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새 강연… "미북 합의 안될 경우, 北정권 교체 추진할 수도"
  • ▲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유튜브 캡처ⓒ
    ▲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유튜브 캡처ⓒ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지켜낸 트럼프가 앞으로 대북압박 고삐를 더욱 바짝 죌 것으로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전망했다.

    김 교수는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새 강의로 <트럼프, 중간선거 이후 군사옵션 포함 대북한 전방위 압박 더욱 강화한다>편을 지난 7일 올렸다. 김 교수는 강의를 통해 "트럼프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 비록 하원에서 졌지만 상원에서 다수 의석을 유지했다"며 "사실상 트럼프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민주당의 차기 대선 유망주로 관심을 끌었던 후보자들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줄줄히 패배하거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면서 "현재 민주당에선 트럼프에게 도전할 후보가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어 "트럼프는 그간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를 비난해왔다"며 "그런만큼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 대비해 남은 임기 2년 사이 반드시 북한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내야만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미북 사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트럼프 정부가 김정은 제거 및 북한 정권 교체를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그렇게 될 경우 한반도는 트럼프 취임 직후인 2017년처럼 군사적 긴장상태가 고조되는 상황이 또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당 강의는 유튜브 채널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https://www.youtube.com/channel/UCy3ccMfJL911Wvk9x8XRVVg)' 또는 '뉴데일리TV(http://tv.newdaily.co.kr/)'에서 볼 수 있다.
  • [전문] 

     - 트럼프, 중간선거 이후 군사옵션 포함 대북한 전방위 압박 더욱 강화한다

    한국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었던 2018년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가 실시되었다.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4년 중 2년차에 실시되는 선거를 말한다. 지난 대통령 선거가 2016년에 있었기 때문에 그로부터 2018년이 2년이 되는 해이다. 중간선거에서는 하원의원 435명 전원, 상원의원 100명 중 1/3에 대해서 선거를 실시한다. 
     
    하원 숫자 435명은 법으로 정해져 있고 그 임기는 2년이다. 중간선거에서 하원 전원에 대해서 선거가 실시된다. 상원 임기는 6년이다. 미국 헌법은 정치의 안정성을 위해서 최초로 선출되는 상원의원을 A, B, C 세 그룹으로 나누도록 했다. A 그룹은 2년, B 그룹은 4년, C 그룹은 6년 뒤에 각각 1/3씩 재선을 위한 선거를 치르도록 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은 보궐선거 의석을 포함해서 모두 35 군데 선거구에서 선거를 치렀다. 
     
    미국 선거 사이클은 대통령 선거 2년차에 중간선거, 4년차에 다시 대선을 하도록 일정이 맞추어져 있다. 중간선거는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고 있다. 중간선거가 끝나고 나면 바로 2년 뒤에 실시될 대통령 선거전으로 돌입하는 것이 미국 선거의 특징이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출마를 이미 선언했다.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서 민주당에서 트럼프와 경쟁할 수 있는 대선 후보가 떠오를 수 있느냐가 관심의 초점이다.
     
    중간선거 이전에는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고 하원은 민주당이 차지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을 ‘분점정부’라고 부른다. 지난 대선에서는 ‘트럼프현상’을 예상하지 못한 여론조사기관들이 결과 예측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출구조사에서는 유권자 79%가 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말했다. 그 결과 이번에는 여론조사기관들이 체면을 세웠다.
     
    이번 선거는 양당 사이에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되었고 국민적 관심도 높았다. 투표자 숫자는 1억 4천만명에 이른다. 이 숫자는 2014보다 3,100만명이 증가한 것이다. 공화당은 레드 칼러, 민주당은 블루 칼러로 상징된다. 현재 미국은 공화당 지지의 ‘레드 아메리카’(Red America)와 민주당 지지의 ‘블루 아메리카’(Blue America)로 양분되어 있다는 사실에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90% 이상이 동의하고 있다. 막상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고 물어보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트럼프대통령과 공화당, 공화당 지지자들은 민주당에 있다고 서로 완전히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는 미국 사회의 갈등의 골이 너무나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트럼프대통령과 미국 정치지도자들은 이번 선거 이후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하는 커다란 과제를 떠안게 되었다.
     
    이번 중간선거 특징들과 그것이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하원을 야당 민주당이 장악함으로써 트럼프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심해질 것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다수당은 차지한 정당이 상원이든 하원이든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한다.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 주도의 하원은 러시아스캔들과 뿐만 아니라 트럼프행정부 전직과 현직 관리들을 소환하여 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보인다. 과거에는 공화당이 상하 양원 모두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이 60여명이 넘는 트럼프행정부 관련 인물들을 청문회에 소환하려고 했지만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한 명도 부르지 못했다. 
     
