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왕·왕세자 “일본 자위대 파병 환영”…아베, 자위대 중동 파병 당위성 역설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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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 2대가 지난 11일 호르무즈 해협으로 출발했다. 오는 20일 파병할 호위함(구축함)과 자위대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선발대로 떠난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중동 순방 중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해 국왕과 왕세자, 주요 장관들과 모두 만나 환대를 받았다.
- ▲ 지난 11일 오키나와 나하에서 중동으로 떠나는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와 환송 인파.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노 다로 “호르무즈 해협은 중요한 에너지 공급선”
NHK는 지난 12일 “오키나와 나하 항공기지에 배치돼 있던 P-3C 해상초계기 2대가 11일 호르무즈 해협으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들은 아덴만 일대에서 해적 대응활동을 하던 부대와 교대를 하게 되며, 오는 20일 호르무즈 해협으로 떠날 자위대원들의 안전을 위한 정보 수집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고노 다로 방위성 장관은 해상초계기가 출발하기 전 부대원들에게 “해당 지역은 (일본에게는) 중요한 에너지 공급로”라며 “일본과 관련이 있는 선박들의 항행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훈시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고노 장관은 해상초계기가 떠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위대가 중동에서 독자적인 정보수집 작전을 실시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주변 각국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므로 안심하고 있다”며 “그들은 현지에서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일 출발한 선발진은 2대의 P-3C 초계기와 인원 60명으로 부대를 편성하게 된다. 이들은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에 거점을 마련한 뒤 활동을 시작한다. 자위대 해상초계기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항해하는 선박을 집중 감시,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해상초계기들이 아덴만부터 호르무즈 해협 일대까지의 정보를 수집하면 해상자위대 구축함이 내달 2일부터 오만 만(灣) 일대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타카나미급 호위함이 간다. 타카나미급 호위함은 무라사메급 호위함의 개량형으로 2003년부터 취역한 최신 구축함이다. 일본은 여기에 자위대원 200명을 태워 호르무즈 해협으로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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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왕세자 “아베 총리 견해에 100% 동의”
- ▲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로 알려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EP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2일부터 중동 순방을 하고 있다. 첫 방문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베 총리는 외무장관, 석유 장관, 국왕에다 실세인 왕세자까지 만나 환대를 받았다.
아베 총리는 “중동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일본은 이슬람 세계의 맹주인 사우디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파이잘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중동 정세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양국에게 중요한 사항”이라며 긴밀한 협조를 약속했다. 그는 특히 중동에서 일본 자위대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난 압둘라지즈 빈 살만 에너지부 장관에게 아베 총리는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준 데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적인 협력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압둘라지즈 빈 살만 장관은 “중요한 파트너인 일본과는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일본에게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직접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사우드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서도 중동 안정을 위해 자위대를 파병했다고 역설했다. 아베 총리는 “이란을 포함한 중동에서의 군사력 충돌은 세계 평화와 안정에 큰 영향을 준다”며 “긴장 고조를 어떻게든 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외교적 노력을 최대한, 끈기 있게 하고, 모든 관련국에게도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무함마드 왕세자는 “중동의 긴장은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국가 간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아베 총리의 견해에 완전히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의 선박 안전항행을 위해 일본과 계속 제휴하는데도 합의했다.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사우디에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오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총리가 에너지 수송로와 파병된 자위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주변국들을 찾아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일본 언론들의 해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