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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의 뜻" 성남FC 자금은 극비사항… " 현금 인출" 알고도 수사 뭉갰다

경찰, 성남시 체육단체 현금 인출 정황 포착… 용처 확인 않고 지난해 9월 '무혐의' 처분수원지검 수사팀, 경찰 수사기록 검토… 재수사·보완수사 수차례 요구에도 박은정이 뭉개이재철 전 성남부시장 "성남FC, 2층 뜻이라며 후원금 공개 안 해"… "경영·영업상 비밀"박은정과 부닥치던 박하영 사직서 제출… "직을 던져야지 수사가 가능해질 수 있다"

입력 2022-01-27 17:15 | 수정 2022-01-27 17:47

▲ 박은정 성남지청장.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박은정 성남지청장의 수사무마 의혹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성남지청 수사팀이 경찰의 부실수사에 의문을 품고 재수사·보완수사를 요구하려 했지만, 박 지청장이 재검토를 지시하며 수사를 미뤘다는 것이다.

성남FC가 받은 후원금 중 일부를 성남시 유관 체육단체가 현금으로 인출한 정황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포착됐는데도 경찰은 용처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지난해 9월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성남지청 수사팀은 이 같은 현금 인출 정황을 박은정 지청장에 보고했는데도, 박 지청장이 사건을 뭉갰다는 것이다. 

결국 성남FC로 들어온 대기업들의 후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사건 처리를 놓고 박 지청장과 갈등을 겪던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는 결국 사의를 표명했고, 검찰은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경기 분당서, '이재명 대세론' 떠오르자 성남FC 의혹 '무혐의' 결론

2018년 6월 옛 바른미래당은 경찰에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여러 기업에 성남FC 광고비 명목으로 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가 있다고 고발했다. 이 후보가 2015~17년 두산건설·네이버·농협·분당차병원·현대백화점·알파돔시티 등 기업 6곳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 및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여 원을 받고 특혜를 줬다는 것이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3년3개월간 수사하다 민주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9월 무혐의로 결론냈다. 당시에는 '이재명 대세론'이 떠오르는 상황이었다.

경찰이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자 고발인 측은 이의를 제기했고, 성남지청이 사건을 넘겨받아 경찰 수사기록을 검토했다. 

2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경찰 수사자료에서 성남FC가 받은 160억원 중 일부가 성남시 유관 체육단체에 흘러 들어간 뒤 상당액이 현금으로 빠져나간 정황을 확인했다. 이런 수상한 돈의 흐름에도 경찰이 수사한 흔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는 이 후보 불송치 결정문에도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정황이 담겼다고 전했다. 불송치 결정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생겨난 경찰 권한으로,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넘기지 않고 자체 종결하는 것을 뜻한다.

경찰 불송치 결정문에 부실수사 정황… 후원금 빠져나간 정황 확인 안 해

2장 분량의 불송치 결정문에 적힌 무혐의 이유는 19줄이었다고 한다. 경찰은 "두산건설 등 기업 6곳에 용도변경, 건축 인허가 등 현안 민원이 존재한 사실 및 각 기업이 성남FC에 광고비를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이 후보와 두산건설 등 기업 광고 계약 담당자들이 의혹을 부인한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장동시민사회진상조사단장인 이헌 변호사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FC에 유난히 많은 돈이 들어왔고, 그 돈이 빠져나갔다면 그 돈의 흐름을 쫓아야 하는데 아예 그런 생각을 안 한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성남FC가 기업들로부터 수십억원을 받고, 그 돈이 성남시 체육단체로 흘러갔다고 하면 당연히 수상한 것 아니겠느냐"며 "그것을 알고도 계좌 추적도 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정권에 부담이 되는 사건을 경찰이 부실수사한 데 이어, 친정권 검사가 수사 재개를 막은 것이라는 말이다.

