 미국 업체 점유율이 절반 이상이며, 파운드리는 대만의 TSMC(52%)가 독보적이다. 삼성은 점유율 2위지만 16%에 불과하다.

    나아가 주요국들이 미래 국가경쟁력의 원천이자 경제안보의 핵심 품목인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지원책을 논의하고 시행 중인 만큼 우리 반도체 산업도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우리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내 핵심적 지위를 유지하고 반도체 초격차를 확보해 나가기 위해, 정부는 반도체 산업이 '국가안보자산'이라는 인식 하에 국가 첨단 전략 산업으로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이튿날인 21일 오후에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윤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회담 종료 후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만찬은 대통령실 인근 국립중앙박물관이며, 국내 10대 기업 총수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마지막 일정으로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윤 대통령과 함께 방문해 한미 연합작전을 수행하는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이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삼성 반도체 평택 캠퍼스 방문 연설문 전문.

    바이든 대통령님,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바이든 대통령께서 방한의 첫 일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 반도체 평택 캠퍼스를 방문하신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바이든 대통령께서는 취임하신 이래,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으로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반도체법(Chips Act)의 의회 통과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울러 공급망 정상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제협력을 이끌고 계십니다.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캠퍼스 방문은 반도체가 갖는 경제·안보적 의미는 물론, 반도체를 통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반도체는 자율주행차, AI, 로봇 등 모든 첨단 산업의 필수부품이자 미래 기술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의 70%를 공급하면서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미 동맹의 오랜 역사처럼 한·미 반도체 협력의 역사 또한 깊습니다.

    이 땅의 첫 반도체 기업으로 한미 합작의 ‘한국반도체’가 1974년에 설립되었습니다.

    미국 마이크론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세계 세 번째로 64KD램을 개발한 이래 미국 오스틴시에 이어 테일러시에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램리서치, 듀폰 등 미국의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들도 한국 투자를 통해 한국 반도체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미 정부 간 반도체 협력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년 말 출범한 ‘한·미 반도체 파트너십 대화’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 협력은 물론, 투자·인력·기술 협력사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반도체가 우리 미래를 책임질 국가안보 자산이라 생각하며 과감한 인센티브와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바이든 대통령께서도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의 제공뿐 아니라 미국의 첨단 소재·장비·설계 기업들의 한국 투자에도 큰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바이든 대통령께서 한국 반도체의 심장인 평택 캠퍼스에 방문해 주셔서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 방문을 계기로 한·미 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 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