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 다음날 막말… 靑, 유튜브 영상 비공개 처리능라도→ 여의도로 바꿔 다시 올려… 野 "리허설 안 했을 리 없어" 고의성 의심
  • ▲ '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시작하는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영상 ⓒ청와대 유튜브
    ▲ '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시작하는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영상 ⓒ청와대 유튜브
    문재인 대통령이 개최한 '2021 P4G 서울녹색미래정상회의' 개회식 영상에서 서울이 아닌 평양 지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청와대의 충분한 해명이 있기 전까지는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P4G 회의 개막식에서는 문 대통령의 개회사에 앞서 오프닝 영상이 나왔다. 남산·광화문·한강이 차례로 등장하며 개최도시 '서울'을 소개하는 영상이었다.

    문제는 이후 강 위에 떠 있는 섬을 시작으로 '줌아웃(zoom out)' 되며 한반도와 지구 전체로 화면이 전환되는 장면에서 불거졌다. 줌아웃이 시작된 섬이 한강의 여의도가 아닌 대동강의 능라도였던 것이다. 서울이 아닌 평양 지도(위성사진)를 사용한 것이다. 

    청와대 유튜브 계정에 올라 있던 해당 영상은 논란이 일자 31일 오전 비공개 처리됐다. 이후 청와대는 오후에 능라도가 아닌 여의도를 사용한 영상으로 바꿔 게시했다.

    누리꾼 "할 말을 잃었다"

    누리꾼들은 이와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P가 평양을 뜻하는 것인가" "전 세계에서 모였는데 실화냐" "할 말을 잃었다"는 등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평양 지도 논란이 발생한 31일 북한은,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에 반발하며 우리 당국자를 향해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막말을 퍼부어 정부를 향한 비판여론이 더욱 거세게 일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행사를 기획한 청와대 탁현민 비서관은 김어준 라디오에 직접 출연해 행사를 홍보하며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미래기술이 접목된 회의'라고 자화자찬했다"면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미래가 '평양'인지 묻고 싶다. 이것은 '외교참사'를 넘어 '의전참사'이자 '정권참사'"라고 비판했다.

    허 의원은 이어 "P4G 서울회의에서 평양이라니. 리허설을 안 했을 리도 없고, 이 정도면 의도된 것"이라며 "찾아봤더니 영상을 내렸더라. 민망한 줄은 아나보다"라고 꼬집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탁현민 비서관의 마음 속의 수도?"라고 조롱 섞인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일자 정상회의준비기획단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편집 과정에서 정확하지 않은 위성지도가 삽입됐다"며 "제작사의 실수로 발생한 문제다.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주의를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글로벌 기후회의, 국제 인사 68명 참여

    P4G 정상회의는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글로벌 협의체로 우리 정부가 주관하는 환경분야의 첫 국제 다자 정상회의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번 행사에 각별히 공을 들이며 준비해 왔다. 

    이번 회의에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정상 및 고위급 인사 47명이 참석해 연설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기구 수장 21명까지 포함하면 정상급 인사 68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