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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기·김문기 극단 선택… 성남도개공 지휘 라인, 정민용만 남았다

김문기 성남도개공 사무실서 숨진 채 발견… 유족들 "윗사람들 아무도 책임 안 져"김문기 2008년부터 유동규와 친분… 대장동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등 실무 맡아검찰, 배임 등 혐의로 정민용 불구속 기소… "이에 따른 압박 있었을 것" 분석도법조계 "핵심 인물 사라지면 누가 유리할까"… 김진태 "진실 말할 사람 거의 없어"

입력 2021-12-22 17:25 | 수정 2021-12-22 17:31

▲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된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에서 경찰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참고인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지난 21일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처장은 화천대유가 수천억 원을 챙길 수 있도록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핵심 인물로 꼽혔다.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에 이어 대장동 핵심 인물 중 극단적 선택을 한 두 번째 사례다. 대장동 개발 과정에 개입한 성남도개공 주요 인사는 정민용 변호사만 남은 상태로, 핵심 인사들의 잇단 사망으로 검찰 수사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문기 유족 "모든 책임 뒤집어씌우려 한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김 처장은 지난 21일 오후 8시30분쯤 성남도시공사 1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남도개공 직원들은 김 처장 가족들로부터 김 처장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사무실 등을 돌아보다 김 처장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처장 가족은 22일 오후 8시13분쯤 경찰에 같은 내용의 신고를 하기도 했다.

다만 경찰은 "범죄 혐의점은 없다"면서도 명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김 처장의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다. 부검은 오는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된다.

김 처장 유족 측은 21일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를 찾아 "성남도시공사 측이 전날 김 처장만 콕 찍어 징계 처분을 내렸다. 꼬리 자르기 하려는 것 아니냐"며 "지금까지 검찰에서 계속 조사를 받았고 거기에 뒤따르는 책임을 윗사람들이 아무도 지려고 하지 않고 있다. 모든 책임을 김 처장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2008년부터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5년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팀장을 맡으며 대장동 사업 실무를 담당했다. 사업1팀은 최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유한기 개발사업본부장 산하에 있던 부서다.

김문기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관여 의혹… 지난 9일 참고인 신분 검찰 조사

김 처장은 성남도개공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할 당시 평가에 참여해 성남의뜰에 점수를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사업1팀 실무자가 사업협약서 검토의견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었다 7시간 뒤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해당 조항 삭제로 화천대유는 수천억원의 초과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김 처장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일각에서는 정민용 변호사(전 투자사업파트장)가 21일 불구속 기소되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같은 날 정 변호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부정처사후수뢰죄 및 범죄수익은닉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김 처장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 신분은 아니었다. 김 처장을 대상으로 한 마지막 검찰 조사는 지난 9일이었고, 당시 그는 참고인 신분이었다. 김 처장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퇴직한 정민용 변호사에게 내부자료를 보여줬다는 의혹을 받아 공사로부터 감사를 받아왔다. 공사 측은 조만간 김 처장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유한기 고양시 자택서 숨진 채 발견

김 처장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경기도 고양시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또 2015년 2월 윗선의 뜻이라며 황무성 당시 공사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한 혐의도 있다. 유 전 본부장의 유서는 유족들의 반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핵심 인물 두 명이 사라지면서 검찰 수사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낸 이헌 변호사는 뉴데일리 통화에서 "핵심 인물들이 이런 식으로 사라지면 누구한테 유리하겠느냐"며 "증인 협박 등을 의심할 만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변호사는 "이미 검찰 수사는 '윗선'에 대한 수사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대장동 의혹에 있어 가장 큰 핵심 쟁점은 업무상 배임인데, 이를 증언할 인물들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정민용 변호사에 대한 신변 보호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 협박당하거나 자백 강요당한 듯… 정민용 신변 보호해야"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람이 저렇게 쉽게 죽을 수 없다"며 "뭔가 계속 협박을 당하거나 주변에서 '니가 혼자 한 것으로 하라'는 등 강요를 당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의구심을 품었다. 

이 변호사는 "진작 특검을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주요 인물들이 사라지면서 검찰 수사가 윗선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됐다"며 "검찰이 유한기·김문기 등의 사망 이유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태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 역시 김 처장 사망과 관련해 "이제 진실을 말해줄 사람이 거의 안 남았다"며 특검을 촉구했다.

김진태 "왜 꼭 중요한 사람들이 사라지나"

김 위원장은 자신의 페에스북에 "중요 참고인이나 피의자가 사망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문재인정부 들어 벌써 23번째라는 얘기도 있다. 최근에 유한기 씨가 그랬고 노회찬 의원도, 손혜원 의원 남동생도 그랬다. 왜 꼭 중요한 사람들이 사라지느냐"고 적었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해 화천대유 몰빵을 만든 사람이 누구냐는 것"이라고 지적한 김 위원장은 "김문기 처장이 그 삭제를 반대했다가 윗선에 의해 결국 삭제됐다고 알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재명 후보와 정진상을 조사해서 밝혀야 하는데 검찰이 조사를 안 하고 뭉개고 있으니 애꿎은 사람이 자꾸 죽어 나간다"며 "검찰은 수사대상자 신병 관리에 책임이 있다. 주요 수사 대상자가 불안한 상태면 긴급체포를 해서라도 불상사를 막았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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