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 親中 기류 뒤엎고 '사드 전략적 접근' 3단계 배치안 강조
  • ▲ 야권 내 비문(非文) 대권주자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뉴데일리
    ▲ 야권 내 비문(非文) 대권주자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뉴데일리

     

    비문(非文) 대권주자 중 한 명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당내 '문재인 대세론'이라는 당면한 과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행보가 주목된다.

    최근 대규모 싱크탱크를 출범하면서 물량공세에 나선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추미애 대표가 '문심(文心)'으로 불리는 온라인 당원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산적한 상황이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낮은 지지율(1.4%)도 문제다.
    <10일 리얼미터 발표,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심위 참조> 

    김부겸 의원은 12일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복안으로 '국민경선 100만 선거인단'을 제시했다. 

    김부겸 의원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송강 포럼'(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총동창회 모임)에서 "국민경선방식으로 기존 대의원이 가진 기득권을 특별히 인정하지 않고 '내가 투표에 참가하겠다'라는 의사를 표시한 분들에게는 모두 투표권 주는 방식으로 하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부겸 의원은 "당 고정 지지층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갖고 있는 압도적인 지지 자체는 부인할 도리가 없다"며 "모집단이 30만 내외인 지금의 당원 기준으로는 틀 자체를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표에게 유리한 현재의 당내 경선 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한 것이다. 

    김부겸 의원은 "인간 문재인에 대해서는 사람 괜찮더라는 세평도 있지만 그동안 리더십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분이 제법 있었다"며 문 전 대표의 리더십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2·8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차지한 문재인 전 대표는 이후 당내로부터 끊임없이 '친노(親盧)·친문(親文) 패권주의' 비판을 받아왔다. 더민주(舊 새정치민주연합)는 끝내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를 비롯해 다수의 의원이 문재인 전 대표에 반발하며 탈당, 국민의당을 창당하면서 분당(分黨) 사태를 겪기도 했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시작으로 문재인 전 대표 시절 있었던 선거마다 패배한 역사와 함께 지키지 못할 경솔한 발언을 일삼는 모습도 문 전 대표의 리더십의 한계로 지적받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4·13 총선을 앞두고 광주광역시를 방문해서 "호남이 지지하지 않으면 정계 은퇴하겠다"던 약속을 번복하더니, 지난 10일에는 "내년 대선에서 못 이기면 제가 제일 먼저 한강에 빠져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실언(失言)을 내뱉어 정치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김부겸 의원은 '안보' 부분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와 비교해 상당히 전향적인 입장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분에서는 "야당 내에서도 일부 '3단계 배치안'을 주장하고 있다"며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민주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산하 국방안보센터(센터장 백군기)는 지난 9월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화하는 것을 반대하면서 '조건부 사드배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당 지도부 및 소속 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조건부 사드배치안인 '3단계 배치안'은 당내 국방안보센터(센터장 백군기)가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화하는 것을 반대하면서 '조건부 사드배치'로 내놓은 안이다. 

    평시에 사드 기지만 배치(1단계)해놓은 뒤 키 리졸브 등 한미 연합훈련 때는 수송기를 통해 사드포대 전개 훈련(2단계)을 실시하고, 적의 공격 징후가 강해졌을 때 사드포대를 실제로 전개(3단계)하자는 것이다. 

    김부겸 의원은 또한 "사드도 대(對) 중국·미국 설득·압박 카드로 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하고 있다"며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아울러 "안보위협에 관한 이야기를 과거처럼 숨길 것이 아니라 우리 실력을 정확해 평가하자"며 "안보의 확실한 보증수표는 한미동맹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9일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미사일 발사 등의 추가 도발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에서 "사드 배치를 위한 제반절차를 잠정적으로 중단하자"고 주장하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김부겸 의원은 자신의 슬로건과 관련해서는 "불공정, 불평등, 너무 만연한 부정부패에 대한 원칙과 희망을 줄 수있는 것으로 만들어 보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에 대한 큰 그림이나 인식이랄까. 제 나름대로 단순 솔루션이 아닌 '함께 가능하다'라는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은 지난 8·27 전당대회 정국에서 당내 여론조사에서 1위가 나오는 등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로도 거론됐었으나 끝내 이를 마다했다. 

    그는 전당대회 이후 당이 '문재인 지도부'를 구성한 가운데 "대세론은 무난한 패배의 다른 이름이다. 치열하고 감동적이어야 한다"며 당내에서는 가장 먼저 대권 도전 의사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중도·합리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김부겸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여권에 유리한 대구에서 당선되면서 지역주의 해소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당내 경선만 통과하면 여권 주자와의 대선 본선에서도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관측 제기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