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연설서 "청년고용할당제 대기업까지 확대"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21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핵심은 '경제민주화를 통한 포용적 성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내년 대선까지 '경제 정당' 이미지를 부각시켜 정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낡은 정책에서 벗어나 시대가 요구하고, 국민이 염원하는 새로운 경제의 틀을 짜야 한다"며 연설 내내 경제민주화를 강조했다. 정부가 보이는 손을 이용해 기업규제를 가하고,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식(式) 낡은 경제민주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잖이 나온다. "국가와 정부의 시장개입을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에서부터 "경제민주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주장하면서 경제민주화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김종인 대표가 
    청년고용대책으로 소방 경찰 등 안전관련 공공일자리 확충, 사회적 일자리 확대 및 근로 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청년고용할당제를 300인 이상 대기업까지 한시적 확대 등을 제안한 것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19대국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청년 일자리 창출 법안들에 대한 발목잡기 행태를 반복한 야당이 이제와서 경제민주화 주장하며 현실성 없는 청년 일자리 외치는 것은 억지스런 논리 비약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지자체 지방공기업 청년고용 의무 이행 성적표가 형편없는 더민주가 기존의 법도 못지키면서 300인 이상 대기업으로 확대하라는 주장은 설득력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뉴데일리DB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뉴데일리DB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 "있는 법부터 지켜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환경노동위 간사인 하태경 의원과 새누리당 '청년 비례' 신보라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김 대표가 하셔야 될 말씀은 자당 소속 지자체장이 청년의무고용에 있어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단 것"이라며 "실천이 우선이다. 자기 집도 제대로 관리 못하면서 (대기업으로) 더 확대하자고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2015년 청년고용 의무 이행 대상 공공기관의 청년고용 달성률을 살펴보면 야당 소속 지자체 지방공기업의 3% 이행 달성률도 50%가 채 되지 않는다"며 "기업 떠넘기기 해법만 남발하는 건 책임있는 정책 대안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 ▲ 2015년 청년고용 의무 이행 대상 공공기관 청년고용 달성률(야당 소속 지자체 지방공기업)ⓒ하태경 의원실
    ▲ 2015년 청년고용 의무 이행 대상 공공기관 청년고용 달성률(야당 소속 지자체 지방공기업)ⓒ하태경 의원실

    하태경 의원 등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더민주 소속 지자체 지방공기업 청년고용 의무 이행 대상 공공기관 청년고용 달성률은 강원에서 8곳 중 3곳(37.5%), 광주에서 6곳 중 3곳(50%), 대전에서 4곳 중 2곳(50%), 전남에서 2곳 중 1곳(50%) 등으로 참담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이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은 기울이지 않은 채 대책 없는 선심성 정책만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날 김 대표의 연설에 대해 여당은 물론 야권에서도 "실질적 대책이 없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국민의당은 "(김 대표가) 일자리 창출을 선결과제로 내세우면서도, 내수활성화만으로는 미래 일자리, 미래먹거리를 준비할 수 없다는 성장 대안에 한계를 보여줬다"고 지적했고, 정의당은 "사법개혁과 조세 개혁, 구조조정과 청년정책 부분에서도 책임 있는 해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점은 한계"라고 꼬집었다. 

    반면 최근 새누리당으로 복당한 유승민 의원은 김 대표의 연설에 대해 "평소 김종인 대표의 말씀과 생각은 잘 알고 있다"며 "평소 생각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신 것 같고 공감한 부분도 상당히 있다"고 호평했다.