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치전원은 입학 취소시켰다… ‘조국 딸’ 고려대는?

대학교수인 어머니의 도움으로 논문에 이름을 올려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치전원)에 합격한 A씨의 입학이 취소되면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부정입학’ 의혹에 대한 고려대 측의 조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조 후보자 딸이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를 활용해 고려대에 입학한 것과 A씨의 치전원 입학 사례가 유사하다며 조씨의 고려대 입학 취소를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는 전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모(60) 교수 딸 A(24) 씨의 치전원 입학 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  앞서 서울대 치전원·입학고사관리위원회·대학원위원회는 A씨의 치전원 입학 과정에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입학 취소를 의결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A씨의 입학 취소와 관련된 의결을 최근 최종 승인했다.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모 전 교수는 2016년 딸 A씨가 지원한 한국과학창의재단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의 연구과제를 위해 자신의 대학원생들에게 '대리 실험'을 지시했다. 대학원생 10여 명은 같은해 7~9월 동물실험에 참여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2~3차례 참관 했지만, 이듬해 단독저자 논문으로 발표해 과학인용색인(SCI)급 저널에 실렸다.

A씨는 이 논문을 각종 학회에 제출해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연구과제상, 대한면역학회 우수 포스터상 등을 수상했다. 수상경력, 논문의 저자 등재 등을 바탕으로 A씨는 2018년 서울대 치전원에 입학했다. 이 전 교수는 A씨의 고려대 입학에도 제자들이 제작한 학술대회 논문 자료를 이용했다. A씨는 우수청소년과학자상을 탄 이 논문으로 고려대 '과학인재특별전형'에 합격했다.

이러한 논란에 성균관대는 지난달 28일 내부 징계절차를 거쳐 이 교수를 파면했다. 교육부에서 수사를 의뢰받은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5월 이 전 교수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A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누리꾼들은 '논문 저자 등재'를 이용해 입시 비리를 저지른 A씨와 조 후보자의 딸 조모 씨의 대입 과정이 유사하다며, 고려대에 서울대와 '같은 잣대'를 요구했다.

누리꾼들은 서울대의 입학 취소 조치를 '사이다 같다'고 표현하며, 고려대의 행보에 주목했다. 관련 기사에는 "조국에게도 '같은 잣대' 기대합니다" "조국은? 당연히 교수 파직하고, 딸은 입학 취소다" "엄마가 성대 교수라 미안해, 조국 같아야 하는데" "저기에는 교육부가 나섰는데, 조국 일에는 왜 묵묵부답?" "조금만 더 버텨서 조국이 법무부장관이 됐으면 법이 바뀌어서 '무죄'였을 텐데" 같은 조 후보자 비판 댓글이 400여 개 달렸다.

A씨의 치전원 입학 취소 기사는 지역맘카페·수험생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한다'는 말씀처럼, (고려대) 총장님의 공정한 심사 결과를 기대하겠다" "이런데도 조씨의 고려대 입학취소를 안 하면, 고려대 총장을 구속해야 한다" 같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을 즐겨 사용하는 이모(32) 씨는 "포털 사이트가 온통 조국 문제로 들썩인다"며 "공정·공평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딸 조씨는 2008년 특수목적고인 한영외고 재학 당시 단국대·공주대 단기 인턴 후 의학논문 제1저자, 유전자 분석 논문 제3저자로 등재됐다. 조씨는 논문 참여 사례를 활용해 고려대 수시전형(세계선도인재전형) 자기소개서를 작성했고, 이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에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