    이제 민주당이 증인 소환 청문회 개최 권한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국내 정치적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거 이후 여야 사이에 극한 대치 상황이 전개됨으로써 예산안 통과 등 많은 법안들이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예산안 통과가 안될 경우 연방정부가 과거처럼 문을 닫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 트럼프의 국정장악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은다. 비록 하원에서 졌지만 상원에서 다수 의석을 유지했다. 이번 선거는 미국의 전 언론이 트럼프를 비판하고 민주당이 전례없는 선거자금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대통령이 갖고 있는 ‘설득권력’을 행사하고 전국 유세장을 돌면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했다. ‘트럼프효과’에 밀려 민주당은 예상과 달리 하원에서 압승을 거두지 못했다. 이렇게 보면 이번 중간선거는 사실상 트럼프의 승리하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간선거 이후 미국 정치권은 2020년 대선국면으로 바로 접어들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중부 경합주들에서 패배한 곳이 많다. 이것은 트럼프 대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 유망주로 관심을 끌었던 후보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거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현재 민주당은 트럼프에게 도전할 두각을 나타낼 대선 후보가 없는 실정이다. 트럼프에 이기기 위해서 민주당은 세대 교체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젊고 참신한 후보군이 부상되지 못함으로써 2020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여성 90여명이 하원에 진출했다. 역가 가장 강력한 여풍(女風)이 몰아닥친 선거였다. 이런 여풍은 다음 대선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한인 공화당 후보 여성 1명, 민주당 후보 남성 1명 두 명이 20년만에 하원에 진출했다. 민주당으로서 하원에 재미교포가 진출하기는 역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 경제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 선거에는 ‘경제 호황의 역설’이 작동한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경제에 관심을 가진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Stupid, it’s the economy)라는 선거 슬로건은 1992년 대선에서 클린턴후보의 전설적 선거전략가 제임스 카빌이 만들어낸 용어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번 선거는 경기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만큼 트럼프와 공화당이 이득을 보지 못한 ‘역설’이 일어났다.
     
    미국 선거를 연구한 학자들에 따르면 중간선거와 달리 대선에서는 경제 상황이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앞서 얘기한 1992년 대선이 그 대표적이 예이다. 2020년 대선에서도 경기 상황이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경제 상황이 2년 뒤에도 계속된다고 한다면 두간을 나타내는 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물리면서 트럼프의 대선 전망을 매우 밝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는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하지 않는 한 대북 제재를 해제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앞으로 남은 2년간 계속 트럼프가 제재를 유지하고 재선되어 또 4년간 대북 제재를 유지한다고 하면 김정은은 그 압력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트럼프는 남은 임기 2년 내에 북핵 폐기와 관련하여 반드시 성과를 내어야 한다. 밥 우드워드가 쓴 책 <<공포>>라는 책에서 잘 나타나 있는 것처럼 트럼프는 주변 참모들에게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가 북핵 위기를 지금처럼 악화시켰다고 비난하고 있다. ‘전략적 인내’에는 전략은 없고 속수무책의 인내만 있었다는 비판이다. 
     
    오바마를 비난해온 트럼프가 대북문제에 관해서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다음 대선 유세 과정에서 커다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앞으로 남은 임기 2년 내에 북한에 대해서 최대한 압박과 제재를 가하면서 반드시 북핵 문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원을 야당 민주당이 장악했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한 압박정책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북한인권문제를 강조해 왔다. 앞으로 미국은 경제 제재와 함께 북한에 대해서 인권문제를 본격적 제기할 것이다. 로버트 킹 대사 이후 임명되고 있지 않은 북한인권담당특별대사도 민주당의 요청으로 임명되어 적극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선거 이틀 후 11월 8일 예정된 뉴욕 폼페이오-김영철 고위급 심무회담이 북한의 요청으로 연기되었다. 북한은 양국이 서로 바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고 한다. 미 국무성도 이런 북한의 주장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상 이유일 뿐이다. 북한은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탐색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이 회담을 연기했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 연기는 ‘선 핵폐기, 후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미국과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내세우는 북한 사이에 전혀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 회담이 연기될 것으로 보는 것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중간선거 이후 미국은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북한인권 압박이 덧붙여지면서 대북 압박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죌 것으로 보인다. 미북 사이에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 대비하여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반드시 성과를 내어야 하기 때문에 김정은 제거와 북한정권 교체를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될 경우 한반도는 트럼프 취임 직후인 2017년처럼 군사적 긴장상태가 고조되는 상황이 또 다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호(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김영호 교수 약력: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박사
    전 청와대 통일비서관
    전 외교부 인권대사 
    일본 게이오대학교 교환교수 역임
    현재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주요 저서: 
    대한민국과 국제정치 (성신여대출판부, 2018)
    한국자유민주주의와 그 적들 (북앤피플, 2018, 편저)
    대한민국의 건국혁명 1, 2 (성신여대출판부, 2015)
    정치학적 대화 (성신여대출판부, 2015)
    한국전쟁의 기원과 전개과정 (성신여대출판부,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