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개헌·남북정상회담 관련 토론회 잇단 개최… 아젠다 선점 돋보여
  • ▲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26일 의원회관에서 남북·미북정상회담 국면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같은 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26일 의원회관에서 남북·미북정상회담 국면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같은 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이 무기력 속에서 침체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활발히 이슈파이팅을 하며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26일 의원회관에서 남북·미북정상회담의 외교·안보 및 경제적 함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지용 계명대 국제학부 교수 등 국내 패널들 뿐만 아니라 존 티크리스트 조지메이슨대 교무처장과 곽수종 조지메이슨대 교수 등 해외 패널들도 참석해, 국제적으로 심도 있는 견해의 교환이 이뤄졌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개회사에서 "비핵화라는 의제를 두고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이 연이어 이뤄지는데, 한편으로 마치 비핵화 의제가 다 성취된 것처럼 착각을 하고 있기도 하다"며 "일반 국민은 평화 무드가 조성되는 것만으로도 반길 일이지만, 국회와 정치권은 그 와중의 경제적 이해관계의 교환이나 앞으로 진전될 여러 쟁점들을 정확히 짚고 대비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냉정히 진단했다.

    이어 "깊이 생각해보면 북한의 핵개발이 많은 시간이 경과했는데, 비핵화가 과연 가능한 이야기인가"라며 "북한의 핵개발 단계는 어디까지 와 있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소형화 문제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정확하게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일부에서는 경제와 외교는 별개라 하지만, 어떻게 정치외교와 경제외교가 별개로 갈 수 있겠는가"라며 "미중무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남북·미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중국의 이해관계는 무엇인지, 일본은 어떠한 입장을 갖고 있는지 주변 강대국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정확히 간파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잘못된 판단을 하기 쉽다"고 짚어냈다.

    내달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의제 사전조율을 위해 오는 29일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린다. 또,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超)강경파로 분류되는 존 볼턴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으로 내정한 것을 놓고, 그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중간 관세 전쟁까지 겹치면서 동북아의 정치·경제외교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것을 놓고 매우 시의적절한 이슈파이팅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스로 개회사에서 평가한대로 일반 국민은 남북·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마냥 평화 분위기에 젖어 있을 수 있으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은 정치지도자로서 냉정하게 장래 예상되는 쟁점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하는 국회의원'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개회사 이후 사회권을 넘겨받은 곽수종 교수는 "오늘 아주 핫한 이슈를 가지고 토론을 할 수 있도록 자리가 마련됐다"고 격찬했으며, 김근식 교수도 "중요하고 관심이 많이 필요한 주제"라고 거들었다.

    이러한 시의적절한 이슈파이팅은 이날 토론회가 처음이 아니다. 이언주 의원은 이달에만 개헌(改憲)과 '미투 운동' 등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를 놓고, 국회의 논의를 주도하는 공론의 장을 선도적으로 마련하는 등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다.

  • ▲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26일 주최한 남북·미북정상회담 관련 국회 토론회에서 참석한 국내외의 전문가 패널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26일 주최한 남북·미북정상회담 관련 국회 토론회에서 참석한 국내외의 전문가 패널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언주 의원은 앞서 23일, 이른바 '대통령 개헌안'과 관련해 경제·노동 분야의 쟁점과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임시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개헌안이 의결돼 발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슈를 한 발 앞서가며 아젠다를 선점하는 타이밍이 돋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달 중순에도 이언주 의원은 '미투 운동의 사회적 의미와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러한 이언주 의원의 광폭행보가 최근 중도통합을 통해 형성된 바른미래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관측이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도 이언주 의원의 이슈파이팅 행보에 높은 평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며 길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 토론회장에서 직접 축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우리 이언주 의원이라고 하면 경제·소상공인·중소기업의 전문가로 알고 있었는데, 관심의 폭이 외교·안보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 같아 놀랍다"며 "외교·안보 문제에 있어서 전문가들을 이렇게 초청한 것은 정말 좋은 공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추어올렸다.

    그러면서 "남북·미북정상회담으로 북한 핵문제 해결이 급물살을 타는 것에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한 분도 안 계시겠지만, 과연 북한이 진정성이 있는지 국민의 의구심도 있을 것"이라며 "마찰없이 제대로 진행이 될 것인지, 국제사회의 긴밀한 공조는 어떻게 될 것인지, 한미동맹은 굳건하게 유지될 것인지 토론하는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은 물론이고 정부가 제대로 대처해나가는데 좋은 가르침의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힘을 실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내외의 전문가 패널들은 4~5월로 예정된 남북·미북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현재의 국면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현욱 교수는 "미국은 북한 핵이 확산돼 테러단체들의 수중에 놓이는 것을 더욱 우려하기 때문에,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제거로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 핵미사일보다 (테러단체 핵 확산이) 미국에 더욱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 핵동결로 만족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미국은 향후 미북 간 대화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매우 엄격하고 강경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판단되면, 미국의 대북정책은 과거보다 더 강경하게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성윤 연구위원은 "북핵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미 3자가 판세를 주도하고 중일러 3자의 전략적 입지가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우리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황금 3축'(Golden Triangle)이 형성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지도부가 미국의 '체제보장안'에 만족하지 못해 결국 대미 핵무력 증강에 대한 전략적 필요성을 재고하는 경우, 북핵 위기의 재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의 전략 변화 이유가 여전히 불확실하고, 미북정상회담이 가져다줄 파장을 단언하기 힘들기 때문에 '일단 믿되, 항상 확인하라(Trust, but Verify)'라는 금언을 되새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