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속 '순천휴명(順天休命)'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 "하늘의 뜻에 순응하라"는 의미동양철학 전공한 김만배 씨가 붙인 듯… 변경 이유 질문엔 답변 없어
  •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강민석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강민석 기자
    '천화동인1호'의 법인명이 '휴명(休命)'으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휴명'은 천화동인·화천대유와 마찬가지로 주역에 나오는 단어 중 하나로, '하늘의 명령' '임금의 명령'이라는 뜻이다.

    CBS 노컷뉴스는 21일 '천화동인1호'가 법인명을 지난해 12월1일 '휴명'으로 바꿨다고 보도했다. 주역의 해설서에는 '화재천상대유 군자이알악양선 순천휴명(火在天上大有 君子以遏惡揚善 順天休命)'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는 '불이 하늘 위에 있는 것이 대유이니, 군자는 스스로 악을 멀리하고 선을 드러내며 하늘의 뜻에 순종하고, 그 아름다운 뜻에 순응한다'는 의미다. 바뀐 법인명은 '순천휴명'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휴명, 동양철학 전공 김만배가 붙인 듯

    바뀐 법인명은 천화동인이나 화천대유와 마찬가지로 동양철학을 전공한 김만배(구속) 씨가 붙인 것으로 추측된다. 대장동 개발사업 배임 혐의로 법정구속된 상태에서도 법인에 여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천화동인으로 화천대유되니 순천휴명하라'로 이어지면서 문장이 완성된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천화동인은 '뜻이 같은 여러 사람에게서 도움을 받아 마음먹은 일을 성취할 수 있다'를 의미하고, 화천대유는 '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를 의미한다. 

    이를 합쳐 풀이해보면 '뜻이 같은 여러 사람에게서 도움을 받아 천하를 크게 소유하게 되니 하늘의 뜻에 순응하라'로 완성된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천화동인1호'는 대장동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시점인 2015년 6월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이성문 전 대표와 김만배 씨의 친형 김모 씨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들은 이후 2019년 1월과 3월 각각 사내이사직을 내려놨다. 현재 사내이사로 등재된 이는 이한성 씨가 유일하다. 

    이씨는 2019년 1월31일 사내이사로 취임해 지금까지 직을 이어온다. 이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화영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김만배 측 변호사 "범죄 혐의와 관련 없어"

    CBS 노컷뉴스 취재진은 이씨에게 법인명을 바꾼 이유와 구속된 김씨가 지시를 내려 법인명이 바뀐 것인지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 측 변호인은 "범죄 혐의와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한편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1호는 화천대유가 100% 지분을 소유했다. 천화동인1호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약 1억400만원을 투자해 배당금으로 1208억원 정도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