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초등 1~3학년 3차 온라인 개학에 학부모, 과제 등 원격수업 수행… 다자녀·맞벌이 가정 '한숨'
  • ▲ 초등학교 1∼3학년이 20일 3차 온라인 개학에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전국 초·중·고교 학생 540만여명이 일제히 원격수업에 참여했다. ⓒ경주시
    ▲ 초등학교 1∼3학년이 20일 3차 온라인 개학에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전국 초·중·고교 학생 540만여명이 일제히 원격수업에 참여했다. ⓒ경주시
    초등학교 1∼3학년이 20일 3차 온라인 개학에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전국 초·중·고교생 모두가 원격수업에 참여했다. 

    이날 '접속대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원격수업 환경은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스로 원격수업 참여가 어려운 초등 저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경우 출결 점검부터 과제물 제출까지 모두 떠안게 돼 '부모 개학'이 됐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전국 초등 1∼3학년 137만여 명이 참여하는 '3차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앞서 중·고 3학년은 9일, 중·고 1~2학년과 초등 4~6학년은 16일 온라인 개학을 했다. 이로써 전국 초·중·고교생 540만여 명이 모두 원격수업을 받게 됐다.

    초등 1∼3학년 온라인 개학… 초·중·고교생 540만 명 원격수업

    초등 1∼2학년은 스마트 기기 활용과 자기주도 학습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EBS 방송 시청 위주로 원격수업이 이뤄졌다. 초등 3학년의 경우 상급 학년들처럼 스마트 기기를 사용해 실시간 쌍방향형 또는 콘텐츠·과제 활용형 원격수업을 들었다.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 등 학습관리시스템(LMS)은 1·2차 온라인 개학 때와 비교해 심각한 접속대란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접속지연이나 동영상 끊김 현상이 이어졌다. 

    지난 9일부터 EBS 온라인 강좌를 수강하는 중학교 3학년 박모(경기도 부천시) 군은 이날 접속 상태와 관련해 "원래는 EBS 수업을 수강해야 했는데, 접속이 잘 되지 않아 유튜브로 대체영상을 봤다"며 "3일 전에는 EBS 홈페이지 로그인조차 안 돼 불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문제는 초등 저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스스로 원격수업 참여가 어려운 아이들을 대신해 출석 점검부터 과제 제출까지 떠안게 됐다는 점이다. 자녀의 온라인 개학이 ‘부모 개학’이 됐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서울 양천구)는 "오늘 아침부터 온라인 개학 때문에 진땀을 뺐다"며 "출결이나 과제물 등 모든 학습단계를 일일이 챙겨줘야 하는 탓에 내가 다시 학교에 다니는 줄 알았다. 부모가 개학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소연했다.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또 다른 학부모(인천시 부평구)는 "수업 영상은 20분이 채 안 됐는데, 그림 그리기 등 학습꾸러미에 담긴 과제들은 양도 많고 아이 혼자 해결하기에도 어려운 수준이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개학인 거냐"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아예 방학을 당겨서 실시하는 게 부모들이 원하는 것"이라며 "방학은 방학 대로 챙기려고 하고, 선생님들이 할 일을 부모들에게 덤터기 씌운 꼴"이라고 덧붙였다.

    초등 저학년 '부모 개학' 현실화… 등교개학 시점 '미정'

    특히 다자녀를 둔 가정이나 맞벌이 부부들의 고충은 한층 더 컸다. 세 자녀를 둔 한 맞벌이 부부는 "오늘 막내를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첫째와 둘째의 원격수업 지도를 했다"며 "가끔 영상도 버벅거렸고, 아이들 점심 차려줄 여유도 없이 시간이 지났다. 부모가 모든 걸 다 해줘야 하는 거라면 왜 온라인 개학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황당해 했다.    

    맞벌이 부부로 초등 2학년 자녀의 한 학부모는 "아이를 따로 맡길 곳이 없어서 온라인 개학 때문에 하루 휴가를 냈다"며 "아이가 등교할 때까지 계속 휴가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야말로 당황스럽다. 결국 아이를 봐줄 수 없는 가정의 자녀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기 어려운 상황인데, 맞벌이 부부를 위한 대책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기한을 5월5일까지 연장한 만큼, 등교개학은 빨라도 다음달 중순이 돼서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의 등교개학은 가장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이라며 "상황을 신중히 보면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의 병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