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라이언록’에 불어난 두만강 물로 주요 탈북루트 경비 체계 거의 붕괴
  • ▲ 美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이 제공한 中-北 국경지대의 모습. ⓒRFA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이 제공한 中-北 국경지대의 모습. ⓒRFA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8월 29일을 전후로 북한 함경북도와 양강도 일대를 강타한 태풍 제10호 ‘라이언록’이 중국과 북한 국경의 경비초소와 철조망까지 휩쓸어버렸다고 美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태풍 ‘라이언록’이 불어 닥치면서 내린 폭우로 함경북도, 양강도 일대에서는 홍수가 일어났는데, 이때 불어난 두만강 물이 北국경경비대의 잠복 초소, 철조망까지 쓸어가 버렸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인은 “中삼합 쪽에서 북한 쪽을 내다 봤는데 북한군인들 경비초소고 뭐고, 100% 싹 다 밀어버렸다”면서 “북한 쪽 철조망 설치상태가 한심했는데, 아마 (불어난 강물이) 회령서부터 남양까지 싹 밀어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중국 소식통이 제공한 동영상을 보여주며 “두만강 물이 중국의 한 농촌마을을 덮쳐 도로가 완전히 파괴되고 아름드리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두만강 옆을 따라 설치됐던 철조망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북한 지역에 아무른 흔적도 없고 철조망도 토사에 모두 묻혔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北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이 9월 2일 보도한 기상예보를 인용,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2일 사이 함경북도 경흥군에 320mm, 부령군에 290mm의 폭우가 내렸으며, 온성군, 경성군, 연사군, 양강도 대홍단 등에도 150mm 이상의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두만강 일대에 있는 북한의 국경봉쇄 시설이 파괴되면서, 북한 당국의 국경통제가 당분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한 탈북자의 예측을 전하기도 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경비초소와 철조망이 홍수에 휩쓸려간 지역이 탈북 루트 가운데 하라로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철조망이 세워진 곳이고 지적한 뒤, “(경비초소, 철조망 붕괴 때문에) 그래서 그런지 최근 북한 내에서는 국경으로 나오는 철도, 자동차 여행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탈북자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탈북자는 “파괴된 철조망과 잠복초소를 원상복구 하자면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것인데, 이를 알게 되면 탈북하는 사람들이 강을 넘기가 쉽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대로라면, 올 연말 이내 탈북자들의 수는 크게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산림 황폐화로 홍수도 잦지만, 불어난 강물 또한 빨리 빠지는 편이어서 북한 경비초소와 철조망이 사라진 곳을 통해 탈북하려는 주민들이 몰려들 수도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