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이 나라 거덜내는 동안 유승민은 뭐 했나"… 새보수당에 대승적 통합 주문
  • ▲ '운동권의 대부'로 불리는 장기표 국민의소리 공동대표가 30일 오후, 자신의 용산구 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운동권의 대부'로 불리는 장기표 국민의소리 공동대표가 30일 오후, 자신의 용산구 사무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노동운동의 대부'  '영원한 재야'. 
    장기표 국민의소리 공동대표에게 항상 따라붙는 별칭이다. 1960년대 중반 노동운동을 시작한 그는 민주화운동으로 다섯 번 감옥에 다녀왔고, 9년의 징역살이를 했다. 12년 동안 수배받아 경찰에 쫓기는 몸으로 살기도 했다. 

    이런 장 대표는 스스로 '마르크스-레닌주의에 경도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칭했다. 노동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장 대표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 것은 약간 의외였다.  "왜 그런가"라는 질문에 그는 "똑똑해서가 아니라 나이가 많아서"라고 답하며 웃었다.  

    장 대표는 그러나 자신을 여전히 '진보주의자' '운동권'이라고 소개했다. 그런 그가 2019년 4월부터 매주 수요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정권 퇴진'을 외치며 정권의 기득권층인 '586 운동권'을 거세게 비판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문재인 정권을 타도하기 위한 야권의 통합 협의체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도 참여하며 연일 '문재인 정권 심판'을 외친다. 

    운동권의 거목인 장 대표가 586 운동권이 포진한 문재인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데는 어떤 뜻이 담겼을까? 장 대표에게 문재인 정권의 문제점과 문 정권을 저지하기 위한 야권 통합의 방도를 듣기 위해 30일 오후 서울 용산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운동권의 대부로 오랫동안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그런데 운동권이 주축을 이룬 문재인 정권을 비판한다. 이유가 뭔가?

    "문재인 정권과 거기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대착오적이고 구시대적인 사이비 진보 이념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만악의 근원으로 작용한다. 문재인 정권은 말로는 노동을 존중한다고 하는데  20~30년 전 이념에 경도됐다. 그들은 당시의 사상으로 현재를 보며 스스로 진보적 이념을 가졌다고 착각한다. 민주노총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지는데, 그것을 보지 못하고 끌려다닌다"

    -"민주노총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말을 장 대표의 입을 통해 들으니 새롭다.

    "민주노총은 노동자를 위한 조직이 아니라 노동기득권층을 위한 기구일 뿐이다. 노동운동은 대의가 있어야 한다. 대의의 첫 번째는 노동자 전체가 잘살아야 하는 것. 두 번째는 일하는 가운데 기쁨을 느끼고 누릴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노총은 자본주의적 이기욕을 충족시키는 데 온 힘을 다한다. 민주노총에는 전태일정신이 없다."

    -문재인 정권의 문제점을 진단한다면?

    "나는 독재라는 말을 잘 안 쓰려고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진정한 독재다. 막가파 정권의 표본이라고 본다. 가장 큰 문제는 법을 마구 위반한다는 점이다. 이번 검찰 인사를 보라. 법을 어기고 검찰총장의 팔·다리를 모두 잘라냈다. 청와대 식구인 최강욱을 기소하려는 검찰에 기소하지 말라고 한다.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한다. 모두 윤석열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제1호 피의자가 될 것이라고 수군댄다. 곧 이 정권이 공수처법을 만든 본색이 만천하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법을 하찮게 보는 것은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최고권력자가 국민의 뜻이라고 주장하며 국정을 전횡하는 것이다. 독재에는 물리력을 이용한 군사독재와 국민을 선동하는 전체주의 독재가 있는데, 지금 문재인 정부는 전체주의 독재의 표본이다. 나치즘·파시즘과 같은 행태를 보인다. 이렇다 보니 국민이 분열되고 대립한다. 국정이 총체적으로 파탄이다. 경제파탄·안보파탄·교육붕괴·외교고립 네 가지를 자행하는 막가파 정권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권은 잘못을 인정할 줄도 모른다. 인식 자체가 없다."

    -인식 자체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를 할 사람이 아니다. 일명 '노빠' '문빠'의 아바타다. 사람들이 문 대통령에게 '고집이 세다'고 비판하곤 한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아무 주관적 판단이 없는 사람이다. 자신이 주관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엉망이다. 그래서 나는 박근혜 정권에는 최순실뿐이었는데 문재인 정권에는 최순실이 10명이라고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판단력이 없다는 예를 든다면?

    "문재인 정권 들어 전직 대통령을 두 명이나 구속시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재 3년째 옥살이를 한다. 이 책임은 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아무리 잘못했더라도 이렇게 전직 대통령을 징역 살릴 일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럴 때 대통령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박근혜를 죽여야겠다'는 판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 (지지층의) 아바타이기 때문에. 아마 이 상태라면 문재인 정권이 끝날 때까지 전직 대통령들이 감옥에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 ▲ 장기표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막가파 정권'이라며 전횡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상윤 기자
    ▲ 장기표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막가파 정권'이라며 전횡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상윤 기자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보나?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놀아나고 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것과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남북관계 파탄에 대한 책임을 본인들이 지려 하지 않는다는 게 북한의 특징이다. 이들의 전략이 이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그런 것을 아예 모르는 것 같다. 대북 짝사랑과 북한에 굴종적 자세에 기초한 대화 제의는 더 큰 악몽으로 돌아올 것이다. 도발은 심해질 것이고 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문재인 정권을 장악한 586 운동권 세대들의 과거와 현재를 어떻게 보나?

