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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찰·정치편향·실적 저조… 공수처, 출범 1주년 행사 '비공개'

오는 21일 1주년 행사, '처장님 말씀'과 '기념촬영'이 전부… "대내외 상황 고려했다"이헌 변호사 "공수처는 허울뿐인 수사기관… 스스로 아마추어 자인하는 신세"

입력 2022-01-18 17:16 | 수정 2022-01-18 17:19

▲ 지난해 1월 2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 제막식 현장 모습. ⓒ뉴데일리 DB

오는 21일 출범 1주년을 맞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주년 기념행사를 외부 인사 초청 없이 진행한다. 예정됐던 출입 기자 간담회도 생략됐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최근 불거진 '통신 사찰 논란' 등 비판여론과 초라한 실적을 의식해 '비밀 행사'를 여는 것이라고 봤다.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공수처는 오는 21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 5동 대회의동에서 '출범 1주년 기념행사'를 비공개로 진행한다. 

공수처 1주년 행사… 식구끼리만 모인 소박한 잔치

이날 행사에는 외부 인사는 전부 배제되고 김진욱 공수처장 및 여운국 차장, 부장검사, 평검사 등 구성원 28명만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는 김 처장의 '처장님 말씀'과 '기념촬영'으로 진행된다. 당초 출범 1주년을 맞아 김진욱 공수처장과 출입 기자단의 기자간담회를 검토했으나 이번 행사에선 외부 인사를 전부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대내외 상황을 감안해 출입 기자간담회는 이번에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검찰개혁'을 상징하는 권력형 비리 수사 전담 기구로 탄생했다. 국가인권위원회·입법부(국회)·사법부(대법원)·행정부(청와대) 등으로부터 지휘를 받지 않는 완전히 독립된 수사기관이다. 

그동안 유지됐던 검찰의 '기소 권한 독점 체제'를 깨뜨렸다는 점과 검사는 물론 검찰총장도 수사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검찰을 견제하는 기구'라는 이미지를 갖고 출범했다. 이와 동시에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검찰과 달리 아무런 견제기구가 존재하지 않아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출범 2달 만에 정치편향 논란 자초

공수처의 정치적 편향 문제는 출범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불거졌다. 2021년 3월 초,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혐의를 받던 이성윤 서울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김 처장이 비공개로 면담하고 기초 조사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질의 과정에서 드러났고 김 처장은 "적법한 절차를 준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이 고검장을 공수처 관용차에 태워 청사로 들인 폐쇄회로TV(CCTV)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황제 조사' 논란으로 번졌다.

이성윤 고검장은 이른바 '친문 검사' '방탄 검사' 등의 별명이 붙은 친여(親與) 성향 검사다. 과거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하라던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당시 검찰총장)의 지시에도 "피의자(최강욱) 조사가 필요하다"며 3번이나 거부한 바 있다.

또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관련해 청와대 비서관이 개입된 것이 확실하다는 수사팀의 보고서를 받고도 3개월이 넘도록 기소 여부를 미루기도 했다. 공수처는 이 같은 인물의 수사에 편의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며 '정치 중립성'에 대한 의심을 받게 됐다.

이성윤 '황제 조사'에 윤석열 사건에만 수사력 집중

정치 편향성 문제는 윤 후보에 대한 수사에 수사력을 집중하며 비화됐다. 지난해 6월 4일 공수처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 등 윤 후보 관련 사건을 직접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공수처는 '인력 부족'을 호소하던 때로,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별채용' 사건도 마무리를 하지 못했던 시점이었다. 

그런데 공수처는 이후 '고발 사주' 의혹 등 윤 후보 관련 사건만 총 4건을 접수하며 특정 정당의 대선 후보 수사에만 힘을 쏟아 ‘수사기관의 대선 개입’이라는 비판까지 자초했다.

비교적 최근에는 언론인·정치인·대학생 등 신분을 가리지 않은 무작위 통신사찰로 논란을 빚었다. 현재까지 공수처로부터 통신 조회를 당한 사람들은 언론인 약 170명, 국민의힘 국회의원 93명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원 23명, 언론인 170명, 국민의힘 의원 93명 등이다. 또 윤 후보와 한동훈 검사장의 팬클럽 회원인 가정주부, 대학생 단체 회원들도 공수처로부터 통신조회를 당했다.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뉴데일리 DB

이헌 "공수처, 기관장 김진욱부터가 문제"

야당 측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지낸 이헌 변호사는 "기관의 장인 김진욱 처장부터가 문제"라며 "김 처장은 수사기관장으로서의 경험도 없을 뿐더러 특검 수사를 했다지만 이는 3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여운국 차장 역시 수사 경험이 없기 때문에 공수처는 '빌 공(空)'자가 어울리는 허울뿐인 수사기관"이라고 뉴데일리에 말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의 1년간 행적에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10점, 20점도 아니고 마이너스 100점"라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조희연 교육감 사건도 검찰이 3달 넘게 수사한 뒤 기소가 됐고, 그 이외에 다른 사건은 아직 기소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또 손준성 검사에 대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고, 여운국 차장 스스로가 '우리는 아마추어'라고 하는데 어떻게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1년간 뚜렷한 성과는 커녕 세간의 질타만 받게 됐는데 탄생 1주년이 됐다고 어떻게 외부의 축하를 받을 수 있겠나"라며 "기자간담회를 미룬 것도 결국은 최근의 통신사찰 논란이라는 소나기를 피하고, 어느 정도 성과를 낸 이후에나 하겠다는 심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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