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서 PK 민심이 '키'… 정무·공보 역량 검증된 박대출 '역할론' 일 듯
  • ▲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재선·경남 진주갑).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재선·경남 진주갑).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의 정중동(靜中動) 행보에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권재창출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4·13 총선에서 경남 진주갑에 출마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구민들의 압도적인 성원(득표율 54.5%)으로 재선 고지에 등정한 박대출 의원은 현재 특별한 당직을 맡지 않은 채 입법·정책 등 의정 활동과 지역구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 시절인 19대 국회에서 당 대변인을 맡으며 활발한 정무 활동을 펼쳤던 것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조용한 행보다. 19대 국회에서 당 대변인을 맡고 나란히 재선 고지에 오른 함진규 의원과 이장우 의원이 8·9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행보와는 대조적이다.

    특히 박대출 의원의 연고지인 부산·경남(PK) 권역에서는 당시 최고위원 후보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주영 의원이 당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결과적으로 새 지도부에는 PK 인사가 배제됐다. 지역 민심이 야권의 동진(東進) 전략에 흔들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박대출 의원의 '역할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박대출 의원의 정중동을 당장 눈앞만 바라보는 단견(短見)보다는 대선이 열리는 해인 내년을 보다 멀리 바라보면서, 이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누가 새누리당 후보가 되든 간에 PK 민심은 내년 대선에서 핵심일 수밖에 없다. 바꿔 말하면, PK 연고 정치인으로 정무적 판단력과 함께 재선 급의 중량감을 갖춘 국회의원이라면 내년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결정적인 역할이 맡겨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종래의 당 지도체제보다는 대선 후보의 캠프 중심으로 정무(政務)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당장의 당직에 욕심을 낼 이유가 없는 셈이다.

    양자 대결이 될지 다자 대결이 될지조차 자욱한 안개 속에 휩싸여 있는 게 내년 대선이니만큼 정무와 정책, 공보 능력을 모두 갖춘 인재가 특히 절실하다.

    공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미 당 대변인을 지낸데다 중앙일간지에서 정치부장과 논설위원을 거친 박대출 의원은 완전히 검증된 카드다.

    정무적 판단력 또한 오랫동안 정치 일선의 현장을 지켜보고 분석했기 때문인지 19대 국회 때부터 이미 초선 급이 아니라는 평이 파다했다. 이번 8·9 전당대회에서도 눈에 보이는 활동을 하지 않았을 뿐 물밑에서의 판세와 흐름은 정확히 읽고 있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중요한 것은 PK 대표성과 정책 능력인데, 현재 이렇다할 당직을 맡지 않은 채 입법·정책 개발과 지역구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지하다시피 PK 권역의 민심은 심상치 않다. 4·13 총선에서 부산은 18개 의석 중 5석이 무너졌다. 경남 또한 여촌야도(與村野都)라는 말이 무색하게 16개 의석 중 새누리당은 12석에 그치고 더불어민주당이 3석, 정의당이 1석을 가져갔다.

    총선 민심에서 드러났듯이 PK가 더 이상 여권의 핵심 지지 기반이라 말하기 위태로운 상황이다. 부산·울산·거제·통영을 강타한 조선해운산업의 위기에 콜레라와 지진까지 겹치면서 지역 민심은 나날이 흉흉해지고 있다.

    바닥 민심을 훑으며 PK 민심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재선 고지에 오른 박대출 의원이 잠시 숨을 고르면서 과연 경남도민이 내년도 대선에서 대권 주자에게 바라는 바는 무엇인지, 요구하는 시대 정신은 뭔지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박대출 의원도 최근 사석에서 "올해는 좀 조용하려 한다"면서도 "내년에 핵심적인 역할 맡고 싶다"고, 정권재창출을 선봉에서 이끄는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당내에서 PK 민심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정무 역량이 탁월한 박대출 의원이 물밑에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은 범상치 않다"며 "마치 개구리가 크게 뛰어 오르기에 앞서 웅크린 채 추진력을 얻으려고 하는 상황 같다"고 빗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