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환상 깨야" 전문가 지적에… 민주당 "한반도 비핵화, 많은 인내-시간 필요해"
-
- ▲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의 동창리 ICBM실험을 두고 금강산 정비와 2032년 남북올림픽 공동개최 등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현 기자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엔진 연소실험으로 '크리스마스 도발'을 예고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남북대화를 모멘텀으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서는 현재 북한에 금강산 노후시설 정비와 남북 올림픽 공동 개최를 제안하자는 의견까지 나오는 상황. 이에 안보전문가 그룹과 자유한국당은 '안일한 상황인식의 극치'라며 비판하고 나섰다.더구나 북한은 지난 8일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관련 실험이 실시됐음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3일 북한 이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이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다가온다.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할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렸다"고 말한 지 불과 5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또한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동창리 실험을 두고 "7일에 진행한 중대한 실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동창리 미사일실험장은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합의된 평양공동선언에서 '영구 폐기'를 약속한 곳.김태우 "북한, 크리스마스 도발 가능성 높아"… 민주 "금강산 정비, 남북 올림픽 제안하자"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이 미국에 새롭게 내보이고 싶은 것은 ICBM의 정확성, 재진입 기술, 고체연료 사용 가능 여부일 것"이라며 "군사 강대국들은 모두 고체연료를 사용하는데, 북한도 자신들의 연료 개선 성과를 드러내보이려고 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크리스마스 이후 연초까지 쉬는 기간이기 때문에 북한이 그 즈음 미사일을 충분히 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하지만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생각은 달라 보인다. 민주당은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실험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 '남북대화'만 강조하기 때문이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운전자로 다시 한번 나서야 한다"며 "금강산 노후시설 정비,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 대비 등 남북관계 모멘텀으로 북미 대화를 시도하는 '어게인 평창'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홍익표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수 있도록 북한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민주당, 약에 취한 듯한 소리 하고 있다"민주당의 남북대화 강조에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비핵화는 환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이 환상을 깨야 하는데, 매우 걱정스럽다"며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한국을 끼워줄 리도 없을뿐더러,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더욱 큰일 날 일"이라고 진단했다.민주당의 북미대화 주장에 대해서는 "트럼프가 스몰딜로 북한과 협상을 타결하는 순간 대한민국은 핵인질로 영속화되는 것인데, 아직도 여당이 약에 취한 듯한 소리를 하고있다"고 질타했다.자유한국당은 북한의 미사일 고도화를 민주당이 도와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지난해까지 국회 정보위원장이었던 이학재 한국당 의원은 "북한이 핵을 가지고 내부문제와 협상을 끌어나가려는 것인데, 남북대화로 북핵문제가 풀렸는지 의문"이라며 "우리가 미국과 공조해서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할 때 경제지원을 한다든지 해야 하는데, 앞뒤가 뒤바뀐 소리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이 의원은 이어 "핵개발 중에 대화와 경제지원 같은 것은 북한이 미사일을 고도화하는 걸 도와주고 시간만 벌어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김성원 한국당 의원도 "냉엄한 현실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단 한 개의 핵과 미사일도 없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굴욕적이고 사대적인 대북외교를 펼친다면 국민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