박하영 차장검사, 현금 인출 정황 보고… 박은정 "기록 보겠다" 미적미적

성남FC 후원금 행방에 관한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은 박은정 성남지청장의 수사 무마 의혹과 맞물린다. 

성남지청 검사들은 경찰 수사기록을 통해 성남FC 후원금 일부가 성남시 관련 체육단체로 유입된 뒤 현금으로 인출된 정황을 확인하고 박하영 차장검사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박 차장검사는 이를 박 지청장에게 보고했으나, 박 지청장은 "기록을 보겠다"면서 검사들에게 경찰 수사기록을 넘겨받은 뒤 한동안 기록을 돌려주지 않는 등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무렵 성남FC 관련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시 야당 국회의원들이나 성남시의회 의원들은 성남시와 성남FC 등에 "후원금을 실제로 성남FC가 썼는지 사용내역을 제출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때마다 성남시 등은 "성남FC의 경영·영업상 비밀"이라며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현재까지 성남시가 기업 6곳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으로 160억여 원을 받은 사실은 확인됐지만, 후원금의 사용처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재철 "성남FC, '2층 뜻'이라며 예산 사용처 공개 안 해"

이 후보가 성남시장일 때 성남시 부시장과 권한대행을 지낸 이재철 국민의힘 국민검증특위 위원은 조선일보에 "후원금 유치에 관련된 성과수당 지급을 포함해 성남FC 예산의 사용처를 알아보려 해도 성남FC 측에서는 시장권한대행인 나에게조차 절대 알려주지 않았다"며 "성남FC 간부들은 '2층의 뜻'이라며 공개를 끝까지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이 언급한 '2층'은 성남시에서 '이재명 당시 시장 집무실과 측근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지난 25일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 박은정 지청장의 수사 뭉개기에 따른 '항의' 성격이라는 말이 나돈다. 

박 차장검사는 검찰 인사 단행 전날인 2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더 근무를 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봤지만, 이리저리 생각해보고 대응도 해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적었다. 

박 차장검사는 또 주변에 "이렇게 사직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직을 던져야지 수사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사팀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수차례 보완수사 필요성을 보고했지만 박 지청장이 계속 반려 의견을 내는 등 수사를 방해한 데 따른 항의 표시로 풀이된다.

수사팀은 성남FC 후원금의 용처 확인을 위해 계좌 추적을 하려 했으나 박 지청장이 이를 막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지청장은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지내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징계를 주도한 인물로, 검찰 내부에서도 대표적인 친정권 성향 검사로 분류된다. 박 지청장은 검사장 승진 1순위로 꼽히기도 한다.

박은정, 대표적 친정권 검사… 법조계 "전형적인 자기 편 감싸기"

이와 관련, 동아일보는 검찰 관계자가 "경찰 송치 사건을 4개월째 검토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차장검사를 포함한 수사팀의 일치된 의견에도 지청장이 명확한 근거 없이 보완수사를 막았다면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성남지청 관계자는 "(박 지청장이 계좌 추적을 막았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박 지청장이 사건 기록을 다 가져가 수사팀이 못 보고 있다는 소문도 있는데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인 이헌 변호사는 "이 사건이야말로 정경유착이자 자기네 편 감싸기가 아니겠느냐"며 "정권이 바뀌면 '내가 죽는다'고 생각하는 대표적 인물이 박은정 지청장"이라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공무원도 그렇지만 검찰은 상명하복의 관계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위에서 못하게 하면 밑에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오죽 답답했으면 박 차장검사가 '이 방법밖에 없다'며 사표를 냈겠나"라고 질타했다.

한편,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성남FC는 모금한 후원금을 현금으로 시 산하 체육단체에 지급한 사실이 일체 없으며, 후원금은 정당하게 법인 수입으로 처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한 일체의 자료는 수사당국에 모두 제출했고, 관련 담당자들이 3년여에 걸친 수사를 받았지만 혐의없음으로 종결 처리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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