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완전한 核폐기 이뤄내야… ICBM만 폐기하고 '北 핵보유국' 인정해 주면 최악의 재앙"
  •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된 외신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된 외신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미북정상회담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가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내비쳤다.

    홍준표 대표는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갖고 "미북정상회담이 반드시 북한의 완전한 핵(核) 폐기가 약속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ICBM 폐기에 그치는 수준에서 북한과 합의할 경우 '한반도 최악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미북정상회담 다음 날 치러질 지방선거에 대해 이른바 '북풍'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민생 파탄'에 대한 심판 선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유권자들에게 "이번 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견제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라며 "68년 전, 우리 대한민국은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수백만이 죽거나 다치고 전 국토가 폐허가 되는 크나큰 아픔을 겪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군인만 62만여 명이 전사하거나 부상을 당했고, 연합군의 피해도 15만 명이 넘는다"며 "남북으로 흩어져 피붙이를 만나지 못하는 이산가족도 무려 1,000만이 넘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지금 한반도는 6월 12일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평화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다"며 "나도 우리 7,000만 겨레가 전쟁의 아픔을 깨끗이 씻어내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미래로 함께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환영·우려 동시에 내비쳐

    홍준표 대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홍 대표는 "1945년 분단 이후 지금까지 북한 정권은 '한반도 적화'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발과 위협을 반복해 왔다"며 "북한 정권은 3대에 걸쳐 8번이나 거짓말을 하면서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에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에 나와 앉은 이유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박과 제재의 결과이지, 북한 김정은의 선의나 자발적 의지는 아니라는 것이 나의 솔직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곧 있을 미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반드시 북핵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가 약속돼야 한다"며 "또 다시 적당한 수준의 합의가 이뤄져서 제재를 풀고 북한을 지원하게 된다면, 북한은 반드시 핵과 미사일을 더 고도화시켜서 우리와 국제사회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자국의 안전만을 지키는 협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홍 대표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 핵동결과 ICBM 제거를 통해 미국을 향한 직접적인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충분한 성과가 될 수 있다"며 "그 대가는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와 지원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까지 받아들여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의 친북적인 자세를 감안하면, 이러한 미봉책을 오히려 환영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런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차라리 회담을 안 하느니 보다 못한 한반도 최악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홍 대표가 제시한 미북정상회담 다섯 가지 원칙은?

    홍준표 대표는 미북정상회담과 관련, 미국에 바라는 다섯 가지 사항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홍 대표는 이번 미북정상회담이 ▲CVID에 의한 완전한 비핵화 ▲구체적인 내용과 비핵화 프로세스가 담긴 합의문 작성 ▲핵탄두와 ICBM의 조기 반출 ▲종전선언 및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에 대한 완전한 배제 ▲북한의 비핵화 완료 후 보상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홍 대표는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시장경제의 가치를 토대로 오늘의 발전을 이룬 나라"라며 "외교·안보적인 측면은 두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우리나라를 발전시켜온 시장경제 체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을 맞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홍 대표는 "최저임금 급등과 근로시간 단축, 귀족노조에 휘둘리는 노동시장의 경직성 강화는 대한민국 경제를 절망의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핵심 경제지표 10개 중의 9개가 나빠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저와 자유한국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지키는 것만이 대한민국의 영속적인 발전을 이루는 길이라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이를 무너뜨리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국민과 함께 온 힘을 다해 막아낼 각오"라고 했다. 

    ◆ "북한이 실질적 핵보유국 되면 한국·일본 핵무장 불가피…"

    모두 발언 후 이어진 외신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은 주로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홍 대표의 구체적인 입장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평가, 한일관계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최근 추진되는 남북경제협력과 관련해 홍 대표는 "우리가 추구하는 북핵 폐기다. 북핵이 폐기되지 않고 파키스탄식으로 북핵 문제가 처리되면 대한민국은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비참한 형국이 된다"며 "북핵 폐기가 되지 않고 남북경제협력을 논의하는 것은 선후가 바뀌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가 과도한 통일 비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한 외신기자가 '통일을 반대하느냐'고 묻자, 홍 대표는 "한반도의 영구적 분단을 바라는 국민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이 정권이 추진하는 통일은 연방제 통일이다. 북은 공산주의, 남은 민주주의로 연방제로 통일을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일을 하되, 자유민주주의로 통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에 와서 미국의 중간선거, 국내정치 상황이 어려워서 미국만이라도 안전한 방향으로 합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ICBM만 폐기하고 북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주는 파키스탄식 북핵 정책을 채택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협상을 할 때 여태까지 말해 온 북핵 협상의 원칙을 꼭 지켜주실 것을 우리가 거듭 요청한다"고 했다.

    홍 대표는 만약 북한이 '파키스탄식'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갖게 될 경우 한국과 일본의 자체 핵무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핵이라는 것은 비대칭전력이기 때문에 핵을 가진 집단과 그렇지 못한 집단의 균형은 깨진다"며 "(북한이 실질적으로 핵을 보유하게 될 경우) 한국과 일본은 자체 핵무장을 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밝혔다.

    ◆ "미북정상회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력 적어… 국민의 균형감 믿는다"

    미북정상회담 등 북한 이슈가 이번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홍준표 대표는 "이 정부는 북풍으로 선거 전체를 덮겠다는 전략으로 몰고 가고 있다"면서도 "실제 선거를 좌우하는 것은 민생"이라며 지방선거 영향론을 차단했다.

    그러면서 "손에 잡히지 않는 북풍, 조작된 여론조사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우매하지 않다는 확신을 갖는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균형감 있고 현명해 속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지방선거와 관련, '어느 정도 결과가 나와야 이 정부에 대한 견제가 가능할 것이냐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작년 10월부터 우리 당은 광역 6석만 유지하면 지방선거 승리라고 본다"고 답했다.

    유세 중단과 관련해선 "지금 지방선거를 문재인-홍준표 대결 구도로 가져가면 이기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문-홍 대결이 아닌 지역 후보들끼리 대결을 중점적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이제 탄핵의 여파에서 우리가 탈출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후 한국 보수우파가 하나가 되는 그런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며 본인의 전략이 보수대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홍 대표는 "기본적으로 미국이 '세계 평화 질서를 지키는 나라'라는 원칙, 미국 모든 행정부가 추구했던 그런 가치와 원칙 하에 미북 정상회담을 해주길 바란다"며 "미국이 여전히 세계 평화질서를 수호한다는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을 가질 것을 거듭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