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문, 북한 내부문서 보도… 트럼프 美 대통령 향해선 "트럼프 놈" 막말
  • ▲ 작년 11월 북한 내부에서 작성된 문서 관련 내용을 보도한 일본 도쿄신문 28일자. ⓒ연합뉴스
    ▲ 작년 11월 북한 내부에서 작성된 문서 관련 내용을 보도한 일본 도쿄신문 28일자.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보낸 제주도 감귤 200t에 대해 내부 문서 상으로 "'괴뢰'가 보내온 감귤은 전리품"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8일 일본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북한은 해당 문서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를 향해 '트럼프 놈'이라고 칭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신문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와 조선노동당의 방침 등을 치안 기관에 주지시키기 위해 작성된 북측 내부 문서를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송이버섯 2톤(t)을 한국에 선물로 보냈다.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한 답례로 11월 감귤 200t을 평양에 전달했다. 당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두고 "남녘 동포의 뜨거운 마음이 담긴 선물"에 사의를 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도쿄신문은 "하지만 북한 내부 문서는 대외적인 설명과 달랐으며, 한국이라는 '적'에게서 빼앗은 것이라고 선전했다"고 했다. 당시 북측이 우리 측에 표한 공개적인 감사 표시와 내부 문건의 내용이 달랐다는 것이다.

    내부 단속용… "미제가 있는 한 제재해제 없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북한 내부 문서엔 "미 제국주의가 존재하는 한 우리나라(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는 있을 리가 없다", "'트럼프놈'을 비롯한 미국의 거물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가 핵만 포기하면 성취할 수 있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고 흔들어대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우리를 완전히 말살하려는 적의 본심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적과의 대화나 교류에 얽매이지 말고 날카롭게 관찰해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 한다.

    도쿄신문은 "첫 북미 정상회담 후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화해 무드를 연출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제재 해제에 대한 높아지는 기대를 억제해 단속에 힘쓰는 모습이 이 문서에서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문서에서 북한은 비핵화 협상 대상인 북한 핵 프로그램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리켜 "우리가 수십년 동안 남들처럼 배불리 먹지도 못하고 잘 입지도 못하면서 피땀 흘려 만들어놓은 우리 국가와 민족수호의 생명선"이라고 표현했다.

    도쿄신문은 문서에 대해 "치안기관인 인민보안성과 무장경찰, 조선인민내부군 등을 대상으로 만든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서가 작성된 지난해 11월은 첫 북·미 정상회담으로부터 약 5개월이 지났지만 양측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시기"라며 "북측이 체제가 흔들리는 걸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고 했다.

    문서의 제목은 '강연 및 정치사업자료-적의 제재 해제에 대한 약간의 기대도 품지마라'이며, 분량은 12페이지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