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安 '대여투쟁' 예고… 원내 밖 당대표론 무리수, 국회 입성이 첫 과제
  • ▲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국민의당 신임 대표로 정계에 복귀하며 대선 제2라운드 지형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7월 훙준표 전 후보가 자유한국당 당대표로 선출돼 국회로 복귀한 데 이어 안 대표가 뒤늦게 합류하며 19대 대선에서 맞붙었던 후보1~3위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다. 

    현재 두 야권 대표 모두 강력한 대여투쟁을 예고하는 등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두 대표 모두 원외 대표라는 제약 사항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27일 당 대표 선출 직후 수락 연설에서 "광야에서 쓰러져 죽을 수도 있다는 결연한 심정으로 제2창당의 길, 단단한 대안 야당의 길에 나서겠다"며 대여투쟁을 예고했다. 

    그는 "우리의 길은 철저하게 실력을 갖추고 단호하게 싸우는 선명한 야당의 길임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선언했다. 

    홍 대표가 제1야당을 강조하며 대여투쟁 노선을 걸어가고 있는 가운데, 안 대표 또한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강한 야당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두 야권 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향한 집중 포화를 예고한 것과 다르게 정치권에서는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에 그칠 수 있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홍 대표와 안 대표 모두 원외 당대표라는 점에서 운신의 폭이 넓지 않기 때문이다.

    당 대표가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국회의결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제약 사항에 속한다. 원내 밖에서는 당이 결정할 중요한 입법사항과 정책사항에 대한 의견 피력이 어렵고, 당 소속 의원들 간 이견 조정 과정에서도 대표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홍 대표와 안 대표가 대여투쟁을 성공으로 끌기 위해서는 원내로 들어가는 것이 유일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홍 대표와 안 대표가 원내 입성을 위한 국회 배지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시나리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야권 대표가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두사람 모두 현재 재보궐 선거가 예상되는 수도권 지역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직 재보궐 선거가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수도권 지역은 많지 않다.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해 공석이 된 노원병과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에서 1,2심 모두 당선 무효형을 받은 국민의당 최명길 의원이 있는 송파을이 유력한 재보궐 선거구로 꼽힌다.

    현재 홍 대표의 경우 서울 송파을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을 일축한 상황이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6일 열린 당대표·최고위원·3선의원 연석회의에서 "내년 6월 한국당의 지방선거를 총지휘해야 하기 때문에 송파을 보궐선거를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대표의 경우 1996년 15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갑에서 당선돼 정치를 시작한 만큼 송파구를 전략적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안 대표의 경우 자신이 직접 포기하고 나온 노원병 출마가 껄끄러운 상황인 만큼 국회배지를 달기 위해 송파을에 무게를 둘 공산이 크다. 서울시장 차출설도 나오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직접 밝힌 선명한 야당의 성격을 갖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의원직을 탈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야권 대표들이 대선 제2라운드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체급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두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