    "예전 운동권에는 PD계(민중민주)·NL계(민족자주)의 구분이 나름 명확했다. 그런데 이제는 PD계열도 모두 NL주사파로 진화한 것 같다. 심상정과 같은 사람은 친북은 아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친북이다. 그들은 조금 다른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상 주사파(NL)가 장악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더더욱 구시대적 진보이념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이 사람들의 특징은 민주화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세상이 좋아진 다음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는 뜻이다. 1987년 6월항쟁 이후와 이전의 민주화운동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그 전에는 박살나고 두들겨맞고 하는 게 기본이었는데, 그 이후 세대인 그들은 자신들만 민주화운동을 독점하며 정의의 투사인 것처럼 행동한다. 기득권이 된 그들의 현재가 이런 상황이니 정권이 망하는 것이 당연하다."

    -장 대표는 왜 운동권과 결별하게 됐나?

    "많은 사람이 내가 전향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전향한 적 없다. 지금도 진보주의자이며 운동권이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나에게 예전부터 '마르크스·레닌주의에 경도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불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마르크스와 레닌주의가 범람하기 전 사상적 틀을 이미 확립했다. 1980년대 학번이라면 나도 휩쓸려 갔을지도 모르겠다."(웃음)

    -문재인 정권을 막을 방법이 있나?

    "나는 나이도 많이 먹었고 정치를 더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정말 오래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라를 아예 거덜내는 상황이다. 이런 무능한 정권을 끝장내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문재인 퇴진을 위해 대중투쟁을 해왔다. 마침 총선이 가까이 왔다. 야권이 좋아서가 아니라, 여권을 패배시키기 위해 야권 대통합에 관여한다. 꼭 이겨야 한다. 나는 통추위든 창준위든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참여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나의 정치적 뜻을 구현할 세력도 구축할 생각이다."

    -국민의소리당을 창당하려 한다고 들었다. 

    "창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도·보수야권의 총 통합이 논의되고 있다. 가까운 시일에 결론이 날 것이기 때문에 따로 창당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통합신당을 기다리고 있다."

    -직접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서 논의는 어떻게 이뤄지나?

    "우선 야권이 혁신해야 한다는 것에 모두 공감한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참여하는 혁신된 통합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두 정당이 기존의 야당을 대표하는 세력이기 때문이다. 두 정당이 자신들끼리 해서는 (총선에서) 안 된다는 것을 각종 여론조사에서 피부로 와 닿게 직접 확인하고 있다. 본인들만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 그래서 신생 소정당·시민운동세력을 참여시켜 통합신당을 결성하려고 큰 뜻을 모았다. 내일(31일) 통추위 국민보고대회를 하고, 2월4일 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회가 발족될 것으로 본다. 창당준비위원회가 결성되면 다시 모든 것을 새롭게 논의할 것이다."
  • ▲ 장기표 대표는 야권대통합에서 혁신을 이루고 정치인들이 모든 기득권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상윤 기자
    ▲ 장기표 대표는 야권대통합에서 혁신을 이루고 정치인들이 모든 기득권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상윤 기자
    -하지만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골이 깊어 보인다. 유승민이 제시한 '보수 재건 3원칙'을 두고 야권에서는  아직도 말들이 많다.

    "유승민 의원은 그런 3원칙을 제시할 만한 자격이 없다. 박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데 중요한 책임이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탄핵사태 당시 새누리당의 중진의원이었고 그 전에는 원내대표까지 했다. 그러면 먼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통감하는 것이 먼저다. 그런데 지금 유 의원은 마치 책임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의 제1원칙인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말은 무슨 뜻인가? 그냥 탄핵에 대한 논의를 무시하자는 말인가? 문재인 정권이 나라를 거덜내는 동안 유승민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매일 정치권에서 사소한 것 가지고 집안다툼을 했다. 국민에게 정치가 얼마나 꼴불견인지 보여주는 데 한 역할을 하신 분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통합 대열에 참여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안철수 씨가 참여하면 좋겠지만 참여하지 않으리라 본다. 오래 전부터 한국당과는 같이할 수 없다는 노선을 명확히 해왔다. 이 사람의 머릿속에는 한국당과 같이하는 것에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 알레르기 반응 같은 것 말이다. 치명적일 정도로 한국당에 거부반응이 많다. 지난 대선에서 'MB의 아바타'라는 말을 듣고 격렬하게 반응했다. 큰 그릇으로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돌아온 안철수는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건방질 정도로 야권통합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지금은 문재인 정부를 막아내기 위해 야권을 통합하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다." 

    -매주 장외투쟁을 한다. 앞으로도 계속할 예정인가?

    "매주 수요일 '문재인 정권 퇴진촉구 국민대회'를 연다. 이 막가파 정권이 법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을 참을 수 없어서다. 권력의 실세를 수사하는 상황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드루킹 사건은 대통령선거 자체에 대한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는 중대사건이다. 이 책임도 모두 문 대통령에게 있다. 이를 국민의 힘으로 끝장내려 한다.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뜻이다. 2월12일을 '국민저항권 선포의 날'로 정하고 광화문광장에서 왜 문재인 정권을 끌어내려야 하는지 법률적 이유를 발표할 것이다."

    -야권통합에서 바라는 점과 본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번 야권통합 과정에서 야권이 진짜 혁신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비전과 정책도 중요하지만, 정치인들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폐기할 수 있도록 일조할 것이다. 지켜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