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선거운동 전면중단… 우상호 "정치공학적 판단할 여유조차 없는 충격"
  • ▲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6일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 여파로 선거운동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달 5일 국회에서 충남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박수현 전 대변인의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6일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 여파로 선거운동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달 5일 국회에서 충남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박수현 전 대변인의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력 행사 의혹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패닉에 빠졌다.

    당 지도부가 6·13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희정 지사에 대한 즉각적인 출당을 결의했지만, 이미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희정 사태'의 직격탄이 떨어진 곳은 역시 충남이다. 평소 안희정 지사의 '친구'를 자처하며,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캠프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선거운동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이날 출입기자단에 보낸 메일에서 박수현 전 대변인은 "안희정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고 모든 것이 무너지는 안타까움"이라며 "이 시점부터 도지사 예비후보로서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천명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19대 국회 시절부터 원내(院內)의 유일한 안희정 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졌으며, 정권교체 이후 대변인으로 청와대에까지 입성하면서 문풍(文風)과 안풍(安風)을 앞뒤로 업고 충남지사 입성을 노려왔다.

    지난달 5일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나는 안희정 지사의 도전을 창출했고 국회의원 시절 안희정 지사의 도정을 위해 헌신했다"며 "안희정 지사의 친구이자 동료이며 대변인"이라고 인연을 강조했었다.

    그런데 든든한 뒷바람이 될 줄 알았던 '안풍'이 역풍으로 돌변함에 따라, 선거운동을 멈추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몸을 낮출 수밖에 없게 된 모양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도민들이 받은 상처에 어떻게 사죄드릴지 가슴이 먹먹하다"며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피해 당사자의 아픔에 다시 한 번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시절이었던 지난해 1월,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분권 토론회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뭔가를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시절이었던 지난해 1월,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분권 토론회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뭔가를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아울러 "어떻게 해야 충남도민께 사죄드릴 수 있을지 성찰하겠다"며 "내용과 방법에 결심이 서면 말씀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박수현 전 대변인과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펼치던 양승조 의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안희정 지사와의 인연을 강조해왔기에, 향후 어떤 식으로든 입장 표명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양승조 의원은 지난 1월 4일 국회에서 가진 충남지사 출마 기자회견에서 "안희정 지사가 처음 출마했을 때, 두 번째 출마했을 때 내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며 "안희정 지사와 도정 8년을 함께 했다고 자부하며, 안희정의 탄생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던 바 있다.

    서울특별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유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간주되는 우상호 전 원내대표도 안희정 지사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말을 잇지 못했다.

    우상호 전 원내대표는 이날 불교방송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우리 당의 대선후보 경선에까지 나섰던 분이 행한 여러 가지 이야기에 대해 솔직히 망연자실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어제 저녁 이후로 이게 알려지면서 굉장히 충격에 빠져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평소 달변가로 알려진 우상호 전 원내대표는 이날 대북특사와 서울시장 선거 구도와 관련해서는 상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과는 달리, 안희정 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안에 대해서는 패닉에 가까운 심리를 보이며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우상호 전 원내대표는 "충격에 빠져 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나, 이게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 이런 상태"라고 털어놨다.

    이어 6·13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묻는 거듭된 질문에도 "계속 같은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 정치공학적 판단을 하고, 무슨 이성적으로 계산하고 분석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당혹스런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