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군함에 900m 이내로 접근, 경고 후 격추" 발표… 이란 "우리 무인기 아니다" 부인
  • ▲ 미군이 이란 무인기를 격추하는데 사용했다는 장비. 강력한 전파를 쏘아 무인기 원격조종을 못하게 만드는 장비다. ⓒ미해병대 공개사진.
    ▲ 미군이 이란 무인기를 격추하는데 사용했다는 장비. 강력한 전파를 쏘아 무인기 원격조종을 못하게 만드는 장비다. ⓒ미해병대 공개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해군 함정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그런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영해에서 석유 불법 환적을 하던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 주변의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은 18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르크 뒤테 네델란드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이란 무인기 격추’ 소식을 알렸다.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 ‘복서’함이 호르무즈해협을 항해하던 중 1000야드(914m) 이내로 접근한 이란 무인기를 격추했다”며 “미군의 인력과 자산, 이익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권리 행사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무인기에 여러 차례 물러나라는 신호를 보냈는데 이를 무시했다”며 “국제 수역을 항해하는 배에 대한 이란의 도발행위 가운데 가장 최근 사례”라고 주장했다.

    방송은 미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강습상륙함인 ‘키어사지’함에 무인기 조종을 교란하는 장치가 장착됐는데, 같은 급인 ‘복서’함에도 장착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치 이름은 LMADIS(Light Marine Air Defense Integrated System)로 해병대가 차량 등에 탑재해 사용하며, 지난 1월부터 강습상륙함에 탑재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는 이에 대해 “그런 일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보도된 날 자바르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오늘 우리 무인기를 잃었다는, 그 어떤 보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란 정부는 “우리 영해에서 불법으로 석유를 환적하던 외국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TV는 같은 날 “석유를 밀매하던 외국 유조선과 선원 12명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나포했다”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지난 14일 호르무즈해협 남쪽의 이란 영해에서 이들을 붙잡았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TV는 그러나 나포한 유조선과 선원의 국적을 밝히지 않았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영국 선적 브리티시해리티지호를 나포하려다 영국 호위함의 경고사격을 받고 물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때문에 “불법행위를 저질러 억류했다”는 이란 측의 주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