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사퇴선언에 민주당 골머리… 사직안 처리 안 하면 '사퇴 쇼' 부메랑
  • ▲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직원이 이낙연 의원실에서 내놓은 책자와 서류더미 등을 수거하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의원은 전날 대선 승리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직원이 이낙연 의원실에서 내놓은 책자와 서류더미 등을 수거하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의원은 전날 대선 승리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사퇴선언을 '쇼'라고 몰아붙였던 더불어민주당이 자당의 이낙연 대선 예비후보의 사퇴선언에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사퇴를 만류하고 사직안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與 지도부, 이낙연 사퇴에 만류 나서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9일 "송영길 당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의 정권 재창출을 향한 충정, 대선후보로서의 결의, 이런 배경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향후 우리가 원팀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 만큼 사퇴를 만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는 8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주의와 민주당, 대한민국과 호남, 서울 종로에 제가 진 빚을 갚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 후보가 사퇴를 선언한 이후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직접 통화해 만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조만간 이 후보와 만나 다시 한번 재고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그러나 사퇴를 선언한 8일 이미 국회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게다가 보좌진은 9일 의원회관 7층에 위치한 이낙연의원실에서 짐을 정리 중이다. 이낙연의원실 보좌진은 13일까지 전원 면직 처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사퇴하면 종로구 보궐선거도 부담" 

    이 후보가 뜻을 굽힐 여지를 보이지 않자 민주당 지도부는 답답하다는 표정이다. 국민의힘에서 윤희숙 의원의 사퇴안을 오는 13일 처리하자고 제안한 상황에서 이 후보의 사직안 처리를 미루는 것이 부담스러워서다. 민주당이 지난 8월 윤 의원의 사퇴선언 이후 줄곧 "사퇴 쇼 하지 말라"며 비난해왔기 때문이다.
  •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국회에 제출한 사직서. ⓒ국회의안정보시스템 캡처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국회에 제출한 사직서. ⓒ국회의안정보시스템 캡처
    경기지사직을 유지하는 이재명 경선후보와 의원직을 유지하는 박용진·김두관 예비후보 등의 현직 유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도 경선 후 '원팀'을 강조해온 지도부로서는 거북하다.

    게다가 이 후보의 사퇴가 현실화할 경우 이 후보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도 내년 대선과 함께 치러진다. 정치 1번지로 불리며 상징성이 큰 지역구 선거가 대선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낙연 사직안 처리 안 하면 사퇴 쇼 되는 것"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이 후보 사직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이거야말로 사퇴 쇼가 되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종로구 선거를 대선과 함께 치러 여러 변수를 만드는 것도 수성(守城)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매우 어려운 숙제"라고 토로했다. 

    이 후보의 사직 절차가 마무리되려면 사직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국회법 135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사직은 국회 본회의에서 '사직 허가 표결'을 해야 한다. 무기명으로 진행되는 표결에는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가 참여해 과반수가 찬성해야 사직안이 가결된다. 국회의원 사직안의 상정은 국회의장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