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학과·전공 운영 대학 전국 30곳… 최고 20대 1 '경쟁률 고공 행진' 제동 걸릴듯
  •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공대위 관계자 등이 플랜카드를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공대위 관계자 등이 플랜카드를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게임이용장애)을 질병으로 분류하면서 게임전공을 둔 국내 대학들의 우려가 커졌다.

    29일 대입정보 포털 '어디가'에 따르면 현재 게임학과·게임콘텐츠학과·게임공학과 등 게임 관련 학과·전공을 개설한 대학은 일반대 15개교, 전문대 15개교 등 30개교에 이른다. 이들 학과·전공의 경우 게임 기획, 개발, 디자인 등이 주요 교육과정이다.

    게임 관련 학과 경쟁률 10대 1 웃돌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콘텐츠사업 2018년 결산 및 2019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게임산업 매출은 13조원에 이르렀다. 수출액이 42억3000만 달러로 음악(5억1000만 달러)·출판(2억3000만 달러)·영화(4000만 달러)보다 규모가 컸다.

    컴퓨터·모바일 등 정보기술(IT) 발전과 더불어 게임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에 따라 대학들도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학과·전공을 앞다퉈 개설했다. 취업 가능성이 높아지며 학생들의 지원도 늘었다.

    201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한국산업기술대 게임공학부 게임공학전공(20.88대 1), 공주대 게임디자인학과(19.69대 1), 우송대 게임멀티미디어전공(15.8대 1) 등은 1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게임업계도 게임 관련 학과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경쟁률 하락 불가피… 전문대 타격 특히 심할 것”

    이처럼 게임 관련 학과·전공의 특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대학들은 WHO의 방침으로 인해 입을 타격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게임산업의 위축이 게임 관련 학과·전공의 위축으로 이어질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발표한 '게임 과몰입 정책변화에 따른 게임산업의 경제적 효과 추정' 보고서에서는, 2022년 게임중독 질병코드화 시행 시 2023~25년 3년간 최소 5조1000억원에서 최대 11조3500억원의 게임산업 위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해운·조선업계의 불황도 대학 관련 학과에 영향을 미쳤다. 취업이 어려워지고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201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전국 21개 대학의 조선·해운·항만학과 평균경쟁률은 4.4대 1을 기록, 전년도(5.8대 1)보다 하락했다. 한국해양대 조선기자재공학전공, 조선대 선박해양공학과,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등은 전년도 수시와 비교해 경쟁률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기도 했다.

    이에 취업 및 고용 안정성이 학생 모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중독의 질병 분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C대학 교수는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서 게임 관련 학과에 입학하거나 게임업체 입사에 부정적 인식이 심어질 것이다. 지원 자체를 주저할 것으로, 이로 인해 게임 관련 학과는 학생 수급, 졸업 후 취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대학 관계자는 "시장이 위축되면 입학을 꺼릴 수 있다. 경쟁률이 하락할 수 있으며 실무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전문대 등의 경우 타격을 입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