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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서 '폐 페스트' 환자 2명 확진… 한국 안전한가?

페스트 중 가장 치명적… "유입 가능성 낮다" 질병본부 판단에도 시민들 '불안'

입력 2019-11-14 18:04 | 수정 2019-11-14 18:05

▲ 페스트 가운데 가래톳 페스트에 감염된 환자. ⓒ美질병통제센터(CDC) 공개사진.

중국 베이징에서 페스트 환자 2명이 발생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지난 13일 보도했다. 이 소식에 세계가 긴장했다. 페스트 가운데서도 폐 페스트는 감기처럼 전염될 수 있어서다.

中 “내몽골 출신 부부, 폐 페스트 확진 후 격리”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내몽골 출신의 부부인 환자들은 전염성이 높은 폐 페스트에 감염됐으며, 베이징 차오양병원으로 이송돼 이튿날 격리됐다. 차오양병원은 확인 직후 하루 동안 시설을 폐쇄하고 방역한 뒤 다시 문을 열었다.

중국 당국은 “감염을 막기 위해 방역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자들의 감염 경로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는 중국 베이징에서 페스트 환자가 발견된 사실에 놀랐다. 특히 H1N1 신종플루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을 겪은 한국에서는 불안감이 고조됐다.

질병관리본부는 13일 “신속위험평가 결과 (페스트의)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다”며 감염병 위기경보를 기존의 ‘관심’ 단계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이후 추가 환자 발생 보고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국내에는 페스트 환자 유입 시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가 충분히 비축돼 있는 등 대응 역량이 충분하다”며 시민들을 안심시켰다.

페스트(Plague), 일명 흑사병(Black death)


페스트는 ‘박테리움 에르시니아 페스티스(bacterium Yersinia pestis)’에 의해 발병하는 전염병이다. 14세기 대역병 때는 ‘흑사병(Black death)’으로 불렸다.

▲ 15세기 중세 성서에 실린, 이집트 페스트 환자 그림.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페스트의 발병 원인은 보통 쥐를 비롯한 야생 설치류에 기생하는 벼룩이다. 쥐벼룩을 가진 쥐를 잡아먹은 고양이들에게 쥐벼룩이 옮기도 한다. 페스트는 14세기 중반 몽골군이 페스트로 사망한 시체를 적의 진지 안으로 쏴 보내면서 전파됐다고 알려졌다.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관련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몽골군의 ‘생물학무기’로 인해 페스트는 15세기 내내 유럽 전역을 괴롭혔다. 이때 유럽사람들이 붙인 병명이 당시 말로 역병(疫病, Pestis), 페스트였다. 현재 학자들은 당시 대역병으로 유럽 인구의 3분의 1, 최대 절반이 숨졌을 것으로 추측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의 90%가 사망하기도 했다.

세 가지 페스트…가장 위험한 폐 페스트

페스트는 세 종류다. 가래톳 페스트, 패혈증성 페스트, 폐 페스트다. 가래톳 페스트는 14세기 유럽의 항구도시를 덮쳤던 것으로도 유명하며, 감염되면 24시간을 전후로 림프절 마디에 종양이 생기고 고름이 찬다. 조기에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혈증성 페스트는 구역질·복통·설사 등 일반적인 패혈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구별이 쉽지 않다고 한다. 이후 출혈성 반점, 혈관 내 혈전 다량 발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를 제대로 못하면 손발 말단 부위가 썩는다.

가장 위험한 것은 폐 페스트다. 감염된 지 2~3일 뒤 갑작스러운 발열·두통·오한을 느낀다. 이후 호흡을 제대로 못하게 되며, 증상이 나타난 지 이틀째부터는 각혈(咯血)이 나온다. 발병 24시간 이내에 치료하지 못하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폐 페스트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 사이에서는 기침 등으로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이다.

페스트, 호주 제외한 세계 대부분 지역서 발생

▲ 2017년 10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개한 마다가스카르 페스트 환자 현황.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페스트 환자는 호주를 제외한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그 수는 드문 편이다. 지난 10년 동안 환자가 발생한 곳은 마다가스카르·콩고민주공화국·우간다·탄자니아·볼리비아·페루·미국·중국·러시아·키르기스스탄·몽골 등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3년 12월 마다가스카르에서 페스트에 감염돼 20명이 사망했다. 중국의 경우 2014년 3명, 2016년 1명, 2017년 1명이 페스트로 사망했다. 중국 당국은 이때 사망자의 감염 원인이나 감염 경로 등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BBC 등에 따르면, 지난 5월에는 몽골 바얀올기 지역에서 페스트가 발생해 2명이 숨졌다. 숨진 사람은 대형 설치류의 생고기와 생간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스트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몽골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들과 접촉한 118명을 6일 동안 격리조치했다. 이 중에는 한국인·스위스인·스웨덴인 등 외국인 관광객도 7명 있었다. 이후 새로운 감염자가 나오지 않아 모두 풀려났다.

국내에서는 페스트 환자나 페스트균에 감염된 설치류가 발견된 적이 없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페스트 감염을 예방하려면 의심이 가는 환자와 접촉 금지, 의료진은 N95급 이상의 마스크 착용 등을 권고했다. 또한 감염 이틀 이내에 발견, 항생제를 투여하면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마다가스카르·중국·내몽골 등 페스트 발병지역에 대해서는 여행경보를 제공하므로 이를 참고하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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