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자유-민주에 대한 사명감 없어… 총선서 우파 패배하면 사회주의경제 될 것"
  • ▲ 이언주 무소속 의원. ⓒ뉴데일리 DB
    ▲ 이언주 무소속 의원. ⓒ뉴데일리 DB
    "당의 경계를 뛰어넘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당은 양당제에서나 유효했고, 지금은 혼돈의 시대입니다. 지금 여러 당이 있지만 정체성이 불분명해서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치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것, '가치 중심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경기 광명시을)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본지 인터뷰에서 "자유의 가치를 지향하는 세력의 연대의식 회복이 절실하다"며 내년 총선을 대비한 보수대통합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각자가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버리고 손을 잡아야 한다"며 "규합이 된 다음 형식적인 부분이 뒤따라가야 한다. 바깥의 수많은 자유우파 단체와 인물을 모두 끌어들여 한 연대체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당한지 9일…광야로 나선 '야수' 

    이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지 9일이 지났다. 그는 지난 23일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여야 4당 합의안이 찬성 12표·반대 11표로 추인되자 주저 없이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탈당 후 근황에 대해 "탈당하기 전에도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이라기보다는 이언주라는 이름으로 활동해 왔다"며 "유튜브, 페이스북 활동하고 있고, 다수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해 발품을 팔아 대중강연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회가 정부 견제 역할을 못하고 있고, 정부와 더불어 국회도 폭주하는 상황에서 시민이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게 중요하다"며 "그렇다 해서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으니 우리가 먼저 시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탈당 기자회견 당시 "광야에 선 야수와 같은 심정으로 보수대통합과 보수혁신이라는 국민의 절대적 명령을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적 '보수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그는 이번 패스트트랙 사태를 겪으며 보수대통합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꼈다.

    선거제 개편·공수처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이번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국회는 아수라장이 됐다. 대화와 타협 대신 불법과 욕설이 난무했고, 국회는 '동물국회' '막장국회'라는 국민적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이 의원은 이번 패스트트랙 사태를 '정치의 실종'으로 진단하며, 바른미래당뿐 아니라 자유한국당도 패스트트랙을 저지할 기회가 있을 때 당의 경계를 넘어 더욱 치열하게 투쟁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그는 "내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의결권이 박탈된 것이 일련의 과정이었음에도, 당내에선 적극적으로 함께 싸워주지 않았고, 한국당도 남의 당 문제라고 생각하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있었다"며 "고질적 내부분열과 정치력 부재가 이 결과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1표차로 바른미래당이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추인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내가 탈당한 날은 이미 상황이 끝난 시점이었다"고 했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대응해야"

    바른미래당의 1표차 추인 직후, 바른정당계에선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에 반대표를 던질 오신환 의원이 있으니 저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초유의 팩스 사·보임을 통해 오 의원뿐 아니라 권은희 의원까지 두 위원을 전부 찬성파로 교체했고, 패스트트랙은 결국 사개특위·정개특위 문턱을 넘었다.

    이 의원은 "좌파 세력은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대응해야 한다"며 "이미 (사·보임 카드가) 상대방 손에 들어가서 상대방 아량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그건 이미 상황이 끝난 것"이라고 했다. 그가 보수대통합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바른미래당이라는 군소정당에 있으면서도 패스트트랙을 반대한 것은, 나라가 그렇게 됐을 때 대통령 견제가 안 돼 공포정치가 자행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고 최선을 다해서 싸워야 하는데, (당내외 패스트트랙 반대파의) 근성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결국 민주당이 선거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시킬 수 있다"고 했으나, 이번 패스트트랙 정국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사·보임 등을 민주당이 협조하는 걸 보면서, 민주당이 이 상황을 주도한다고 느꼈다"며 "그렇다면 당내에서 개개인은 반발할 수 있지만, 문 정권의 패권적 행태를 감안해 내부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문 정권이 그들이 통제하기 힘든 다선, 비주류 의원들을 깡그리 물갈이할 가능성도 높다"며 "경제·외교 등 국민에게 점수 얻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물갈이를 통해 혁신세력으로 보이고 우파를 구태로 몰아붙일 수 있다"고 했다.

    反文세력 결집 절실…내년 총선에 대한민국 운명 달려

    패스트트랙발(發) 장외투쟁에 나선 한국당의 대여(對與)전략에 대해선 "좌파에서 야당을 완전히 무시하고 독재를 선포하는 의회쿠데타를 했으니 저쪽과 합의해줄 게 뭐가 있느냐"면서도 "다만 투쟁의 방법에 대해선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쟁하고 싸우는 것은 야당으로서 당연하지만 무작정 투쟁만 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더 많은 국민을 결집해 반문(反文) 우산 안에 들어오게 하고, 내년 총선 승리로 이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집권 3년차 문재인 정부를 향한 이 의원의 비판엔 거침이 없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무능과 정체성의 혼돈'을 꼽으며 "'자유'라는 가치에 대한 사명감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외교든 경제든 현실과 동떨어진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며 "미·중·일 전부 왕따가 된 상태고, 특히 한미동맹이 파탄상태가 된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정체성에 대해선 "정말 믿고싶지 않지만 사회주의와 연방제 통일이라는 낭만적 꿈을 권력을 쥐고 현실화 하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민주주의 국가의 절차에 따라 정권을 자유의 가치를 중시하는 세력으로 교체해야 한다"며 "언론, 사법 모두 장악됐고 의회가 유일하게 남아 있기 때문에 내년 총선이 대한민국 운명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이 의원의 출마가 거론되는 부산 영도에 대해서는 "내가 열심히 싸우고 있으니 고향인 부산 분들이 저를 기대해주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지역적 기반이 생긴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 어디에 출마할 것이냐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자유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전투를 해야 한다. (출마한다면) 조국 수석 같은 상징적 인물과 붙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전쟁터에서 선봉에 서서 싸우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한국당 입당설에 대해서는 "현 상황으로선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

