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제작진 9명 성명 "이재강 국장, 라디오뉴스팀장 불러 경고… 조국 친위세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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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라디오뉴스 제작진 기자들이 "국장단으로부터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뉴스가 너무 많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아왔다"고 폭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일 '라디오뉴스 제작진에 대한 자율성 침해를 거부한다'라는 제목의 '기명 성명'을 낸 제작진 기자들은 "이재강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국장(보도국장)이 지난 18일 라디오뉴스팀장을 불러 1라디오 편집 건과 관련해 이렇게 '조국 뉴스'를 많이 할 수 있느냐고 공식적으로 엄중 경고했다"며 "'조국 뉴스 물타기'를 지휘하는 이재강 국장은 조국 친위세력인가"라고 비판했다.
현직 기자들이 조 장관에 대한 비판 보도를 막는 '자사 국장단'에 반기를 드는 성명을 낸 건, 지난 6일과 9일 '성명 파동'을 일으킨 한겨레신문에 이어 두 번째다.
"이재강 국장, 팀장 불러내 '조국 뉴스' 많다고 질책"
제작진 기자들은 "편집하는 기사들은 대부분 검찰 수사 진행상황과 관련된 발생기사나 조국 장관이 청문회에서 한 말이 허위 거짓이었음을 하나하나 확인해 주는 기사들로 취재부서에서 송고한 것들인데, 이 국장은 조국 관련 뉴스를 많이 편집한다고 팀장과 편집기자를 경고했다"며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당일 편집된 뉴스 한 건을 보고 이런 저런 의견을 낼 수는 있고, 어떤 주제의 뉴스가 지나치게 많다 적다는 평가는 가능하지만, 1라디오 5분 정시뉴스는 종합뉴스와 달리 속보성 뉴스 위주로 편집자에 따라 주제별로 뉴스량이 많이 달라진다"며 "당일 조국 관련 새로운 내용의 기사가 나오면 당연히 중점적으로 다량 배치해 방송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스편집에 대해 간부들의 '데스크권'이 있음은 인정하지만 그동안 '조국 뉴스량'이 많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다, 특정 사례를 들어 조국 뉴스량이 많다고 편집자에 엄중경고를 한다는 것은 뉴스에 대한 데스크권을 넘어선 심각한 제작 자율성 침해이자, 편집권 침해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는 조국 관련 뉴스를 축소해 권력 친화적인 뉴스를 하라는 압력에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산하 본부노조도 '조국 뉴스 많다'고 비판"
또한 기자들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본부노조)도 국장단과 한통 속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며 "제작진이 TV와 달리 라디오뉴스에 조국 관련 뉴스가 지나치게 많다는 이런 저런 경고성 메시지를 받던 중 9월 9일 본부노조에서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1라디오 뉴스 큐시트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제작진) 팀장이 국장 단에 '노조가 스스로 모니터하면 될 것이지 왜 실무진에게 큐시트를 제출해 달라고 하느냐'고 항의하자, 김현석 방송주간은 노조요청대로 큐시트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며 "본부노조와 국장 단은 장단이 잘 맞는 모양새"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뉴스에서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비판이라는 고유한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회사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노조가,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권력의 핵심 인물에 대한 관련 기사가 많다'고 제작진에게 큐시트를 요구하는 것은 KBS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일 것"이라고 비판한 기자들은 "급기야 본부노조는 '1라디오가 특정세력의 해방구가 된 것처럼 국가재난 상황인 아프리카 돼지열병 뉴스는 축소하고 조국 뉴스를 많이 냈다'는 성명으로 그 본색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이런 저런 형식논리를 내세울 뿐 본질은 '조국 친위 세력'의 뉴스개입과 편집권 간섭"이라고 정의내린 뒤 "이재강 보도국장과 본부노조의 시각이 대체로 일치하고 그것은 청와대와 조국 일가의 이해관계와도 일치하는 듯하다"며 "KBS에 '조국 친위 세력'이 존재한다"고 단언했다.
이재강 국장 "라디오뉴스 8건 중 4건이 조 장관 뉴스"
한편, 라디오뉴스 제작진 기자들로부터 '제작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지적을 받은 이재강 국장은 같은 날 KBS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17일 오후 3시 5분 라디오뉴스 기사 8건 중 4건이 조 장관 관련이고, 2건이 최순실이 안민석 의원을 고소한 것, 한국당이 정부를 비난한 것으로 극단적 편향성을 드러냈다"며 "이것은 편집자의 재량을 넘어선 자의적 편집이자, 기자로서의 최소한의 균형감을 내팽개친 행위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래서 다음날 라디오뉴스 팀장을 불러 '균형감을 심각하게 상실한 편집이다. 이런 편집을 용납할 수 없다. 팀장에게 엄중 경고한다. 똑같은 경고를 해당 기자에게 분명하게 전달하라'고 말했다"면서 "보도국장으로서 응당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 문제를 '자율성 침해'로 규정한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23일 KBS 라디오뉴스 제작진 기자 9명이 기명으로 낸 성명 전문.
