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옥 "정추위 위원 아냐" vs 이언주 "정추위 공문에 전순옥 이름 명시"
  • ▲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가운데), 전순옥 의원이 2015년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아 한 보성농민회 소속 농민이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물대포를 직사로 맞아 생명이 위독한 농민 참가자 백 모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가운데), 전순옥 의원이 2015년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아 한 보성농민회 소속 농민이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물대포를 직사로 맞아 생명이 위독한 농민 참가자 백 모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전순옥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장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정부여당의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 외압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지난 17일 이언주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정부여당과 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이하 민주당 특위), 소상공인정상화추진위원회(이하 정추위)가 연합회 회장 선출 과정에 부당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언주 의원에 따르면, 해당 의혹은 지난 2월 친여 성향의 정추위가 중소벤처기업부와 민주당 소상공인특위에 연합회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당시 연합회는 회장 선출 기간으로, 감사를 요청한 정추위는 정부정책에 반대해온 최승재 후보(현 회장) 대신 이승봉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을 지지했다. 일각에선 정추위의 감사 요청 취지를 놓고 친여 성향의 회장을 선출시키고자 연합회에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실제로 중기부는 정추위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5월 연합회 정회원 선거권 등에 대한 행정감사를 실시했다.

    이언주 의원에 따르면, "전순옥 민주당 특위 위원장이 정추위가 민주당 특위에 보낸 공문에 '소상공인연구원 이사장 전순옥'으로 연명, 연합회 감사를 요청하는데 뜻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전추위로부터 감사 요청을 받아야 할 전순옥 민주당 특위위원장이, 감사 요청을 보내는 전추위 공문에 전순옥 소상공인연구원 이사장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 특위와 정추위가 연합회에 대한 탄압성 감사를 이루기 위해 '셀프 공문'을 발송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 의원은 "민주당 소상공인특위가 주도해 연합회에 정추위를 만들고, 그 정추위가 중기부와 민주당 특위에 연합회를 감사해야 한다는 요청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보인다"며 "연합회를 탄압하기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홍종학 중기부 장관과 민주당 특위 및 정추위 인사들이 만나는 사진도 공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연합회가 최저임금 인상 저지 궐기대회를 열기 전날인 12월 23일에 촬영됐다. 자리에는 홍종학 장관과 전순옥 민주당 특위 위원장, 정인대 정추위 위원장 등 핵심 인사들이 자리했다. 이 의원은 "홍 장관은 궐기대회를 앞둔 연합회와는 대화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그런 홍 장관이 연합회에 반대하는 정추위 위원들과 만났다. 굉장히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꼬집었다.  

  • ▲ 소상공인연합회 정상화추진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에 보낸 소상공인연합회 감사 요청 공문에 '소상공인연구원 이사장 전순옥'으로 연명되어있다. ⓒ
    ▲ 소상공인연합회 정상화추진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에 보낸 소상공인연합회 감사 요청 공문에 '소상공인연구원 이사장 전순옥'으로 연명되어있다. ⓒ

    전순옥 반박, "나는 정추위 구성원 아니다"  

    전순옥 특위 위원장은 25일 입장문을 내고 이언주 의원의 의혹 제기를 전면 부인했다. 전 위원장은 "저는 생업의 현장에서 하루하루 눈물겨운 투장을 벌이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야당이 소상공인이 처한 어려움과 진실을 외면한 채 정치적 목적으로 무책임한 의혹 제기만 일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전 위원장은 '민주당 특위 위원장의 감사 요청 공문 연명'과 관련, "저는 정추위 구성원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정추위에 포함된 구성원 다수는 각 소상공인 단체의 장들이고, 이분들이 정부·여당과 오랜 기간 활동을 함께 해왔기 때문에 저와도 잘 아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전 위원장은 자신이 자신에게 공문을 보냈다는 '셀프 공문' 논란에 대해선 "지난 2월 연합회 차기 회장 선거 과정에서 최승재 회장이 이사회 결의 과정을 생략한 채 선거규칙을 독단적으로 공표하는 등 불공정 선거 행태를 벌였다"며 "정추위가 이를 바로잡아달라는 내용으로 중기부에 보내는 공문에 소상공인연구원 개인 자격으로 동의하는 사인을 한 것"이라고 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 요청 공문에는 야당 성향의 인사도 포함돼 있다"며 "정추위가 보낸 공문 한 장의 내용에 조금 실수가 발생한 것 가지고 갑자기 정부여당 탄압 프레임으로 호도되는데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중기부에 보내는 연합회 감사 요청 공문에 서명한 것은 맞지만, 그 공문이 민주당 특위에도 잘못 보내졌고, 그 결과 '셀프 공문'이라는 해프닝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촬영됐다고 알려진 '홍종학 장관-정추위 인사들의 만남' 사진과 관련해선 "시간상 결정적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진이 찍힌 사진은 지난해 12월이고 정추위 구성은 올해 2월"이라며 "(홍종학 장관, 전순옥 민주당 소상공인특위 위원장, 정인대 정추위 위원장 등 핵심 인사 뿐 아니라) 자리에는 100여명이 넘게 모인 소상공인 행사에서 다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저는 지금도 소상공인이라면 보수든 진보든 가리지 않고 만난다"며 "소상공인을 이념과 정당지지 성향을 기준으로 나눈다면, 그것이야 말로 소상공인이 아닌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저는 앞으로 570만 소상공인을 위해 진실과 정의의 편에 서겠다. 하루하루 힘겨운 소상공인들의 길동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 가운데 사람 많은 테이블에서 맨 왼쪽 인물)이 지난해 12월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을 반대하는 '정상화추진위' 인사들과 대화하는 모습. ⓒ이언주 의원실 제공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 가운데 사람 많은 테이블에서 맨 왼쪽 인물)이 지난해 12월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을 반대하는 '정상화추진위' 인사들과 대화하는 모습. ⓒ이언주 의원실 제공

    이언주 재반박, "정추위 공문에 '전순옥' 확실히 명시" 

    한편, 이언주 의원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순옥 위원장의 입장문에 재반박했다.

    이 의원은 '셀프 공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한 전 위원장 해명과 관련해 "정추위가 보낸 공문에 정추위 소속 단체들이 열거되어 있고, 공문에는 '소상공인연구원 이사장 전순옥'이라고 확실히 명시되어 있다"며 "선거 과정에 문제 제기를 할 경우 연합회 소속 단체도 아닌, 연합회와 관계없는 외부 인사가 감사를 요청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여당의 소상공인특위 위원장의 무게감으로 볼 때 자신의 행위가 어떤 파장을 야기할지 스스로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연합회에 대한 조직적 탄압의 근거로 제시한 사진에 '시간적 오류가 있다'는 전 위원장 주장에 대해선 "정인대 민주당 소상공인특위 부위원장과 권오금·이봉승·김경배 특위 위원들이 장관을 만났다는 것이 팩트"라며 "이들이 정추위를 구성한 것은 이들이 중기부에 공문을 보냈을 때 익히 알았을 상황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정추위가 중기부에 공문을 보낸 시점에 민주당 특위 핵심 멤버들이 정추위를 구성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연합회 선거 과정에 불법이 있었다'는 전 위원장 지적에는 "선거 과정은 정상적으로 추진됐다"고 부인했다. 그는 "연합회는 정추위 측의 도를 넘은 무차별 고발 행태와 인신공격에 최대한 인내를 보여왔다"며 "최승재 회장은 정추위 측의 근거 없는 무차별 고발에도 법적 기관이 결백을 입증해줄 것을 언급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