    "한국당 입당, 지금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아"

    스스로를 '자유주의 우파'라고 칭하는 이 의원은 "과거 산업화 시대가 과도기적 시기였다면 이제는 진정한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국가가 책임을 갖고 혁신으로 이끌어 재도약할 시대가 왔다"며 "이제 케케묵은 계급투쟁, 계급혁명 모두 버리고 이것에 사로잡힌 운동권 세대가 더 나라를 이끌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나라가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기 때문에, 이제 새로운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시대가 시작돼야 하고,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의 유능한 세대로 정치세력이 교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했다.

    '자유주의 우파' 세력이 통합과 혁신에 실패해 내년 총선에서 완패할 경우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 의원은 "지금 문재인 정권과 2중대 정당들이 다수가 된다면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로 개헌이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듯 사회주의 경제체제가 되면서 몰락의 길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공동생산, 공동경영, 공동분배와 같은 사회주의 정신은 인간의 이기심이나 욕망을 부인하기 때문에 경제가 활력을 잃고 망해가는 원리"라며 "반외세와 반일은 더 극심해지고 외교적으로 고립되면서 한반도에서 한국의 역할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조선시대 이후 일제강점기 거치면서 한국은 전세계에서 별 볼일 없는 국가였다"며 "좋든 싫든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승만·박정희 등 위대한 선지자들이 짧은 기간 안에 이 나라를 여기까지 끌어올렸는데, 어쩌면 우리의 본래 실력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너무나 비극적이고 슬픈 일"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우리와 똑같은 수준의 나라에서 살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강한 엄마' 정치인으로 국민에게 기억되고 싶다

    국민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이 의원은 '강한 엄마'를 입에 올렸다. 그는 "정치를 할 때 항상 우리 아이들 세대에 대한 책임감을 생각한다"며 "'강한 엄마'가 우리 아이들 세대를 지키고, 열강들 속에서 영악하게 우리 이익을 지켜주고 싶다. 엄마는 강하지 않은가. '강한 엄마'의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구습을 뛰어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격무에 시달리는 국회의원 사이에서도 '일 중독'으로 평가받는 이 의원은 "이 정도 열정과 의지가 없고, 적당히 국회의원을 할 생각이라면 다른 사람이 하도록 비켜주는 게 맞다"며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바뀌고, 일을 소홀히 하면 국민이 피해를 입고 피눈물을 흘리게 되는 만큼, 일을 대충 하는 건 죄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생활 측면에서 보면 정치를 안 하는 게 더 행복할 수 있다"며 "희생을 감수하면서 정치를 하는 것은 '사명감'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가족의 사랑'이 격무를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주위에서 건강 걱정을 많이 하는데,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 같다"며 "제가 굉장히 낙천적, 긍정적이고 자신감에 가득차 있다. 주변에서 이런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냐고 묻는데, 가족으로부터의 사랑이 근원"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나도 어렸을 때부터 가족을 사랑했고, 지금도 가족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며 "가족과 같이 지내고나면 금방 스트레스가 풀린다. 내 힘의 원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하면서 늘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다보니, 아이들이나 후손을 이런 나라에서 남겨놓고 죽을 수 있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지금으로선 죽을 때 눈을 감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대한민국이 과분하게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우리 선조와 부모들이 해왔던 고통과 처절함, 우리도 그만큼 하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유지라도 하려면 당분간 우리는 우리 부모 세대처럼 처절하게 노력해야 하고, 이런 과정이 최소 2050년 이후까지 지속됐을 때 한국이 선진국으로서 확고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술 활동에도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달 말 출간 예정인 <사회주의를 탄핵한다 : 나는 왜 싸우는가>는 대한민국 사회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로 향하는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현재 권력을 쥐고 있는 운동권 세력의 문제점, 민주당 시절 겪었던 문제의식 등을 담았다. 이 의원은 "가치의 중요성과 사회주의로 넘어가는 대한민국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저술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1972년 부산 영도에서 태어났다. 1995년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원 법학과(2004), 연세대 법무대학원 경제법무학과(2011)를 졸업했다.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에쓰오일 법무총괄 상무, 한국여성변호사회 상임이사 등을 맡았다. 경기 광명을에서 제19대·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국토위, 기재위, 운영위, 산자위 등 주요 상임위를 거쳤다. 현재 우파 시민단체 ‘행동하는 자유시민’ 공동대표로서 시민사회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 ▲ 이언주 무소속 의원. ⓒ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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