<라디오뉴스 제작진에 대한 자율성 침해를 거부한다>
최근 제작진들은 라디오뉴스에서 조국 관련 뉴스를 너무 많이 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계속 받아왔다. 국장단이 팀장을 통해 노골적인 간섭도 수차례 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국민의 관심 사항을 중점 보도해야한다는 사명감으로 내외부 간섭 없이 자율성을 발휘해서 편집하고 있다. 그렇다고 편집되는 기사들이 우리가 새로 만들어낸 기사도 아니다. 대부분 검찰 수사 진행상황과 관련된 발생기사나 조국장관이 청문회에서 한 말이 허위 거짓이었음을 하나하나 확인해 주는 기사들로 취재부서에서 송고한 것들이다.
이재강 보도국장, 조국 뉴스 많다고 라디오제작진 엄중 경고
그런데 이재강 보도국장은 18일 라디오뉴스팀장을 불러 라디오뉴스 편집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그리고 전날 1라디오 편집건과 관련해 이렇게 조국뉴스를 많이 할 수 있냐며 공식적으로 '엄중 경고'한다고 선언했다.
우리 제작진은 참으로 어이가 없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조국관련 뉴스를 많이 편집한다고 팀장과 편집기자를 엄중 경고하는 보도국장의 실체를 과연 어떻게 봐야 할까
당일 편집된 뉴스 한건을 보고 이런 저런 의견을 낼 수는 있다. 상황에 어떤 주제의 뉴스가 지나치게 많다 적다 평가는 가능하다. 1라디오 5분 정시뉴스는 종합뉴스와 달리 속보성 뉴스위주로 편집자에 따라 주제별로 뉴스 량이 많이 달라진다. 당일 조국관련 뉴스가 새로운 내용의 기사가 나오면 당연히 중점적으로 다량 배치해 방송한다.
우리는 당연히 뉴스편집에 대해 간부들의 데스크권이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동안 조국 뉴스량이 많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다, 특정 사례를 들어 조국 뉴스량이 많다고 편집자에 엄중경고를 한다는 것은 뉴스에 대한 데스크권을 넘어선 심각한 제작 자율성 침해이자, 편집권 침해로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조국 관련 뉴스를 축소해 권력 친화적인 뉴스를 하라는 압력에 다름없다.
민주노총 산하 본부노조도 조국뉴스 많다고 제작진 비난
본부노조도 한통속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제작진은 TV와 달리 라디오뉴스에 조국관련 뉴스가 지나치게 많다는 이런 저런 경고성 메시지를 받던 중 9월9일 본부노조에서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1라디오 뉴스큐시트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팀장이 국장 단에 노조가 스스로 모니터하면 될 것이지 왜 실무진에게 큐시트를 제출해 달라고 하느냐고 항의하자, 김현석 방송주간은 노조요청대로 큐시트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본부노조와 국장 단은 장단이 잘 맞는 모양새다.
뉴스에서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비판이라는 고유한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회사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노조가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권력의 핵심 인물에 대한 관련 기사가 많다고 제작진에게 큐시트를 요구하는 것은 KBS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일 것이다.
본부노조는 급기야 공영노조와의 성명전에서 그 본색을 드러냈다. 1라디오가 특정세력의 해방구가 된 것처럼 국가재난 상황인 아프리카 돼지열병 뉴스는 축소하고 조국 뉴스를 많이 냈다며 '내 멋대로 편집했다'라고 제작진을 비난하고 나섰다. 당일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2시부터 1라디오를 통해 1시간 특보방송도 됐는데 돼지 열병 뉴스가 적었다고 비난한다.
KBS에 ‘조국 친위세력’이 존재한다
이런 저런 형식논리를 내세울 뿐 본질은 ‘조국친위세력’의 뉴스개입과 편집권 간섭이다. 이재강 보도국장과 본부노조의 시각은 대체로 일치한다. 또 그것은 청와대와 조국일가의 이해관계와도 일치하는 듯하다.
살아있는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독립된 방송을 해야 할 공영방송 KBS뉴스가 과연 조국관련 소식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보도하고 있는가
대학생 조국사퇴 집회를 검찰청 지지시위와 대등하게 엮어
19일 9시 뉴스를 보자. 서울대 연대 고대 대학생들의 조국장관 사퇴집회와 교수 3천3백여 명의 시국선언을 리포트로 처리하면서 중앙지검 조국지지 시위를 함께 편집했다. 그 비중과 분량이 3개 대학생 시위 비중과 거의 대등하다.
거짓과 허위로 국민을 속이고 법의 최후 수호자라는 법무부장관이 돼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된 조국장관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대학생들의 반대집회 그리고 시국 선언한 교수들과 묶어서 동일한 비중으로 처리하는 것이 상식에 맞는가
균형과 공정을 가장한 물타기를 넘어 뉴스 조작이자 여론조작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이렇게 편집한 배경에는 오전 편집회의에서 대학생 집회, 교수시국선언, 검찰청 앞 조국지지 시위를 묶어서 처리하기로 이재강 국장의 지휘 아래 정해졌다.
TV뉴스 특히 9시 뉴스에서 조국관련 뉴스를 통제하고 물타기 한다고 조국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가? KBS 뉴스만 외면 받을 뿐이다.
조국뉴스 물타기를 지휘하는 이재강 국장은 조국 친위세력인가? 조국비호에 눈멀어 더 이상 KBS뉴스를 망가뜨리지 말라. 더이상 정치적이고 정파적인 개입을 중단할것을 엄중하게 경고한다.
2019년 9월 23일
라디오뉴스 제작진
김성진 김혜송 김희철 민필규 박승규 박전식 이영풍 이재호 이정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