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치원·초등 1~2학년, 27일 등교수업 시작… '괴질' 의심사례까지 나와 학부모 불안감 고조
  • ▲ 초등학교 1·2학년 등교 개학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세륜초등학교에 초등학생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등교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초등학교 1·2학년 등교 개학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세륜초등학교에 초등학생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등교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우한코로나가 지역사회에서 산발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27일 전국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이 등교를 시작했다. 하지만 교사와 학생들의 확진 판정 사례가 잇따르면서 2만902학교 중 561곳이 등교를 미뤘다. 여기에 이른바 '어린이 괴질' 의심 사례까지 발생해 등교와 관련한 불안감이 커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유치원생과 초1∼2, 중3, 고2 학생 237만여 명이 우한코로나 사태 이후 첫 등교했다. 다만 서울과 경기·대구 등 561곳은 등교 연기를 결정하고 원격수업을 실시했다. 해당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학교 구성원과 관련한 확진자, 밀접 접촉자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날 대구 수성구 오성고에서는 고3 학생인 A군이 확진판정받았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고3 학생과 이날 등교하기로 했던 고2 학생 전체의 등교를 중지했다. 이어 A군이 하교 후 다른 학교 학생들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인근 학교 5곳도 추가 감염을 우려해 이날 등교를 중지했다.

    전국 2만902학교 중 561곳 등교 중지

    경기도 부천에서는 전날 초등학교 교사 1명이 확진판정받은 데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고3을 제외한 전체 251개교가 등교를 중단하고 당분간 원격수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 서울 은평구와 노원구에서도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각각 확진판정받았고, 미술강사와 유치원생 확진자가 발생한 강서구 일대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도 등교를 미룬 상태다. 이처럼 감염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추가로 등교를 연기하는 학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교내 코로나 감염 확산에 더해 어린이 괴질 의심 사례까지 나오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심화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소아·청소년다기관염증증후군(MIS-C) 국내 첫 의심 사례가 26일 0시 기준 2건 발생했다. 2건 모두 서울지역 의료기관에서 나왔고, 연령대는 10세 미만 1명과 10대 1명이다

    어린이 괴질 의심 사례까지 발생… 학부모 불안 증폭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서울 광진구)는 "학교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아이를 등교시키기가 불안하다"며 "확진자가 나오면 학교에서는 갑작스럽게 무더기로 등교 연기를 하는데, 그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우리 아이 학교도 아예 등교를 미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에서 주 1회 등교를 진행한 후 사정에 따라 주 2회로 진행할지 검토 중이지만, 여전히 등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왜 우리 학교는 등교 연기를 안 하느냐는 학부모 문의도 많다"고 말했다.

    등교 연기 원칙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에 교육부 관계자는 "각 학교, 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하고 역학조사 결과 통제 가능성을 본 뒤 등교 중지 범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유은혜 "지금 등교 못하면 올해 아예 못해"

    현장에서는 등교수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교육부는 현 의료체계 내에서 감염 확산을 통제할 수 있다며 등교수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감염이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등교가 이뤄지는 것에 대해 많이 걱정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 대한민국 방역체계 속에서 등교수업을 하지 못한다면 올 한 해 등교수업을 아예 하지 못하거나, 원격수업만 진행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 의료체계 내에서 감염증을 감당하고 통제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지역에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학교가 바로 등교일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관련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등교수업 재개 일정과 관련해서는 "재개 일정도 처음부터 확정하기보다 진단검사 결과에 따라 학교 안전을 확인한 후 등교수업 개시일을 결정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