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소재 서울시 시유지 무상임대 청탁, 거절하자 보복성 기자회견"전처 측에서 "내연관계" 지목한 여성 시의원의 전 남편 진술서까지 등장
  • ▲ 6·13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9일 전처 측에 의해 제기된 기자회견의 동기와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9일 전처 측에 의해 제기된 기자회견의 동기와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전처(前妻)의 '눈물의 기자회견'에 대한 전 남편의 반격이 시작됐다.

    ‘전처 또는 그 배후 세력이 불륜·내연녀 공천 의혹 등을 악의적으로 제기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전 남편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그는 충격적인 미투 파문으로 낙마한 안희정 전 지사의 친구이자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인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박 전 대변인은 자신을 둘러싼 잡음에 ‘권력형 부정청탁을 들어주지 않은데 따른 정치보복성 폭로’라고 맞불을 질렀다.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연루 의혹과 함께 충남 정치권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일련의 사태가, 종착역을 알 수 없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처 측에 의해 제기된 의혹의 동기와 내용에 대해 눈물을 글썽이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9일, 박 전 대변인의 전 부인 박모씨는 충남도청에서 폭로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전 대변인은 먼저, 전처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기획한 동기와 관련해, 자신이 정권교체 이후 청와대 대변인이 되자, 전처 측이 권력형 부정청탁을 했다가 거절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보복성으로 기획한 정치공작이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처와 전 처형이 자신이 청와대 대변인이 된 직후인 지난해 7월 수백억 원 대의 부정청탁을 했다"며, 이같은 부정청탁에는 전처의 충남도청 기자회견을 주선했던 민주당원 오모 씨도 연루돼 있다고 밝혔다.

    박수현 전 대변인이 이날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80에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 1500평을 20년간 무상임대해 가스충전소나 전기차충전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다 이것이 여의치 않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영동대로 235) 소재 주유소 매입대금 500억 원이나 △경기 성남시 분당구(정자동 214) 소재 주유소 매입대금 150억 원을, 연리 4% 저리로 특혜대출 받을 수 있도록, 금융권에 압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 대변인이 한 마디 하면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고 박수현 전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전처 측이 자필 메모해 박수현 전 대변인에게 건넸다는 부정청탁 메모의 사본까지 공개됐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이같은 부정청탁을 들은 것조차 부끄러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며 "쳐다볼 가치도 없고 분통이 터졌지만, 그래도 아내라 참았다"고 설명했다.

  • ▲ 박수현 전 대변인이 11일 국회 기자회견서 공개한 문건. ‘전처의 부정청탁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필 메모 사본’이라고 박 전 대변인은 설명했다. ⓒ박수현 전 대변인 측 제공
    ▲ 박수현 전 대변인이 11일 국회 기자회견서 공개한 문건. ‘전처의 부정청탁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필 메모 사본’이라고 박 전 대변인은 설명했다. ⓒ박수현 전 대변인 측 제공

    박수현 전 대변인은 "전처는 이같은 엄청난 일을 꾸밀 배짱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누군가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민주당 경선의 상대방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전처 측의 지난 9일 폭로 동기에 대한 반박 뿐만 아니라, 폭로 내용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자신이 김영미 공주시의원과 2009년부터 내연관계였고, 따라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김영미 시의원을 비례대표 기초의원으로 공천한 행위는 '내연녀를 공천한 특혜공천'이라는 주장에 대해, 박수현 전 대변인은 김영미 시의원의 전 남편 L씨의 진술서를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격 공개했다.

    공방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김영미 공주시의원의 전 남편 L씨는 이날 공개된 진술서에서 "나와 김영미 (시의원)는 2013년 3월에 합의이혼했다"며 "오랫동안 성격 차이로 힘들어하다 고심 끝에 이혼한 것이며, 혼인 기간 중 김영미의 불륜이나 내연관계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처(김영미 시의원)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불륜관계가 2009년부터 계속돼 그로 인해 이혼한 것처럼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나와 딸까지 괴롭히고 있다"며 "작금의 사태를 유발한 당사자들에게 나와 딸의 명예를 걸고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해, 새로운 법적 분쟁의 시작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처럼 전처 측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해명과 반박을 결행한 박수현 전 대변인은 "허위날조·공작정치 세력이 충남도지사 선거판을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어 유력 예비후보인 나를 벼랑으로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며 "내가 허위 날조 때문에 예비후보 적격심사 대상이 됐으니 그들은 당장에는 일부 성공한 셈"이라고 개탄했다.

    아울러 "더럽고 치졸한 정치공작의 배후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이런 기획조작을 일삼는 장본인들과 배후 세력에 굴복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오직 충남도민만 바라보고 뛰겠다"고, 충남도지사 경선 중도하차 가능성 단호히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